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
■ 대담 : 이낙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 박재홍> 한판승부 함께하고 계십니다. 저희가 앞으로는 이슈의 중심에 인물들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할 텐데요. 한판 인터뷰 첫 손님을 누구로 모실까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첫 손님으로 민주당의 주요 대권주자를 모셨습니다. 국민면접 1위로 통과하시고 대선 본경선에 안착한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전 대표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낙연> 안녕하세요.
◇ 박재홍> 반갑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진중권 작가와 김성회 소장도 함께합니다. 두 분도 좀 인사 나눠주시죠.
◆ 진중권> 안녕하십니까?
◆ 김성회> 안녕하세요.
◇ 박재홍> 먼저 예비경선 통과 축하드리겠습니다.
◆ 이낙연> 감사합니다.
◇ 박재홍> 8명에서 6명으로 줄었는데 간단한 소회랄까요?
◆ 이낙연> 앞으로 더 어려운 과정이 남아 있으니까요. 무슨 소감을 말씀드리는 것도 좀 어색하네요.
◇ 박재홍> 오늘 또 한판인터뷰에서 이낙연 후보님의 그동안 보지 못했던 참모습 또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일단은 예비경선 통과하시는 과정에서 엄중낙연이 아니라 사이다낙연, 돌직구낙연으로 불리고 계시는 건 알고 계시죠?
◆ 이낙연> 그렇습니까? 그 정도는 아닐 텐데요.
◇ 박재홍> 원래 좀 이런 모습이신가요. 아니면 변화를 추구하신 겁니까?
◆ 이낙연> 글쎄요. 둘 다 저겠죠. 둘 다 저일 텐데요. 대중 앞에 나가면 아무래도 목소리가 높아진다거나 좀 더 알기 쉬운 말을 쓴다거나 그렇게 되는 거겠죠.
◇ 박재홍> 먼저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 나서주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에 첫 번째로 이낙연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그 이유는 뭡니까?
◆ 이낙연> 우리가 지금 이른바 대전환기에 놓여 있죠. 국내적으로는 굉장히 많은 문제가 있죠. 갈등 또는 불평등, 불공정. 또 전반적인 빈곤화의 문제가 있고요. 그런가 하면 국제적으로는 우리 위상이 많이 올라가서 국제적인 신뢰를 유지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국내적인 과제들은 시행착오 없이 해결해야 하는 거고요. 해결할 만한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고 국제적으로는 모처럼 우리의 위상이 높아졌으니까 그에 걸맞는 품격과 신뢰를 지닌 리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외람되지만 거기에 비교적 근접한 후보가 저가 아닐까 그래서 우리 국민들께 지지를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 박재홍> '품격과 신뢰의 리더 이낙연이 돼야 된다' 라는 말씀 주셨습니다. 김성회 소장님과 진중권 작가님, 설득되셨습니까?
◆ 김성회> 일단 저는 지난 토론 과정에서 자주 뵀는데요. 영상을 통해서 뵀는데 그때 말씀말씀을 짧게 짧게 해서 알아듣기 쉽게 말씀하셔서 느낌 되게 좋았습니다. 지지 여부를 떠나서 이분이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구나가 딱 짚이니까 그건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요. 그런 모습이 당대표 때도 같이 나왔으면 되게 좋았을 텐데 당대표 때 이제 모호하던 부분이 후보가 되면서 선명해진 것. 이런 것이 저로서는 좀 관전포인트였습니다.
◇ 박재홍> 후보로서 더 긍정적인 변화가 있으셨다는 판단. 진중권 작가.
◆ 진중권> 품격은 느꼈는데 신뢰는 솔직히 좀 잘 못하겠습니다. 당대표 시절에 보여주신 모습들이 제가 알고 있던 그런 모습이 아니어서 솔직히 많이 실망을 했었거든요. 그리고 나쁜 말도 많이 했습니다, 밖에서.
◇ 박재홍> 첫 질문부터 굉장히 좀 세게 나오시는데 40분 정도 인터뷰를 통해서 두 분이 설득될 수 있을지 부드럽게 다시 한 번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안과 정책 얘기 들어가기 전에 우리 이낙연 후보님의 인생에 대해서 여쭙겠습니다. 최근에 어린 시절 사진들이 언론에 많이 공개되고 있죠.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 그리고 동아일보 기자 시절까지 한국 사회 엘리트 코스를 밟아오셨습니다. 지금 이제 유튜브로 화면이 나가고 있습니다. 후보님, 저 사진이 고등학교 때 사진인 거죠?
◆ 이낙연> 네. 왼쪽이 중학생, 오른쪽이 고등학생 때인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저 당시에 굉장히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시고. 지금 나오는 사진은 동아일보 기자 시절.
◆ 이낙연> 비쩍 말랐었고요. 제가 키가 조금 큰 편인데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때 3번이었어요. 앞쪽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컸죠.
◇ 박재홍> 그런데 알고 보면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고생을 좀 하신 것 같습니다.
◆ 이낙연> 많이 굶었고요. 그 당시에 1학년 때 가정교사 입주를 했다가 몇 달 못 있고 그다음에 사설 독서실에서 공짜로 지낸 것도 몇 달 있었고요. 선배나 친구네 하숙집, 자취방 전전하다가 굶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영양실조에 빠져서요.
◇ 박재홍> 영양실조요.
◆ 이낙연> 네. 군대 영장 나오자마자 군대 가버렸죠. 그래서 졸업식 참석을 못 했습니다. 연기 사유가 될 텐데 그것도 그냥 버틸 힘이 거의 바닥이 나서요. 영장 나오자마자 바로 입대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굉장히 생각보다 어려운 시절을 많이 보내셨는데 그렇다면 좀 지금 돌아와서 생각을 해 보시면 가장 뭐랄까요. 힘들었던 기억이 있으시다면 언제였을까요?
◆ 이낙연> 배고픔이죠.
◇ 박재홍> 배고픔.
◆ 이낙연> 네. 물로 배를 채운 때도 있었고요. 제 체중이 50kg 정도까지 떨어진 적도 있었고. 어지럽고 비문증이라는 증상이 있습니다. '문(蚊)'이 모기라는 문자죠. 모기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검은 점이 왔다 갔다 하는 그런 증상이, 그런 증상이 영양실조의 초기 증상입니다. 책을 봐도 검정 점이 왔다 갔다 춤을 추는 것 같은 비문. 모기가 날아다닌다.
◇ 박재홍> 그 배고픔이 어떤 젊은 시절 이낙연을 움직였던 에너지 근원이었습니까?
◆ 이낙연> 에너지까지 됐겠습니까마는 그러나 배고픔이 뭔지를 알고 또 청년의 절망이 뭔지는 체험해 봤다. 그 정도는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서 이제 김대중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계에 입문하셨습니다. 기자 시절부터 각별한 인연이셨죠?
◆ 이낙연> 네. 많이 편애를 받은 셈이죠.
◇ 박재홍> 편애요?
◆ 이낙연> 그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네요. 그 당시에는 제가 있었던 신문사가 가장 야당지였었죠.
◇ 박재홍> 동아일보.
◆ 이낙연> 네.
◇ 박재홍> 편애라면 사건을 중심으로 기억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어떻게 편애해 주셨습니까?
◆ 이낙연> 당신 승용차 옆자리에 늘 태워주시고.
◇ 박재홍> 취재기자를?
◆ 이낙연> 그리고 발표와 다른 말씀도 해 주셨고요. 그리고 당신의 서재에도 아무 때나 부르시기도 하고 많은 얘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믿기 때문에 그랬겠지만요.
◇ 박재홍> 신뢰 관계가 있었다. 어떤 점을 우리 이낙연 후보께 신뢰를 많이 하셨을까요?
◆ 이낙연> 글쎄요. 그때는 신문에 기사 종류에 따라 다른데 이른바 스트레이트 기사. 뉴스를 드라이하게 전달하는 기사는 기자 이름을 안 썼어요. 기자 이름을 안 써도 제가 쓴 기사는 알아보셨습니다. 이거 이 기자가 썼지 이렇게 알아보셨습니다. 어떻게 알아보셨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 박재홍>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이제 김성회 소장님과 진중권 작가님도 개인적인 스토리에 대해서도 질문 함께 나눠주시죠. 김 소장님부터.
◆ 김성회> 저는 기자 생활을 하시다가 정치인으로 변하신 모먼트에 대해서 많이 말씀을 드렸는데 실제 속 생각으로, 처음으로 언제쯤 돼서 '내가 정치도 해 볼까?' 이런 생각을 하셨던 때도 있었을 것 같은데. 기자 활동하시는 동안에.
◆ 이낙연> 저희 아버지가 청년 시절부터 야당 당원이었기 때문에 늘 정치 안에 있었다고 봐야 되겠죠. 그런데 89년이었습니까? 서경원 의원 밀입국 사건. 그때 처음으로 제가 제안을 받았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때 신문사의 해외 특파원으로 내정 통보를 받은 직후였습니다. 그래서 그때 제가 선택을 했어야 했는데 주저하지 않고 저는 해외 특파원을 선택했고 공천을 사양했었습니다. 그러다가 10년 후에 제가 신문사에서 할 일을 거의 다 한 것 같아서 처음으로 공천 제의를 수락하고 정치를 나오게 됐죠.
◆ 김성회> 처음 수락하셨을 때는 그러면 30대셨나요? 40대? 30대?
◆ 이낙연> 서른아홉.
◇ 박재홍> 기자 생활 21년 정도 하신.
◆ 이낙연> 총 다 하면 21년이었습니다.
◇ 박재홍> 당시에는 이제 기자들이 정당 출입처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동교동이나 상도동으로 직접 집으로 출근했다 이런 말씀도 하시던데 맞습니까?
◆ 이낙연> 네, 그때는 아침, 저녁으로 취재원을 뵙고 특히 아침 식사를 같이 하는 일들이 많이 있었죠.
◇ 박재홍> 그렇군요, 집에서?
◆ 이낙연> 네.
◇ 박재홍> 친밀도도 요즘 기자들과는 달리 특별했겠군요.
◆ 이낙연> 기자들 숫자도 꽤 있고 그래서요.
◇ 박재홍> 그런 인연을 바탕으로 정계에 입문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국민들에게 이낙연이라는 이름을 각인시켜준 건 국무총리 시절이었는데요. 당시 지지율도 굉장히 정점을 찍었습니다. 어떤 요인이 우리 이낙연 후보님을 국민들의 큰 지지를 받게 했다 판단하시는지?
◆ 이낙연> 두 가지였겠죠. 하나는 총리로서 제 앞에 닥친 일, 특히 재난재해에 집중력을 발휘해서 대처했던 것은 사실이고요. 결과도 좋았었습니다. 또 하나는 국회 답변 과정이 실시간 중계가 되었고요. 그때 제가 본회의 답변에 나섰던 첫날 실검 1위에 올랐었습니다.
◇ 박재홍> 기억납니다.
◆ 이낙연> 그래서 어떻게 정부 측이 의회의 스타가 될 수 있느냐 그런 농담도 듣고 그랬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018년 10월 1일 국회 본회의 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김성회> 제가 제 SNS에다가 질문해야 될 걸 올려달라고 5분 전에 올렸는데요. 50개 정도 쏟아졌는데 그중에서 간단한 거 2개만. 도지사, 총리, 당대표, 대권후보, 대선후보 이렇게 네 가지를 다 경험을 하셨지 않습니까? 드문 경우인데 넷 중에 뭐가 제일 힘든지?
◆ 이낙연> 현재가 제일 힘들죠.
◆ 김성회> 그리고 또 하나 짧은 질문인데요. 동교동계 얘기가 나왔으니까. 동교동계 원로들하고는 지금도 연락을 하시거나 혹시 좀 정치적 고견을 듣고 계신지?
◆ 이낙연> 아주 드물게 뵙습니다. 몇 달에 한 번 정도.
◇ 박재홍> 진중권 작가도 추가로 질문하실 거 있으시면?
◆ 진중권> 뒤에서 현안 얘기 나올 때.
◇ 박재홍> 현안 나올 때 질문을 이어가도록 하고요. (국무총리 시절) 당시에 굉장히 야당의 공격을 많이 받으셨습니다. 그런데 전혀 밀리지 않고 조목조목 받아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죠. 그래서 국민들께서도 많이 좋아하시고 인상적으로 기억을 하시는 것 같은데 뭐랄까요, 저도 방송하는 입장에서도 굉장히 많이 놀랐었습니다. 당시 어떤 질문이 나올지 미리 예상을 하셨던 겁니까?
◆ 이낙연> 그 반대죠. 보통 의원들이 질문을 하실 때는 하루 전까지 질문요지를 제출하게 되어 있는데 대체로 야당 원들은 제출을 않습니다. 좋은 답변, 자기가 원하는 답변을 얻고자 하는 분은 미리 요지를 내놓고 심지어는 답변을 이렇게 상의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또 일부 야당 의원들은 골탕먹이는 게 목적인 경우도 있어요. 그럼 질문 요지를 안 내죠. 화제가 됐던 것은 거의 전부가 질문 요지가 없었던 경우였습니다.
◇ 박재홍> 야당 의원을 상대했던 당시의 본인에게 점수를 준다면 몇 점 줄 수 있을까요?
◆ 이낙연> 미안한 일이죠. 의원님들 얼마나 속상했겠어요.
◇ 박재홍> 그냥 미안한 마음으로?
◆ 이낙연> 그럼요. 제가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죠.
◇ 박재홍> 이렇게 이제 순발력 있게 답변도 잘하시고 촌철살인 멘트도 유명하셨습니다마는 더러 또 후보자로서 실수나 또 실책도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럴 때는 측근들 중에서 조언이나 쓴소리를 하시는 분도 계십니까?
◆ 이낙연> 있죠.
◇ 박재홍> 누구입니까? 누가 있을까요?
◆ 이낙연> 제일 세게 하는 사람은 정운현 씨.
◇ 박재홍> 어떻게 조언을 많이 하십니까?
◆ 이낙연> 무섭게 합니다. 무섭게 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사실은 모시는 분께 그렇게 세게 하기는 쉽지 않은데 큰 신뢰 관계가 있으신가 보군요.
◆ 이낙연> 네.
◇ 박재홍>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만나고 있습니다. 후보자의 주요 정책과 현안에 대한 이야기 계속 이어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