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충전소가 주유소보다 많다?…전기차의 모든 것

깨끗한 전기차…파란 물결 어디까지 왔나
전기차 판매량, 3년만에 두 배 이상 '훌쩍'

"25년부터는 전기차만 출시한다"
최근 자동차 A사의 발표는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시에서는 당장 내년과 내후년부터 택배용 화물차와 어린이용 통학차량의 경우 전기차만 신차 등록을 할 수 있습니다. 내연기관차의 퇴출이 빨라지고 있는 겁니다.
 

무공해도 '럭셔리' 입었다…1억원 이상 친환경차 판매량 1년새 30%↑

전기차에 대한 유인책은 보조금 지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9천만원을 넘어 정부 지원이 불가한 고급 전기차도 인기입니다. 사겠다는 사람들의 예약줄은 길기만 합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등 내연기관차만을 고집하던 브랜드들도 5년 안에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제 자동차 업계에서 전기차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잘나가는' 전기차. 매연도 소음도 없는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자동차라는 건 알겠는데, 지금의 상용화 속도가 정말 괜찮은 것일까요. 이제껏 주유소 걱정 없이 기름을 먹여가며 달려왔는데, 배터리 충전만으로 달려가야 합니다. 전기차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나는데,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잘 되어 있을까요.
 

친환경차 중에서도 '전기차'…3년 반 만에 두배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등록된 친환경 자동차는 지난달 기준 전체 차량의 4%를 넘었습니다. 매년 꾸준히 증가해오며 100만대를 돌파한 것입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친환경 자동차에는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전기차가 포함됩니다. 이 중에서 환경은 최대한 살리고, 돈은 최대로 아낄 수 있는 차가 바로 전기차입니다.
친환경차 중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요? 2017년에는 7.4%, 2018년 12%, 2019년 14.9%, 2020년 16.4%를, 올해는 7월 기준 18%를 차지했습니다. 2017년부터 약 3년 6개월 사이에 두 배 넘게 급증한 수치입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행정구역별 차이도 존재합니다. 단순 등록 대수만을 따진다면 전기차는 경기도(3만 1820대)-서울(2만 9325대)-제주(2만 3262대) 순으로 많습니다. 세 곳만 합쳐도 우리나라 전기차의 46.6%입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도와 서울에는 사람이 많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구 분포까지 고려하면 제주-대구-서울-대전 순으로 전기차가 많습니다. 차를 가진 제주 지역 사람 중 3.6%가 전기차를 가지고 있다는 뜻인데요. 경기도의 경우 내연기관차도 많아서, 3만대를 넘는 전기차는 전체의 약 0.5%에 불과한 수치입니다.
 

"전기차 타고 싶은데…충전은 괜찮을까요?"

전국 전역에 전기차가 달리면서 '나도 사야겠다'고 마음 먹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지난 6일 오전 성수동에 마련된 전기차 쇼케이스장을 찾은 A씨는 "아이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환경에 좋은 전기차를 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것 같아 꺼려지는게 사실"이라며 주저했습니다.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식은 충전 속도에 따라 급속 충전과 완속 충전으로 구분됩니다. 급속 충전기에서 충전할 시 방전 상태에서 완충까지 1시간 이내가 소요되고, 완속 충전기에서 충전할 시 완충까지 3~6시간이 소요됩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보통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급속 충전기가, 아파트와 같은 민간 시설에 완속 충전기가 배치되어 있는데요. 최대 6시간이라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처럼 보여도 "아파트 주차장에서 밤새 충전하면 크게 불편할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렇게 급속·완속 충전소를 모두 합쳤을 때 이달 기준으로 경기도 1만 8375개소, 서울 1만 44개소, 대구 5373개소, 경북 4844개소, 제주 4630개소, 경남 4592개소, 부산 4151개소, 충남 3571개소, 전남 3072개소, 인천 2817개소, 전북 2789개소, 강원 2693개소, 충북 2567개소, 광주 2467개소, 대전 2158개소, 울산 1388개소, 세종 797개소입니다.
그러나 지역마다 등록돼있는 전기차 대수가 달랐으니 단순한 개수는 의미 없습니다. 따라서 1개소 당 몇 대의 전기차를 부담하는 꼴인지 계산해봤습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기차 비중이 가장 컸던 제주는 1개소가 5.02대를, 대구는 2.64대를, 서울은 2.91대를 부담하는 격이었습니다. 광주가 충전소 1개소당 1.71대를 부담하는 격으로, 직관적으로 보면 가장 부담이 적었습니다.
 

주유소는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있을 것 같은데…전기차 충전소는?

하지만 여전히 '전기차 충전이 편하겠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최근 충전소 보급이 급증했지만, 앞서 말한 충전소는 '입주민만 이용가능한 충전소', '주말과 공휴일은 모두 운영하지 않음' 등 제약이 있는 충전소까지 포함한 통계여서 현실과의 괴리가 큽니다.
 
"주유소는 불안한 게 없잖아요. 어디를 가도 있을 거라는 당연한 믿음이 있는데, 전기차 충전은 이곳을 지나면 안된다는 마음이 들긴 합니다" (전기차 구매를 고려중인 강동구에 사는 B씨)
 
그래서 주유소와 비슷한 조건으로 맞춰 누구나 이용 가능하고, 운영 시간이 주유소와 비슷한 조건의 충전소를 선별해 비교해봤습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주유소와 '문턱없는' 충전소를 행정구역 면적으로 나눠 1개소가 어느 정도의 면적을 부담하는 격인지 계산해봤습니다.
서울에서는 전기차 충전소 1개소가 0.18㎢를 책임지니 부담이 가장 적습니다. 이는 서울 시내 주유소 1곳이 부담하는 면적보다도 적고, 전국에서도 가장 적은 면적이었습니다. 반면 강원도는 전기차 충전소와 주유소 모두 1곳이 부담해야 하는 면적이 전국에서 가장 넓었습니다.
수치만으로 보면 우리 주변에 충분한 것 같은 전기차 충전소. 그런데 왜 사람들은 아직도 '부족할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일까요. 정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집 근처에서 바로 보이지 않으면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서울시는 2025년까지 '걸어서 5분 거리 충전소'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개수보다도 충전 속도가 주유 속도의 최소 10배라는 점, 독자적인 충전 단자를 지녀서 특정 충전소만을 찾아 다녀야 할 수도 있다는 점 등 여러 변수들을 더욱 고려해야 할 때입니다.
전기차를 상용화시키는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환경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푸른 번호판'으로만 가득찰 도로의 모습이 그려지는데요. 우리의 노력으로 푸른 하늘을 더 빈번히 마주할 수 있길 꿈꿔봅니다.

0

0

© 2003 CBS M&C, 노컷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