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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시동 건 日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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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시동 건 日本

    핵심요약

    도쿄전력, 해양 방류 직전 오염수 저장 시설 공사 착수
    日 "사람과 환경에 영향 극히 경미"…내후년 봄 방류
    中 연구진 "오염물 태평양 · 인도양 전역으로 확산"
    정부, 유감 거듭 표명….IAEA 국제검증단 참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한·일간 주요 현안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전경. 연합뉴스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전경. 연합뉴스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NHK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지난 10일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 전에 방사선 물질인 삼중수소(트리늄)의 농도를 측정하기 위해 오염수를 모아두는 시설 건설 공사에 착수했다.
     
    도쿄전력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로 발생한 제1원전의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라는 장치로 정화 처리해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해 왔다.
     
    하지만 정화 처리를 해도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선 물질인 삼중수소는 걸러지지 않는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정화 처리한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삼중수소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춘 뒤 오는 2023년 봄부터 해양 방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물론 일본 정부는 발표 당시 '오염수(radioactive water)'라는 용어 대신에 '처리수(treated water)'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도쿄전력은 1km 길이의 해저터널을 새로 만들어 후쿠시마 앞바다에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다.
     
    이번 공사는 문제의 오염수를 해저터널로 보내기 직전에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하는 저장소를 건설하는 것으로 사실상 해양 방류 강행에 시동을 건 것이다.
     
    도쿄전력은 앞서 지난달 17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시 방사선영향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도쿄전력은 보고서를 통해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바다에 방류해도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경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현지 어민의 피폭량은 연간 최대 0.00031mSv(밀리시버트)로 일반인의 연간 피폭한도(1mSv)를 크게 밑돈다고 평가했다.
     
    또 넙치와 게, 해조류 등 해산물에 대한 피폭량도 국제 기준의 6만분의 1~2만분의 1에 머물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오염수 해양 방류로 기존 바닷물과 비교해 삼중수소 농도가 높아지는 해역은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2~3km 범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즉, 오염수를 바다에 버려도 방사선 물질 농도가 적으니까 해로울 게 없고 설사 영향이 있다해도 원전으로부터 가까운 바닷물에만 영향이 있을 뿐이니 걱정 말라는 얘기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연합뉴스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연합뉴스하지만 중국 칭화(淸華)대학 연구진은 최근 '국립과학리뷰'(NSR)라는 영문 학술지를 통해 도쿄전력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경우 120일 내에 위도 30도, 경도 40도에 걸쳐 오염물이 급속히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수 방류 1200일 뒤에는 오염물이 북태평양 거의 전역으로 확산되며 동쪽으로는 북미 해안, 남쪽으로는 호주에 이른 뒤 남태평양으로 급속하게 퍼져나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방류 2400일이 지나면 인도양도 영향을 받고, 3600일 뒤에는 태평양 전역으로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팀은 북위 30도에 위치한 일본 미야자키와 중국 상하이,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 바다의 오염물 농도를 분석한 결과 후쿠시마와의 거리에 따라 농도가 늘어났다.
     
    샌디에이고의 경우 가장 나중에 영향을 받지만 오염물 농도가 지속해서 늘면서 미야자키보다 더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방류 초기에는 아시아 해안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북미 인근에 오염물이 집적하는 것이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 역시 일본의 일방적인 오염수 해양 방류 강행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도쿄전력의 보고서 공개 직후 해양 방류의 불가피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해양 방류를 전제로 한 보고서를 내놓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원전 오염수 대응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산하 과장급 관계자들이 일본 외무성 등 실무진급 관계자들과 화상 면담을 통해 재차 유감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정부는 해양 방출이 사람과 환경에 미칠 영향의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를 전하는 한편, 도쿄전력이 내놓은 보고서와 관련한 추가 자료와 정보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국제검증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IAEA 검증단의 주요 목적은 방류가 안전하게 이뤄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일본 측 계획에 중대 결함이 없는 한 방류 자체를 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것은 검증단에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한국 측 전문가도 포함돼 일본의 해양 방류가 국민 안전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데 그나마 도움이 될 전망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는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라 앞으로 1년 여 뒤에 벌어질 일로 한·일 간의 예민한 현안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일본의 주장대로 오염수에 문제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만일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어 바다가 방사능 물질로 더렵혀진다면 큰일이다.
     
    한반도는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오염수의 해양방류로 인한 영향을 가장 먼저 그리고 직접적으로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중요한 문제인 만큼 정부는 물론 사회 구성원 모두 앞으로의 상황 전개를 관심 있게 지켜보며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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