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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너무 빨리 온 내분, 권력의 하인리히 법칙



칼럼

    [칼럼]너무 빨리 온 내분, 권력의 하인리히 법칙

    대형사고 전에 29건의 사고와 300건의 징후
    권력내분은 가장 결정적 사고이자 징후
    권성동·장제원, 형제를 자처하지만 이미 서로 다른 길
    와도 너무 빨리 온 내분, 이준석 수사결과가 변수
    사고와 징후 관리, 수습에 윤석열 정부 성패 달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1920년대 미국의 보험회사에서 일하던 하인리히는 7만5천 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한 결과, 하나의 큰 사고가 터지기 전에 29 건의 작은 사고와 300 건의 가벼운 징후들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하인리히 법칙이다. 1:29:300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하인리히 법칙은 건설 현장에 적용된 이론이지만 통계적 차이만 있을 뿐 정치권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하나의 권력이 무너지기 전에 작은 사건·사고들이 잇따르고 부지불식 간에 300 건의 징후들이 나타난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 박근혜 정부 붕괴를 가져온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은 여러 차례 징후와 사고들이 잇따랐지만 눈치채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붕괴를 가져온 국정농단 사건 '비선실세' 최순실 씨. 황진환 기자박근혜 정부 붕괴를 가져온 국정농단 사건 '비선실세' 최순실 씨. 황진환 기자
    이근면 당시 인사혁신처장은 "여러번 적신호가 있었다. 뭔가 사고가 나겠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리얼미터가 18일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평가가 33.4%에 불과하다. 부정평가는 63.3%로 거의 더블링이다.
     
    인사 실패와 윤 대통령의 독선적 이미지와 직설화법, 김건희 여사의 부적절한 행보, 국정비전 부재 등이 이유로 지목된다.
     
    이런 부정평가의 이유들이 곧 하인리히 법칙이 말하는 권력의 작은 사고와 징후들인 셈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사고는 권력 내부 균열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은 좌성동 우제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윤핵관 중에서도 으뜸과 버금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둘은 "A brother is a brother"를 꺼낼 정도로 형제를 자처한다.
     
    그런데,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여의도에서는 이미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두 사람 간의 갈등과 이견이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수완박 협상과 친윤 의원 모임인 민들레 결성, 이준석 대표 징계, 이후 지도체제 문제 등으로 갈등이 생겼다.
     
    두 사람이 "형제"를 거론하며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인사문제에서 터졌다.
     

    권성동 대표가 고향 지인의 아들을 대통령실 9급에 채용하는 과정에서 장제원 의원을 언급한 일이 촉발시켰다.
     
    권 대표는 "9급 가지고 뭘 그러나?" "내가 장제원에게 압력을 넣었다"라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18일 권 대표를 겨냥해 "말씀이 너무 거칠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자신은 권 대표의 사적채용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응당 권력다툼은 어느 권력에서나 있는 일이지만 윤석열 정부의 내분은 와도 너무 빨리 왔다.
     
    돌이켜보면 윤핵관 내분은 예측 가능한 사고다. 필자는 지난달 27일자 칼럼(관련 기사 : 결국 밑지는 장사, '이준석 흔들기' 손익계산서)에서 이준석 대표 징계로 생기는 가장 큰 손해는 보수분열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지금 그런 사고와 징후들이 윤석열 정부 내에 쌓여지고 있다. 권성동 대표는 18일 "장 의원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절대로 공유하기 어려운 것이 권력이다. 결코 독점을 허락하지 않고 반작용과 또 다른 분열을 부른다.
     
    봉합되는 듯 하지만 결국에는 폭발하는 것이 권력의 원심력이다. 권 대표와 장 의원의 갈등은 지도체제 문제로 크고 작은 징후와 사고를 내며 앞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 변수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수사결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가 기소될 경우, 조기 전당대회 개최 논란은 다시 고개를 들 것이다.
     
    당권과 2024년 총선 공천권, 권력재창출을 놓고 이미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 형제라는 이유 만으로 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29건의 작은 사고가 발생한다는 하인리히 법칙을 적용할 경우, 윤석열 정부에서 이미 서 너 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그 중에서도 윤핵관 사이의 권력내분은 가장 결정적이다. 윤석열 정부가 이미 나타났거나 앞으로 발생할 300 건의 징후와 29건의 작은 사고를 어떻게 감지하고 예방하고 수습하느냐에 따라 권력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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