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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자유(自由)와 자주(自主)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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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론/칼럼

    [칼럼]자유(自由)와 자주(自主)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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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8.15 경축사에도 33차례 등장한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는 보편적 가치지만, 절대적 가치는 아냐
    미중 전략적 경쟁구도가 최고조인 지금 자주적 외교노선 필요해
    지나친 친미정책이 과연 옳은 것인지 판단해야
    대일 관계개선도 우리의 일방적인 요청만으로는 어려워
    미중 전략경쟁구도에 종속되지 않는 자주적인 외교 정책 펼쳐야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가치관은 '자유'가 분명하다. '자유'는 대통령취임사에서 35차례 인용됐고, 취임 후 처음 맞는 8.15 경축사에도 33차례나 등장했다. 자본주의를 경제체제로 하고, 헌법에 명시된 대로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보편적 가치가 자유와 인권, 법치인 점을 감안하면 '자유'는 훼손돼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가치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유달리 자유에 집착하는 것 보인다. 그리고 이런 가치판단은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자주(自主)'라는 가치와 상충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자유롭지만 스스로 설 수 있는 실질적인 역량을 갖추고 국익을 지킬 수 있는 현명한 외교노선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지형은 6.25이후 수십 년 만에 가장 위험한 위기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은 이제 두 나라의 사활을 건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 두 나라의 틈새에서 가장 민감하고 실직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국가는 대한민국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외교노선은 이전 정권과는 확연히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문재인 정권의 외교정책에 비해, 윤석열 정부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 워크 참여, 나토 정상회의 참석 등 친미 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중국을 향해서도 이전과는 다른 입장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중국과의 관계는 원칙을 기초에 두고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외교정책 방향이 과연 우리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는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의 외교노선은 오직 중국에 대한 견제와 고립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 워크는 중국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방안이고, 나토회의는 중국에 대한 군사적 견제를 위한 동맹체제 구축이 목적이다. 나토 회원국도 아닌 일본과 한국을 초청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여기에 반도체 강국인 대만과 한국을 포함시키는 칩4 동맹이 추진되고 있다.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이미 5년 전에 배치된 사드 문제가 다시 거론됐다. 두 장관은 사드문제가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자는데 뜻을 모았지만, 중국은 바로 다음날 '사드 3불'에 '1한'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과의 관계는 어떤가. 한일 수교 이후 가장 악화된 두 나라의 관계는 여전히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 윤석열 정부는 대일 관계 개선을 위한 유화제스처를 여러 차례 취했지만, 일본은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배상을 문제 삼으며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나토 정상회담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사실상 거부당했고, 이번 8.15 경축사에서도 '힘을 합칠 이웃'으로 일본을 표현했지만, 일본 경제 산업상은 보란 듯이 전범들이 묻혀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일본의 외교노선은 명확하다. 친미 외교노선을 통해 실질적인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고립시키는데 동참하는 것이다. 대중 경제공동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 워크는 미국이 아닌 일본이 제안하고 주도한 정책이다.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전쟁이 가능한 국가, 과거의 제국주의 부활을 꿈꾸던 아베의 그림자는 여전히 일본에 짙게 드리우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일본에게 어떤 대상이며 우리는 이런 일본을 상대로 어떤 외교노선을 걸어야 할 것인지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최근 친미일변도였던 윤석열 정부의 외교노선이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칩 4동맹 참여에 대한 신중한 입장이나 펠로시 미 국무장관에 대한 의전문제는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적절한 외교노선이 무엇인지 판단해야 할 민감한 시기다. 그렇다고 펠로시의 경우처럼 대통령실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미국과 중국 양국의 신뢰를 모두 잃게 되는 실패한 사례가 될 것이다.
     
    누가 뭐래도 최우선의 동맹은 미국이다. 하지만 수교 30년을 맞은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무역상대국이기도 하다. 대 중국 경제의존도는 이미 다른 국가를 넘어선지 오래다. 
     
    '자유'는 보편적 가치가 분명하다. 하지만 오로지 자유만이 절대적 가치는 아닐 것이다. 미중 전략경쟁 구조에서 우리가 종속되지 않고 '자주'적인 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신중하고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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