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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릿수로 늘어난 해외유입…'여름철 재유행' 현실화되나



보건/의료

    세 자릿수로 늘어난 해외유입…'여름철 재유행' 현실화되나

    24·26일 신규 확진자 1주前보다 올라…한계치 곧 도달할 듯
    이달 초 해외입국 격리면제 이후 해외유입 135명까지 증가
    여름 휴가철 이동·모임 늘고 실내 에어컨 가동↑ = '위험요인'
    오미크론 하위변이 유행 가운데 면역 감소시기 도래도 문제
    전문가 "겨울철 더 큰 유행 찾아올 것…접종 전략 수립해야"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석 달 넘게 하향 곡선을 그려온 코로나19 유행이 하반기를 앞두고 조금씩 '재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매주 감소세를 이어온 신규 확진자가 직전 주 대비 소폭 오르는가 하면, 수십 명대 수준이었던 해외유입 사례는 어느 새 세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2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227명으로 1주일 전(17일·7195명)보다 32명 늘었다. 이튿날인 25일은 6790명을 기록해 전주(18일·6828명)보다 30여명 줄었다가 전날 또다시 6246명으로 집계돼 직전 주(19일·6066명)에 비해 180명 증가했다.
     
    주간 확진자는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3월 셋째 주(283만 2천 명) 이후 13주 연속 감소해 왔다. 한 달 간격으로 살펴보면 지난 4월 셋째 주에는 61만 7천여 명이 확진됐고, 5월 셋째 주엔 18만 1천 명, 이달 셋째 주 5만 2천 명 등이다.
     
    물론 그간 산발적으로 하루 확진자가 1주 전보다 많아진 경우가 없지는 않았다. 다만, 대부분 어린이날이나 지방선거일, 현충일 등의 연휴에 따라 현저히 줄어들었던 진단검사 수가 원래 수준을 회복한 이유가 컸다. 유행 자체의 흐름이 바뀌는 분기적 성격의 변화는 아직 없었다는 것이다.
     
    통계상 미묘한 추이를 더 유념해 볼 수밖에 없는 근거는 '시기'에 있다. 방역당국은 유행 상황과 의료대응체계 여력이 매우 안정적 수준임을 강조하면서도, 언제까지나 이같은 감소세가 지속될 수는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하향 한계치에 다다를 것이고, 그 후엔 중규모의 재유행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달 중 재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2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2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 주(6.12~6.18) 감염재생산지수(Rt)는 이달 둘째 주에 비해 다소 상승한 0.86을 나타냈다. 한 명의 확진자가 주변의 몇 사람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해당 지표는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뜻한다. Rt 값은 0.90을 기록했던 5월 2주차부터 이달 첫 주(0.74)까지 내림세였지만 2주 전부터는 점차 재상승하는 추세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해외유입'의 급증이다. 해외유입 사례는 입국 당시 검역을 통해 확진 판정을 받거나 관할 지자체에서 격리 중 양성 판정이 나온 확진자들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풀린 4월 중순만 해도 10명대 정도였던 해외유입은 이달 8일 해외입국자의 격리가 면제되면서 세 자릿수로 진입했다.
     
    지난 15일 해외유입 확진자는 104명으로 집계돼 3월 11일(106명) 이후 96일 만에 100명대를 기록했다. 최근 1주일 간 해외유입 사례는 지난 20일 96명→21일 76명→22일 106명→23일 92명→24일 111명→25일 85명→26일 135명으로 하루 평균 100명 정도다.
     
    방대본 임숙영 상황총괄단장은 이에 대해 "입국객이 지난달 한 1만 명 정도에서 현재는 한 2만 3천~2만 5천까지 증가했기 때문에 이에 비례해 해외유입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국제선이 계속적으로 증편될 것으로 예상돼 해외유입 확진자는 다소간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국은 PCR(유전자 증폭) 검사 등을 통한 사전 음성확인서 제출 등을 조건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변이 감시 등이 이전보다 헐거워지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이다.
     
    내달부터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출입국 인구뿐 아니라 국내 이동 및 모임도 한층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처음 맞는 피서철인 만큼 관광지 등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인파가 몰릴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됐던 서울 한강 야외 수영장이 3년 만에 재개장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야외수장에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류영주 기자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됐던 서울 한강 야외 수영장이 3년 만에 재개장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야외수장에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류영주 기자
    기상청이 올 여름 '역대급 더위'를 예보한 가운데 에어컨 등 냉방시설 가동이 늘어나는 것도 방역에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는 인구가 밀집한 실내시설에서 확진자와 한 공간에 머물 경우, 에어로졸을 매개로 한 전파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200건 가까이 검출된 BA.2.12.1을 비롯해 '남아공 변이'라 불리는 BA.4(총 26건), BA.5(총 73건) 등 오미크론 하위변이들도 야금야금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다. 오리지널 오미크론(BA.1)보다 진화한 전파력을 지닌 이들 변이에 대한 재감염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국민 약 95%가 올 들어 오미크론에 걸린 셈인데, 주로 BA.1 또는 BA.2"라며 "같은 오미크론이어도 '오리지널'에 걸렸던 사람들이 BA.4나 BA.5, BA.2.12.1에 재감염될 수 있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이자에서 개발한 오미크론 백신도 BA.1에 대해선 항체가 올라가지만 최근 하위변이에 대해선 방어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다"며 "작년 12월~올 2월 3차 백신을 맞은 이들도 5~6개월이 지나며 면역 감소효과(waning immunity)로 항체가가 떨어지는 시점이다. 거리두기 완화와 여행·모임 증가, 항체가 감소, 재감염 등이 합쳐지며 반등 요인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명 델타 변이가 이끈 '4차 유행'이 일어난 작년 여름과는 다른 점도 있다. 검사로 확인된 확진자만 1800만이 넘는 등 대유행에 따른 면역 형성 인구가 상당하다는 부분이다. 김 교수는 "T세포 면역이 많이들 유도됐기 때문에 걸려도 가볍게 넘어가고, 중증도가 낮을 거라는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예외는 항상 있다. 미접종자와 기저질환자, 고령자가 그들"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다 규모가 큰 유행은 겨울에 찾아오리란 점도 경고했다. 작년에 비해 백신 접종에 대한 수용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정부가 10월 전까지 체계적인 접종 전략을 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금 정부가 백신의 필요성을 아무리 강조한다 해도 접종기피 현상이 워낙 커져 있다. 접종 효과를 당국이 주장만 해서 될 문제는 아니란 것"이라며 "누구에게 어떤 백신을 맞힌다는 정책적 결정뿐 아니라, 7~9월 남은 3개월 동안 어떻게 이 현상을 역전하고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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