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새벽에 내린 게릴라성 폭우로 주택 10채가 침수되고 도로가 유실되는 피해를 입은 강릉 주문진읍 장덕2리. 강릉시 제공밤 사이 강원 강릉시 주문진읍 장덕리 지역에 '게릴라성' 폭우가 내리면서 주택 10채가 침수되고 도로가 유실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17일 소방당국과 강릉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10분쯤 주문진읍 장덕2교 하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주택이 물에 잠겨 주민 9명이 구조됐고, 25명은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대피한 주민들은 날이 밝으면서 대부분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새벽에 내린 게릴라성 폭우로 주택 10채가 침수되고 도로가 유실되는 피해를 입은 강릉 주문진읍 장덕2리. 강릉시 제공당시 119구조대에 구조된 함선호(76)씨는 "새벽에 안방 등 집안으로 들이닥친 물이 순식간에 허리까지 차오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구조대원들에 의해 아내와 함께 집 밖으로 무사히 빠져 나왔다"며 아찔했던 상황을 전했다.
장덕2리 조웅구 이장은 "하천이 범람할 때는 정말 세수대야로 퍼붓는 것 같았다. 순간적으로는 태풍 루사때보다 더 내린 것 같다"며 "산에서 떠내려온 나뭇가지 등이 교량에 쌓여 댐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물이 역류를 한 것 같다. 침수 등의 피해는 발생했지만, 인명피해가 없어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17일 새벽에 내린 기습폭우에 유실된 도로. 강릉시 제공갑작스런 폭우에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침수 피해 등이 잇따랐다. 강릉시에 따르면 이번 기습 폭우로 장덕2리 일대 주택 10채와 창고 1동이 침수됐다. 또한 마을 안길 300m와 인근 도로 70m 등이 유실됐으며, 농경지도 1ha 상당이 매몰 등의 피해를 입었다.
앞서 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시 비상1단계를 발령했으며 현재 굴삭기 등 장비와 인력을 현장에 투입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정확한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기습 폭우에 유실된 도로. 강릉시 제공
피해 현장에는 굴착기 등 장비 9대를 비롯해 공무원 100여 명과 자율방재단 10명, 군인 60명 등 170여 명이 투입돼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앞서 이날 새벽 하천이 범람할 당시 강릉지역에는 호우경보가 발효 중이었으나 오전 5시를 기해 호우특보는 해재됐다. 하지만 이날 오후까지 영동지역에 20~70mm, 많은 곳은 12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복구작업에 나선 강릉시 공무원들. 강릉시 제공이날 오전 11시까지 주문진 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20.5㎜를 보였지만, 피해가 발생한 장덕리 마을에는 기상관측 장비가 설치돼 있지 않아 정확한 강수량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특히 대기 상층으로 찬 공기가 유입되는 강원영동에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비 피해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17일 새벽에 내린 게릴라성 폭우에 주택 10채가 침수되고 도로가 유실되는 피해를 입은 강릉 주문진읍 장덕2리. 강릉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