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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2' 부산시장 선거 열기 왜 안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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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D-12' 부산시장 선거 열기 왜 안 오르나?

    핵심요약

    전국적 주목 받았던 지난해 시장 보궐선거와 비교해 관심도 현저히 떨어져
    거대 양당 후보 모두 경선 없이 조기에 단독 공천
    후보간 개인 검증 실종…네거티브에 따른 역풍 우려한 듯
    변별력 없고 추상적인 정책 공약 대결도 영향
    '기울어진 운동장 심리' 캠프 내부에서조차 승패보다 득표율에 관심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19일 출정식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변성완 후보 선거캠프 제공변성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19일 출정식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변성완 후보 선거캠프 제공
    6.1지방선거가 1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간 사실상의 양자 대결로 치러지는 부산시장 선거 열기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잔잔한 호수 위에서 각자의 목표 지점을 향해 노를 젓는듯한 이 같은 분위기의 선거전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을 끈다.
     
    부산시장 선거전이 본격화했지만,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던 지난해 4월 보궐선거와 비교하면 그 열기에서 큰 차이가 난다. 중앙당 차원의 지원 유세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물론 언론사의 전국 규모 여론조사에서도 빠지기 일쑤다. 그만큼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방증이다.
     
    이 같은 원인은 먼저, 대선의 영향으로 지방선거가 늦게 시작된 데다 경선 과정에서부터 토론회 등을 통해 흥행몰이에 나섰던 과거 선거와 달리 거대 양당 후보 모두 조기에 단독 후보로 공천을 받으면서 선거전이 늦게 점화된 점을 꼽을 수 있다.
     
    실제, 박형준 후보는 공천을 확정 지은 뒤에도 예비후보 등록을 건너뛴 채 공식 후보 등록 전날까지 시장직을 유지했다. 변성완 후보는 일찌감치 링 위에 올랐지만, 예비후보 기간 상대 없는 쉐도우 복싱에 그쳤다는 평가다.
     
    후보 간 개인 검증이 사라진 점도 관심도를 높이지 못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두 후보 모두 상대 후보의 개인 신상이나 이력에 대한 검증은 시작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 배경에는 자칫 네거티브로 비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후보 개인사에 대한 과도한 네거티브는 지양되어야 하는 부분이지만, 합리적인 검증과 비판조차 실종됐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박 후보에게는 엘시티 분양권 가족 간 거래와 자녀 입시 의혹, 국정원 민간인 불법사찰 개입 의혹 등이 제기됐고, 상대였던 김영춘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는 구청의 가족 건물 특혜 매입 의혹 등이 상대 진영에 의해 시시각각 불거진 것과 대조를 이룬다. 당시 양 진영은 각각 8건씩 모두 16건의 고소·고발을 주고받은 바 있다.
     
    변별력 없고 다소 추상적인 정책 공약도 시민들의 시선을 끌어모으지 못하는 원인이다. 기자회견 석상에서 밝힌 두 후보의 주요 공약들 중 상당수는 방법론적 과정에서 차이가 있을 뿐 목표지점이 같거나 유사하다.  
     
    실제, 두 후보는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과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부산 이전 등을 공약 상단부에 올리고 있다. 각 후보는 이 같은 공약의 실행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유권자들에게는 사실상 같은 공약으로 인식된다.

    각 후보 고유 공약으로 분류되는 변 후보의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와 박 후보의 영어상용도시 조성 등은 현재로서는 다소 추상적이다. 후보들은 상대 후보의 이 같은 공약을 깎아내리고 있지만, 반대 논리도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19일 오전 부산 서면교차로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첫 출근길 유세를 하고 있다. 박형준 캠프 제공19일 오전 부산 서면교차로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첫 출근길 유세를 하고 있다. 박형준 캠프 제공
    다만, 두 후보는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변 후보는 탈원전 정책 폐기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고, 박 후보는 기술적·심리적 안전을 전제로 정부 정책을 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기울어진 운동장 심리도 선거전을 달구지 못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직전 두 차례의 부산지역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62.67%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의 34.42%를 두 배 가까이 앞섰다. 이어 올해 3월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58.25%,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38.15%로 양당의 격차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지역 내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에서조차 부산시장 선거의 승패에 앞서 목표 득표율을 가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보궐선거 득표율을 넘어서는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변수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40% 이상 득표를 1차 목표 지점으로 보고 있다"며 "쉽게 끝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지금까지 분위기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시장 후보의 득표율이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 선거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열세구도로 평가 받는 민주당이 보다 공격적인 전술로 변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행정 전문가로 알려진 변 후보가 박 후보의 지난 1년간 시정 운영에 대한 적극적인 검증에 나서 시민의 공감을 얻을 경우 잔잔했던 호수 위에 풍랑이 일 수도 있다. 만일, 이 같은 변수조차 없다면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유례 없는 조용한 선거로 기록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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