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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손흥민 선수 父가 민주당에 교훈을 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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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손흥민 선수 父가 민주당에 교훈을 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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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서 패배한 정당은 혼란과 위험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대권이라는 것이 일대 일전이 아닌가. 그래서 패배한 정당은 내부에서 치고 박고 난리가 날 수 밖에 없다. 원팀하는 것이 이상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중요한 건 논쟁과 싸움을 벌이더라도 '방향' 만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그들 내부에서 하는 말로 '내부 총질'이니 뭐니, 이런 말이 나오면 그런 논쟁은 하등 도움이 될 것이 없다.
     
    작년 4월 7일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은 참패했다. 그때부터 대선 위험 사이렌 소리가 더 요란해졌다. 지지층만 바라보는 민주당 정치에 대한 적신호가 권리 당원 중심으로 재편한 이후, 이때 만큼 커진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당 안팎에서 "민주당이 중도층을 견인해 내지 못하면, 2019년 하반기부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으로 향한 중도층을 민주당이 되돌리지 못하면, 대선은 필패"라고 얘기하곤 했다.
     
    참패 후, 몇몇 초선 의원들이 "당심을 쫓느라 민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고 반성문을 썼다. 당심. 그 '당심'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주절거릴 것도 없다. 강성 당원과 의원,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는 것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초선 몇몇이 반성문을 내자 강성 당원들은 "누구 때문에 당선됐는데 배은망덕하다"고 문자 폭탄을 수도 없이 날렸다. 쇄신을 가로막는 폭력적 언행에 쇄신의 '쇄' 자도 제대로 내지 못한 채 그들은 고꾸라졌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민주당은 대선을 마주했고 패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윤창원 기자
    역사는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반복된다고 하는데 민주당 처지가 딱 그렇다. 나아지는 것이 없다. 일정한 노선과 방향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려고 하지 않는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586 용퇴와 팬덤정치 쇄신'을 기치로 내걸었다. 1년 전 주장과 같은 맥락의 것이다. 그런데도 당내 강경파들은 목전에 둔 선거와 편향된 언론 환경, 정확하지 않은 여론조사 탓들을 하며 이견을 제압하는데 만 급급하고 있다. 박 위원장의 항변은 정확하다. "그럼 왜 나를 여기다 앉혀 놓았나."
     
    쇄신도 반성도 없는 민주당은 대선 패배하고 지난 두 달 동안 무엇을 했는가. 패배를 철저히 반성하고 개혁해야 할 정당이 상대가 용산 집무실 이전으로 빈틈을 보이자 갑자기 '검수완박' 전쟁을 벌였다. 전투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와 마찬가지로 '언제' 결정을 내리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 살다보면 제때 내린 평범한 결정이 너무 늦게 내린 완벽한 결정보다 더 낫다는 사실을 깨닫는 때가 많다. '때'를 놓친 민주당의 뒤늦은 결정은 한동훈 법무장관 임명 앞에서 무력하기만 하다.
     
    반성·쇄신과 별개로 그렇다고 민주당이 청문회에서 잘 싸웠는가도 한심하다. 이모와 외숙모 조차 구분 못하고 청문회에 임하는 청문 위원 태도는 '어이구'라는 탄식만 절로 나게 한다.
     
    20여년 전 얘기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 총재였을 때 이러지 않았다. 입시비리 라든지 어떤 의혹 또는 주제가 있다면, 청문 위원들은 팀을 짜고 밤을 세워가며 시나리오도 연구해보고 미리 조직적 대응을 했다. 당 지도부는 도모했고 격려했다. 그러한 성의와 결기가 있었다. 7분짜리 질의응답만으로 장관이나 후보자의 변소와 궤변을 격파할 수 없기 때문에 조직적 대응을 해서 국민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곤 했다. 지금의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무엇을 보여줬는가. 감정만 적개심만 앞세우는 오합지졸 꼴이다.
     
    민주당 혼란이 모두 나쁜 것 만은 아니다. 혼란은 독도 되고 약이 될 수 있다. 때로 혼란이 없다면 그 조직은 갱생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혼란을 뚫고 나갈 수 있는 있는 '방향'이 없다면 그 혼란은 무덤으로 향하는 길 위에 서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박지현 공동위원장의 존재는 민주당에게 '비상 약'과 같은 것이다. 민주당은 강성 당원의 난제 앞에서 늘 머뭇거리고 무릎 꿇었다. 그것을 해결하지 않고 중도층으로 달려갈 수는 없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인 손웅정씨. 연합뉴스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인 손웅정씨. 연합뉴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인 손웅정씨가 인터뷰(스포츠경향)에서 "축구를 너무 좋아했지만 나는 죽을 힘을 다해 뛸 뿐 기술이 부족한 삼류선수였다"며 "나처럼 축구하면 안되겠다 싶어서 (흥민이를) 나와 정반대로 가르쳤다"고 회고했다. 이 말을 몇 번이나 독회했다. 같은 아빠지만 부끄럽다.
     
    아빠찬스가 난무하는 시대다. 흔히 말하는 아빠찬스는 아빠가 직접 자식을 지도 안하고 아는 지인(직위 이용)을 통해 제 3자가 도와준게 문제의 핵심이다. 그 3자를 보통사람들은 접하기 어려우므로 그들만의 리그라 부른다.

    민주당이 손웅정씨의 '나와 정반대로' 정신을 움켜잡고 곱씹어 보기를 바란다. 전쟁은 실수와 좌절의 연속이지만 새 시대의 요구에 맞춰 변혁 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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