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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권' 앞에 몸사리는 친문…"밀 사람도 없다"



국회/정당

    '공천권' 앞에 몸사리는 친문…"밀 사람도 없다"

    핵심요약

    이재명 독주 체제에 거센 '친명' 바람
    당 강령서 문재인표 '소주성' 지우기로
    친문계는 '잠잠'…"공천권 의식할 수밖에"
    친문 '구심점' 없어…"사법리스크 이후 도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강훈식, 박용진 당대표 후보가. 황진환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강훈식, 박용진 당대표 후보가. 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가 굳어지면서 당내 주류였던 '친문계(친문재인계)'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일단 이재명 지도부의 공천권을 의식해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지만 뚜렷하게 구심점도 없어 후일을 도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친명 장악력 커져…당 강령에서 '문재인 흔적' 지우기?


    민주당 내 이 후보의 장악력이 커지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큰 변수가 없는 한 차기 당 대표가 유력시되자 급격하게 세가 팽창했다. 강원·대구·경북과 제주·인천에서 열린 1.2차 지역순회 경선에서 이 후보의 권리당원 득표율은 각각 74.81%와 74.15%로 사실상 독주 체제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공명선거실천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공정 선거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경태, 서영교, 박찬대, 고민정, 고영인, 정청래, 송갑석 최고위원 후보. 윤영찬 후보는 코로나19 확진으로 불참.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공명선거실천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공정 선거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경태, 서영교, 박찬대, 고민정, 고영인, 정청래, 송갑석 최고위원 후보. 윤영찬 후보는 코로나19 확진으로 불참. 윤창원 기자
    최고위원 자리도 친명계 의원들이 독식할 분위기다. 총 5명의 최고위원이 당선되는데 최근 투표에서 친문계 고민정 후보(22.24%)를 제외하면 정청래(28.40%), 박찬대(12.93%), 장경태(10.92%), 서영교(8.97%) 후보 등 4명의 친명계가 당선권에 들어와 있다.

    당 내에서는 벌써부터 체질 변화에 나섰다. 전당준비위원회는 경제 분야 강령에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소득주도성장' 내용을 지우기로 했다. 연이은 선거 패배 이후 당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겠다는 취지지만 일각에서는 '문재인 흔적 지우기'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내부회의에서도 소주성 성과가 성공적이지는 않았다는 평가에 중지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잠잠'한 친문계…이재명 지도부 공천권 의식하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참석 의원들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도부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참석 의원들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도부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명풍(明風)이 강하게 부는 것과 반대로 친문계는 잠잠하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명실상부 당의 주류였지만 급격하게 쪼그라든 모양새다. 현재 친명계로 분류되는 최고위원 후보 가운데 상당수도 과거 친문, 혹은 범친문계로 분류됐던 인사였지만 지난 대선을 전후해 친명계로 전환했다. 역시 현재 친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상당수도 과거 친문계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요 이슈에 대한 선명한 발언도 없고 이 후보에 대한 견제구에도 힘이 실려있지 않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든 당헌 80조에 대한 개정 논란에 대해서도 확실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헌 80조는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시기상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후보에게 '방탄복'을 입히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당 대표 득표율 2위로 추격 중인 박용진 후보를 제외하면 조직화된 반발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의원도 "개정하겠다고 하면 '이재명 의원을 위한 방탄용'이라고 공격 받고 개정을 안 하겠다 하면 '이재명 의원을 버릴 것이냐'라고 이야기될 것"이라며 "이슈 자체가 이 후보의 입지를 굉장히 좁아지게 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논의 자체를 피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친문계가 쪼그라들고, 조직화도 어려운 이유로는 향후 이재명 지도부가 쥐게 될 공천권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고위원 당선권까지 친명 일색인만큼 친문을 향한 '공천학살'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아무리 시스템 공천을 한다고 하더라도 친명계 의원들에게 공천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후보 스스로도 여러 대의명분을 댔지만 결국 인천 계양을에 '셀프공천'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친문계 "밀 사람이 없어…전당대회 이후 도모해야"


    친문계 내부에서는 "밀 사람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친명계를 견제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선 대표적인 친문계이자 중진인 전해철·홍영표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급격하게 세가 쪼그라들었다고 보고 있다.

    두 사람은 대신 97라인(90년대 학번 70년대생)에게 힘을 실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여기다 이 후보의 불출마를 압박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불출마를 택했는데 오히려 이 후보 독주 체제 형성에 기여한 꼴이 되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선출된 박용진, 이재명, 강훈식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선출된 박용진, 이재명, 강훈식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 때문에 친문계 내부에서는 전당대회 이후 이 후보가 사법리스크 등으로 흔들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때까지 세를 불리며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친문계의 한 의원은 "전당대회까지는 잠잠히 있다가 이 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본격적인 견제에 나설 것"이라며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 대응 과정에서 분명 잡음이 나올 테고 곧 정치적인 리스크로 번질 것으로 보고있다"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총선 때까지 이 후보가 당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범친문계 의원도 "이 후보와 이재명 사단이 지도부를 장악할 경우 친명 일색의 목소리만 나올 텐데 사달이 안 날 수가 없다"며 "지도부에 대한 비토 분위기가 형성되면 자연스레 친문이 뭉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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