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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컨저링3' 시리즈 지탱해온 믿음을 논하다



영화

    [노컷 리뷰]'컨저링3' 시리즈 지탱해온 믿음을 논하다

    외화 '컨저링3: 악마가 시켰다'(감독 마이클 차베즈)

    외화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스포일러 주의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은 힘을 발휘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 휘둘리는 인간들은 얼핏 나약한 존재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간들의 강력한 사랑과 믿음은 악마라 불리는 존재를 이겨내는 힘을 갖기도 한다. 돌아온 '컨저링' 유니버스의 새로운 이야기 '컨저링3: 악마가 시켰다'는 시리즈의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사랑과 믿음에 관해 이야기한다.

    1981년 미국 코네티컷 주 브룩필드 마을에서 193년 마을 역사상 첫 번째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열아홉 살 청년 존슨이 술집에서 술에 취해 집주인을 단도로 수차례 공격해 살해한 것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경찰에 붙잡힌 존슨은 여자친구의 동생인 열한 살 데이빗에게 붙어 있던 악마가 자신에게 옮겨와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한다.

    누나의 증언에 따르면 데이빗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채 깨어나거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목이 졸리고, 주변 사람들을 때리거나 욕을 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인 바 있다. 존슨의 변호인은 재판 당시 존슨이 악마 때문에 고통 받는 피해자라며 미국 최초로 살인 사건을 악마의 짓이라 규정하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악마 빙의 재판으로 기록됐다.

    외화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초자연 현상 연구가인 워렌 부부의 사건 파일 중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아르네 존슨 살인사건'을 소재로 돌아온 이 영화는 '컨저링' 유니버스의 새 시리즈다.

    '컨저링' 시리즈는 초자연 현상 연구가인 에드 워렌, 로레인 워렌 부부의 사건 파일 속 실제 사건을 재구성해 많은 영화 팬의 사랑을 받아온 공포영화다. 보통 악령이 깃든 집을 배경으로 악령에 의해 고통 받는 가족과 이들을 괴롭히는 악령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가족애와 워렌 부부 사이의 믿음이 영화를 가로지른다.

    또한 시리즈는 오프닝부터 간략한 설명과 함께 해당 이야기가 '실화'임을 강조한다. 실화라는 단어를 본 관객들에게는 해당 단어가 뇌리에 머물게 되면서 영화 내내 강조되는 피해자 가족들의 증언들, 그리고 사건을 뒤쫓는 과정과 기현상을 마주하며 어쩌면 정말 있었던 일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외화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컨저링' 시리즈의 공포는 바로 이러한 현상에 관한 의심에서 일어난다. 사람들의 일관된 증언, 처음부터 악마의 소행이라 단정 짓지 않고 실체적 근거를 통해 실제 악마의 짓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려는 워렌 부부의 조사 과정, 그리고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봄 직한 악령 빙의 현상 등이 관객들의 의심을 확신으로 기울게 만든다.

    사실과 미묘한 허구적 이야기로 들리는 실화 사이를 교묘하게 넘나들고, 그렇게 이야기는 진실에 가까워진다. 그렇게 현실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역시 커지면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이번 '컨저링3'는 그동안 이 시리즈가 선보인 이러한 의심에서 확신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다소 부족해지면서 기존과 같은 공포감을 반감시킨다. 악령과 악령 들린 집이라는 공간에 한정됐던 이야기에 재판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더해진 탓일 수도 있다.

    이는 동시에 악령 들린 집과 그 집에 사는 가족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졌던 이야기가 외연을 넓히며 보다 확장하려는 움직임일 수도 있다. 워렌 부부의 활동이 향후 이어질 시리즈에서 어떤 세계로 나아갈지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외화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또한 '컨저링3'에서는 이야기의 중심 역시 귀신 들린 집에서 '인간'으로 무게중심이 넘어왔다. 그리고 이전 시리즈보다 워렌 부부가 좀 더 중심에 위치하게 된다. 그러면서 보다 인간적인 이야기, 즉 공포감 사이를 가로질렀던 사랑과 믿음에 관한 소재가 더욱 강화된 특징을 보인다.

    물론 이전 시리즈에서도 가족애와 믿음 등을 중요시했지만, 이를 보다 전면적으로 앞세웠다. 살인을 저지른 어니 존슨이 여자친구 데비의 동생 데이빗에 깃든 악령을 자신의 몸으로 받아들인 것도, 그런 어니를 데비가 끝까지 지킬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사랑 덕분이다. 그리고 이들을 도운 워렌 부부의 유대와 사랑이 사건을 해결하는 가장 큰 열쇠다.

    사실상 이번 시리즈는 시리즈 내내 언급해온 에드 워렌과 로레인 워렌 사이의 믿음과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사람들이 그들의 연구와 활동을 믿지 못할 이야기로 치부하던 때나 위기의 순간마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음을 이야기한다. 믿음과 사랑이 있었기에 그들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이다.

    그렇게 '컨저링3'는 그들이 이야기해온 믿음과 사랑을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공포스러운 초자연적 현상에 맞설 수 있었던 원동력의 실체를 관객들에게 직접 확인시켜준다. 오랜 시간 시리즈를 함께해온 배우 베라 파미가와 패트릭 윌슨이 빚어내는 우정과 연대의 힘 역시 영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111분 상영, 6월 3일 개봉, 15세 관람가.
    외화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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