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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디즈니·픽사, 두 한국인 애니메이터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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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디즈니·픽사, 두 한국인 애니메이터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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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 '루카'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 화상 라운드 인터뷰
    빛이 없는 공간에 빛을 부여하다…3D 애니메이션에 색 입히는 라이팅 아티스트
    카메라 앵글부터 장면 전환까지…카메라 연출 디자인하는 레이아웃 아티스트
    '루카', 서정적인 색채로 이탈리아 해변마을과 상상의 공간 오가
    다양한 기회·다문화 공존하는 '꿈의 공장' 디즈니·픽사 작업에 만족도 높아
    "큰 가능성 지닌 한국 애니메이터들 재능 선보일 수 있는 기회 많아지길"

    디즈니·픽사 '루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픽사 '루카'는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바다 괴물 루카와 알베르토의 모험을 그린 영화다. 파란 하늘과 바다, 그리고 눈부신 햇살의 반짝임이 가득한 영화 속 세상을 구현한 중심에는 두 명의 한국인 애니메이터가 있다.

    3D 공간 안에서 빛으로 시간과 공간, 장소, 분위기를 연출하는 일종의 '조명' 담당인 라이팅 아티스트인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 그리고 영화로 치면 촬영 감독의 역할을 담당한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3D 애니메이션에서 시네마토그래피(영화 촬영 또는 영화 제작 기술. 영화 촬영기나 영사기를 사용하여 촬영하는 기술과 영화 제작 전 과정)는 그래픽 세상을 현실감 있게 탄생시키는 중요한 작업이다. 지난 9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와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에게서 '루카'의 아름다운 풍광과 캐릭터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즈니·픽사 '루카'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라이팅&레이아웃 아티스트, '루카'에 청량한 색채를 입히다

    - 두 분의 직업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루카'에서 각자 어떤 역할을 담당하셨나요?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이하 조성연) : 3D 공간에서는 해가 없잖아요. 해와 별, 하늘까지 저희가 다 만듭니다. 간단하게 그림을 그렸을 때 맨 마지막에 색칠하는 부서라고 생각하면 돼요. 마지막 색칠로 모든 것을 완성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습니다. 색깔을 담당하다 보니 예쁘게 하는 데서 오는 성취감이 있죠. 루카와 알베르토가 해가 질 때 탑 위에서 대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하늘 색깔과 노을은 제 담당이었어요. 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 동영상으로 그 마을에 어떻게 실제 해가 지는지, 어떤 색으로 해가 지는지, 어떤 색으로 마을이 반짝거리는지 많이 봤어요.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이하 김성영) : 쉽게 말하면 카메라 연출 부서인데, 제가 오프닝 시퀀스 전체를 담당했어요. 바다 괴물이 수면 위로 살짝 나왔다 들어가는 것 등을 연출할 때 바다 괴물이 얼마나 가깝게 보일지, 보일 듯 말듯 찍을지 렌즈 값이나 카메라 움직임 등을 연출하죠. 그리고 이 장면과 다음 장면을 어떻게 연결할지, 전체를 디자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실사 영화와는 다르게 한 시퀀스를 맡으면 전체적인 카메라 연출을 디자인한다는 장점이 있어서 단편 영화를 연출하듯 재밌게 작업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죠.

    디즈니·픽사 '루카'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여름날 바다와 해변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 그런지 태양 빛과 이로 인한 반짝임이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동화적인 색채도 눈에 띄었습니다. '루카'에서 영화의 전체적인 색감과 톤을 세팅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지점은 무엇인가요?

    조성연 : 청량한 여름을 표현하기 위해서 수채화 느낌을 많이 냈어요. 실제로 특히 상상하는 장면 같은 경우는 수채화 붓 터치, 크레용 느낌, 종이 질감까지 다 표현했죠. 그게 다른 영화와 차별을 둔 점이에요. 채도도 깨끗한 느낌의 채도라는 점이 다른 영화와 다르죠. 거기에 중점을 뒀어요. 이탈리아에 가보면 골목마다 빨래가 널려 있거든요. 그러한 이탈리아 마을의 독특한 점을 표현하기 위해서 빨래 섀도우를 굉장히 많이 넣었어요.

    김성영 : 기본적으로 감독님이 연출하셨던 단편 '라 루나'(La Luna)를 보면 달이 어떻게 반달이 되고 보름달이 되는지에 관한 아이디어를 아기자기하게 표현하는 걸 좋아하시죠. 큰 서사나 '소울'에서 나온 삶과 죽음에 관한 인생의 큰 명제를 다룬다기보다 아기자기한 마을에서 소소한 주제를 예쁘게 담고 싶어 하는 부분이 강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집중했어요.

    - 루카가 바다와 해변 마을 그리고 상상의 공간을 두루두루 오가는데, 각각의 공간에 따라 서로 다른 세계가 가진 느낌이 다릅니다. 이에 각각의 공간이 갖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캐릭터의 동선 등에 있어서도 어떤 식으로 접근했는지 궁금합니다.

    김성영 : 실제 세계는 진짜 실제 세계처럼 찍었어요. 카메라도 크레인에 달려 있는 것처럼 찍고 삼각대 위에 올려놓은 것처럼 찍었어요. 상상의 세계는 루카와 함께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으로 연출했죠. 카메라 샷 자체도 하나의 샷이 길게 연결되도록 롱 테이크를 많이 썼는데요. 그런 부분에서 차이를 두면서 촬영했습니다.

    디즈니·픽사 '루카' 프로덕션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실제 세계와 상상의 세계 오가는 '루카'의 핵심은 캐릭터와 수채화 스타일

    - 바다 괴물의 비늘이나 색깔 등 외형적인 부분이나 변신 모습 등 캐릭터에도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습니다.

    김성영 : 루카의 변신은 히어로적인 부분이 있어요. 특히 루카와 알베르토가 싸운 후 알베르토 혼자 바다 괴물로 변하는 장면이 있는데, 석양을 등지고 마치 바다에서 진짜 몬스터가 일어나듯이 카메라 앵글을 위에서 아래로 하고, 변신 과정도 디테일하게 보여주죠. 이런 부분은 특별히 히어로 장면을 생각하면서 찍었어요.

    조성연 : 변신하는 장면이 라이팅(Lighting)에서도 어려웠어요. 물을 맞으면서 변신해야 하는데 물이 동기가 되어 변신하긴 하지만, 또 물이 너무 어색하게 튀면 안 되거든요. 그 부분을 고치고, 고치고, 고치고 그래서 감독님이 오케이 할 때까지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장면이었죠. 그리고 루카와 알베르토의 몬스터 눈이 무섭지 않게 하면서도 몬스터 눈으로 보이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죠. 비늘이나 젖은 느낌의 음영표시도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노력했고요.

    디즈니·픽사 '루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감독님마다 선호하는 촬영 스타일이 다를 텐데,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님은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는 분이셨나요?

    조성연 : 감독님이 그림을 되게 잘 그리세요. 수채화를 특히 잘 그리셔서 수채화 관련 이야기책도 내셨어요. 이 영화도 제가 알기로는 그림 같은 영화, 스토리 북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라이팅 같은 경우는 채도도 높고 워터 칼라 기법에 중점을 뒀어요. 수채화 느낌의 물이 번지는 느낌, 수채화 종이 텍스처를 차용해서 썼죠. 그리고 이게 상상의 도시면 제 상상대로 할 텐데, 이탈리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그 나라 특유의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조사하는 게 힘들지만 재밌었어요.

    김성영 : 감독님들마다 촬영 선호 스타일이 상당히 달라요. '인크레더블' 브래드 버드 감독님은 그래픽 노블같이 선 같은 게 딱딱 떨어지는 식으로 배경이 잡히길 원했고, '코코' 리 언크리치 감독은 예를 들어 방을 찍더라도 캐릭터 뒤에 코너가 있길 원한다. 깊이감이 생기도록 말이죠. 엔리코 감독님은 그런 배경보다는 캐릭터가 얼마나 사랑스럽게 보일 것인가 이런 부분에 더 집중하셨어요. 캐릭터 클로즈업은 거의 다 50㎜(렌즈) 카메라로 찍었어요. 캐릭터가 최고의 모습으로 보일 수 있는 렌즈 값을 정해서 진행했죠.

    고민이 들었던 장면은 아무래도 실제 세계와 상상의 세계를 오가는 장면이 많다 보니 중간에 전환되는 장면이 많아요. 어떻게 자연스럽게 상상의 세계로 넘어갈지, 그게 창의적이어야 했기에 되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루카가 망원경을 통해 하늘을 바라보다 갑자기 상상의 세계로 빠져드는데, 어떻게 행성 위로 떨어지는 장면으로 전환할 것인가 고민했죠.


    디즈니·픽사 '루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다양한 기회·다문화 공존하는 '꿈의 공장' 픽사…가능성 많은 韓 애니, 기회 확대되길

    - 디즈니·픽사에서 일한다는 것은 어떤 경험인가요?

    김성영 : 픽사가 '꿈의 공장'이라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도 여러 직원에게 기회가 돌아가고 있어요. 기회의 문을 공평하게 주려고 최대한 노력하는 게 보여서 그런 부분에서 일하기 좋은 직장인 것 같아요. 그리고 필름이 중심이 되는 스튜디오다 보니 오랫동안 일을 하면서도 매번 새로운 세계에서 새로운 것을 찍고, 새로운 것을 공부해야 하는 느낌이에요. 오래 일을 해도 오래 일한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든다는 점도 매력이죠. 물론 완벽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고 구설수도 있었지만, 그런 부분도 숨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고쳐 나가려 하죠.

    조성연 : 픽사는 다문화를 존중하는 분위기에요. 실제로도 영화도 여러 문화를 소개하는 영화를 만들고 있죠. 직원들도 다민족이 일하고 있어서 제가 한국인으로서 일하는데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요. 그리고 노력한 결과물인 영화를 거의 모든 분이 사랑해주시기 때문에 만족감이 높아요.

    - 최근 한국 애니메이션들도 많은 발전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성영 : 한국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예전보다 많이 발전했지만, 아쉬운 점은 연속해서 극장판을 만들어갈 수 있는 스튜디오가 없다는 게 단점인 것 같아요. 노하우 등을 물려주는 게 아니라 단발성으로 만들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전문가도 조금 부족한 편이 있고요. 연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스튜디오가 나온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 그 부분이 아쉽죠.

    조성연 : 요즘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활발하지 못해서 아쉬운데,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독립영화는 꾸준하게 성과를 내는 거 같아요. 그분들이 상업영화로 진출할 수 있는 연결고리랄까, 후원이 있어서 그분들의 재능을 많은 분에게 선보이면 좋겠어요.

    디즈니·픽사 '루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마지막으로 '루카'를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에게 관전 포인트를 전해주세요.

    조성연 :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마음을 회상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도전하고 싶은데 두려움이 많은 자녀분이 있거나 친구가 있다면 같이 가서 관람하면 우정도 쌓이고 응원과 용기를 얻는 영화가 될 거예요.

    김성영 : 여행 가기 힘든 시기라 큰 스크린에서 볼만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가 찍을 때도 아름다운 풍경 등을 서정적인 카메라 움직임으로 담아내 경치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했거든요. 큰 스크린에서 보면 감동이 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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