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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합' 날린 경남만의 '행정통합'…어그러진 尹 정부 '지방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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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연합' 날린 경남만의 '행정통합'…어그러진 尹 정부 '지방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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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에 이어 울산도 부울경 특별연합 중단 선언으로 출범 반년도 안돼 무산 위기
    정부 아닌 지역 주도 제안 사업 무산에 "소멸 위기 지역 살릴 골든타임 날릴 가볍지 않은 일" 비판
    국내 첫 메가시티 사례 기록 아닌 불명예 퇴진, 尹 정부 지방 대응 전략도 어그러지는 모습
    경남 제안 행정통합에 울산 단호히 거절, "쉽다"던 행정통합 갈 길 멀어
    대구경북 통합 실패 사례 언급 김경수 전 지사 "특별연합 없는 행정통합 '밥상 엎고 살림 합치자 하는 꼴'"

    부울경 메가시티. 경남도청 제공부울경 메가시티. 경남도청 제공
    원래 한뿌리로서 '동남권', '부울경'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으로 인식하며 협력의 기반을 다져왔던 부산·울산·경남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

    부산과 울산이 분리된 1963년과 1996년 행정체제 개편 이전에는 부산과 울산은 경남의 한 식구이자 하나의 단일 지자체였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일극 체제인 수도권에 대응해 궁극적으로는 다시 합치자는 전제로 출발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도한 게 아니라 지역이 살아 보겠다고 제안하고 정부의 지원을 끌어낸 사업이라는 점에서 특별연합의 무산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경남이 제안한 행정통합 역시 새로운 얘기도 아니다. 20년 전부터 자주 오르내렸던 중장기 과제이지만, 물리적으로 다시 뭉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어서 민선 7기와 민주당 정권에서는 부울경의 이해관계를 넓히고 시너지 효과를 먼저 낼 수 있는 '특별연합'이라는 단계를 밟으려 했다.

    현재로선 '특별연합', '행정통합' 추진 모두 불투명한 상태다.

    힘도 못 쓴 '부울경 특별연합' 결국 해산 수순…"지역 살릴 골든타임 날렸다"



    지난 2019년 김경수 전임 도정 당시 경남도가 초광역 단위의 권역별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며 '부울경 메가시티'라는 이름으로 전국 처음으로 추진했던 '부울경 특별연합'은 경남 스스로 폐기 처리했고, 한 축인 울산도 잠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좌초됐다.

    부울경이 '메가시티'로 가기 위한 첫 단추로, 돈과 사람이 몰리는 수도권에 대응해 지역 소멸 위기에서 벗어나자며 3개 시도가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던 3년 전만 해도 이런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표면적으로 부울경 3개 시도의 정치 지형이 '부울경 특별연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민선 7기 더불어민주당에서 민선 8기 국민의힘으로 바뀐 탓이다.

    경남의 부울경 특별연합 중단 선언은 박완수 경남도정 출범 두 달 만이자,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전국 첫 특별지방자치단체 출범 다섯 달 만이다.

    3개 시도가 긴 시간 광역 특별연합 논의를 이어온 것과 달리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도민 의견 수렴이나 도의회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부울경 특별연합을 잠정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록 기자김두겸 울산시장이 부울경 특별연합을 잠정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록 기자
    경남발 중단 선언은 울산으로도 이어졌다.

    울산시는 26일 부울경 특별연합의 실익을 따졌던 용역 결과를 발표하면서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실익이 없다"는 경남도와 같은 논리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부울경 특별연합은 현실적으로 실효성이 없는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며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사업 지원이 선행되고 권한 확대와 재정 지원이 제도적으로 담보될 때까지 부울경 특별연합은 잠정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에서 탄생한 부울경 특별연합은 사실상 해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초광역지역연합'이라는 국정과제로서 국내 첫 특별지자체이자, 메가시티라는 사례로 기록되기보다 불명예 퇴진으로 남게됐다. 특별연합 무산으로 윤석열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 등 지방 대응 전략마저 어그러지는 모습이다.

    경남도는 부울경 특별연합을 특별한 권한과 재정적 지원이 없는 불완전한 기구로 봤다. 특별연합의 사무도 3개 지자체의 개별 사업을 모은 것으로, 특별연합이라는 '옥상옥'으로 굳이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중심으로 "너무 성급하게 파기했다"는 지적은 계속 나오고 있다.

    특별연합의 권한과 재정 인센티브의 부재는 이미 출범 전부터 제기돼 왔던 문제였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국내 첫 메가시티로서의 프리미엄을 살려 포기보다는 부울경이 함께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해법 찾기에 먼저 나섰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국민의힘 전기풍(거제2)·이영수(양산2)·허용복(양산6) 도의원은 "내년 1월 부울경 특별연합 사무처리 개시를 전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로, 3개 광역지자체와 지역민들이 지혜를 모으면 충분히 타파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포괄한 전반적인 지방소멸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소할 대책으로 천신만고 끝에 부울경 특별연합을 출범시킨 것이 아닌가"라며 "지방자치 역시 역경을 헤쳐 왔기에 오늘의 지방자치가 실현됐다는 점을 되새겨 보라"고 꼬집었다.
     
    특히, "실익이 없다"는 짧은 연구용역 결과는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경남도는 "정치적인 용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박완수 경남지사 역시 "민선 7기 때는 부울경 특별연합을 해야 한다는 장점을 전제로 용역을 추진했지만, 이번 연구용역은 실과 득을 분석한 것"이라고 차별화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민선 7기 도정과 11대 도의회는 자신들을 위해 특별연합을 출범시킨 것이 아니라 '도민의 실익'을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박 지사는 준비된 밥솥을 어떻게 잘 쓸까, 보완할까'가 아니라 '새 밥솥을 안 쓰고 버리겠다'라는 전제로 일방적 주장을 펴고 있다"라며 "소멸 위기에서 지역을 살릴 골든타임을 날릴 수 있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일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울산도 거부한 '부울경 행정통합' 쉽지 않아…"밥상 엎고 살림 합치자?"


    경남은 부울경 특별연합을 '패싱'하고 곧바로 '행정통합'으로 직행하며 부산과 울산에 동참을 제안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부산과 울산은 경남의 한 부분이었고, 집안 형편이 넉넉할 때는 독자적으로 생존하지만, 이제 지역의 어려운 위기에 처했을 때는 한 가족으로 통합하는 게 필요하다"며 경남이 주도적으로 행정통합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완수 경남지사가 부울경 특별연합을 건너뛰고 행정통합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경남도청 제공박완수 경남지사가 부울경 특별연합을 건너뛰고 행정통합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경남도청 제공도민 여론과 도의회 의견 수렴 절차를 생략한 것처럼 부산·울산의 의견을 듣기도 전에 행정통합 완성의 로드맵마저 제시했다. 부산과·울산이 경남에서 분리된 만큼 경남이 '큰 형' 노릇을 하겠다는 인상이 강하게 내포돼 있다.

    1단계로 내년까지 부울경 행정통합을 위한 시도 조례 제정, 추진위 운영, 기본구상 수립 등을 하고 2단계인 2025년까지 주민투표, 기본계획 수립, 특별법 제정을 거쳐 3단계인 2026년까지 통합단체장을 선출하며 행정통합을 마무리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박 지사는 부울경 특별연합의 특별한 권한과 재정을 뒷받침할 특별법 제정이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의 문제로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은 반면, 다른 지자체와 이해 관계가 없는 행정통합 설치 특별법은 부울경의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부울경 특별연합보다 행정통합이 더 쉽다고 했고, 울산의 불참을 예측한 듯 부산·경남이라도 우선 통합하겠다는 차선책도 내놨다.

    실제 울산은 경남의 행정통합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은 경남도로부터 독립한 지 25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행정통합이 이뤄지면 울산은 또다시 변방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렇듯 부울경 특별연합이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 무산된 것처럼 행정통합 역시 이해관계가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절대 쉽지 않은 문제다.

    도는 부울경 행정통합의 문제 중 하나로서 "부울경의 이해관계가 달라 오히려 갈등만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행정통합 역시 만만치 않다.

    이미 정부의 행정구역 자율통합 첫 사례인 통합 창원시(마산·창원·진해)의 첨예한 갈등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명칭과 청사 위치, 의회 구성 논란이 그대로 재연될 가능성이 크고,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구의원 등 의원정수와 지역구 조정 등 정치권은 물론 공무원 조정에도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광역시도간 행정통합이라는 전례도 없는 데다 경남이 우선 행정통합 대상자로 지목한 부산시도 행정통합보다 특별연합의 재추진에 공을 들이며 꺼져 가는 불씨를 살리려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특별연합 추진으로 지자체 간 소통과 이해 관계를 확인하고 넓히지 않은 채 행정통합으로 직진해 버린다면 지역 이기주의에 파묻혀 갈등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

    '부울경 특별연합'을 추진했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대구·경북의 통합 실패 사례를 상기시키며 이런 문제를 지적했다.

    김 전 지사는 옥중서한을 통해 "'한뿌리상생조례'까지 만들어 10년 가까이 협력을 지속하고 당시 단체장 합의로 추진단까지 만들었지만, 통합 자치단체명과 청사 위치, 조직개편방안, 시군구와의 관계 등 세부사항 이견으로 주민투표에 부칠 안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격언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특별연합없는 행정통합을 두고 '기초공사도 하지 않고 집 짓겠다는 격', '밥상 엎어버리고는 살림 합치자고 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지사는 민선 7기 도정 수행 당시 우선 '특별연합'을 만들어 부울경의 시너지 효과가 빨리 날 수 있는 광역대중교통망이나 동북아 물류산업, 관광산업 등을 중심으로 성공 모델로 만든 뒤 그 성과를 가지고 '행정통합'으로 확대할 생각이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옥중서한. 김두관 페이스북 캡쳐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옥중서한. 김두관 페이스북 캡쳐
    특별연합과 행정통합을 서로 배치되는 사업이 아니라 연속선상에 있는 하나의 사업으로 본 것이다.

    김 전 지사는 "부울경 메가시티는 행정통합을 최종 목표로 하되 특별연합에서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시도민과 소통, 공감대 형성, 공론화 추진과 국외 사례 연구, 현지답사 등을 거쳐 메가시티, 행정통합으로 갈 다양한 방안을 찾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주당은 '지방시대'를 국정과제로 내건 윤석열 정부가 조정자로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고, 국무총리실도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김 전 지사는 "특별연합이 아래로부터 시작된 사업이어서 개입하기가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로선 경남만의 '행정통합'으로 직진 중이다. 진주와 사천, 의령 등 일부 도내 시군들이 부울경 특별연합이 아닌 행정통합의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행정통합이 더 쉽다"는 박완수 경남지사에 대해 민주당은 "'오직 경남'을 내세우는 소지역주의로는 행정통합과 메가시티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일침을 놨다.

    민주당 경남도당 한상현 대변인(도의원·비례)은 "당연히 우리는 경남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소지역주의로는 초광역협력에 있어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 이익과 장기적 이익을 구분할 필요도 있다. 서울보다 경기도가 크게 성장했듯이 경남 역시 장기적으로는 부산보다 발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 높지만, '당장 지금' 내놓아야 한다는 식의 성급한 생각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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