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이 부산을 출발하기 전 신속항원검사키트를 챙기라는 지시를 국방부로부터 받았는데, 실무진이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해 문무대왕함에 싣지 않았던 사실이 확인됐다.
해군은 23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지난해 말 국방부에서 시달한 '신속항원검사 활용지침' 문서를 수령한 뒤 사용지침을 예하 함정에 시달했다"면서 "문무대왕함에도 신속항원검사키트 보급이 지시됐지만, 파병 전 격리와 실무부대 사이의 확인 미흡 등으로 적재하지 못한 채 출항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해 말 신속항원검사키트를 가져가라고 지시했는데, 해군 실무진에서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바람에 그러지 못했다는 뜻이다.해군은 청해부대 34진에 신속항원검사키트 대신 '신속항체검사키트' 800개만 보급했다.
신속진단키트 자체가 PCR 검사보다는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신속항체검사키트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항체가 만들어져야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신속항원검사키트는 보다 초기 단계에서도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앞서 해군은 청해부대 34진이 신속항원검사키트를 챙기지 않은 데 대한 비판에 "이를 구비하라는 것은 아니고, 정확도가 낮으니 유증상자 보조용으로 제한적으로 활용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명했는데 결과적으로 잘못된 설명이 된 셈이다.
이에 대해 해군은 "해군본부 의무실이 언론 문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군본부가 시달한 '신속항원검사키트 사용지침' 문서에 문무대왕함이 포함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잘못 설명했다"고 밝혔다.
문무대왕함에서는 지난 2일 처음으로 감기 증상자가 나왔지만 일주일 넘게 이 키트조차 쓰지 않고 10일에야 유증상자 40여 명에 대해 신속항체검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고, PCR 검사는 사흘 뒤에야 진행됐다.
신속항원검사를 했다면 격리 등 예방 조처가 조금 더 일찍 이뤄져 집단감염 규모를 줄였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