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회 후반기 원구성에 합의했다. 윤창원 기자여야가 4일 오후 본회의를 30분 앞두고 의장단을 합의 선출하기로 극적 타결하면서 국회 정상화에 첫 발을 뗐다. 지난 5월 전반기 국회의장단 임기가 종료된 지 35일 만이다. 다만 쟁점이 됐던 사개특위 구성과 상임위원장 배분은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해 이후 국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여야는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출신 5선의 김진표 의원을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부의장으로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각각 뽑혔다. 김 의장은 "여야가 의장 선출에 합의해주셔서 참으로 다행"이라며 "조속히 원 구성 합의까지 이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여야가 원 구성 협상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민주당이 단독으로 의장단 선출을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주말 담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30분 전 권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 선출을 여야 합의하에 처리하겠다고 약속하면 의장단 선출에 협조하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하며 협상에 급물살을 탔다. 이에 박 원내대표가 제안을 수용하면서 여야 의원들이 본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의장단 선출이 진행된 것이다.
하지만 원 구성 후속조치에 따른 여야 이견이 커 상임위원회 구성 등 실질적인 국회 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는 대신, 사개특위 구성과 검수완박 관련 권한쟁의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헌법재판소 취하를 요구한 바 있다.
핵심 쟁점인 사개특위 구성과 관련해서 양당은 평행선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사개특위 구성 요구에 대해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사개특위를 구성하거나,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위원도 여야 5대 5 동수로 구성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사개특위 구성과 관련해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게 해 달라거나 위원회 구성을 여야 동수로 해 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일축했다. 이에 국민의힘 권 원내대표는 "국회 사법개혁특위에 대한 여야 추가 논의는 없다"며 "대화 과정에서 우리 조건을 수용하려면 수용하고 우리 조건을 수용하지 못하면 더 이상 사개특위 구성이나 운영에 대해 논의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상임위원장 배분 또한 민주당이 강제로 상임위 구성을 하지 못할 뿐, 각 당이 어떤 상임위를 맡을지 합의되지 않아 향후 충돌을 예고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제 민주당이 화답할 차례"라며 "최소 일주일 이내에는 상임위 문제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 또한 "상임위 구성이 늦춰질 경우 특위라도 구성해서 민생개혁 입법 처리에 즉각 나서야 한다는 말씀을 강조드린다"며 "선출 의장단께 그 부분을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사위 권한 조정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강화에 대한 불씨도 남아있다. 박 원내대표는 "법사위의 상원 기능을 어떻게 할지 논의에 착수하고 예결위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 원내대표에게 말했다"며 원내대표 간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지만, 권 원내대표는 "공감대라는 것은 오버해서 해석한 것이고, 국회는 모든 부분에 대해 논의가 다 열려있는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