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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發 '괴담'…10년 몸집 불린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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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시마 원전發 '괴담'…10년 몸집 불린 '괴물'

    SBS 제공

     

    15일(토) 밤 11시 10분 방송될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둘러싼 일본 내 괴담을 살펴보고, 그와 관련한 논쟁을 짚어본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취재를 너무 깊게 했다. 그것이 화를 불러왔다. 그의 죽음에 대해 파헤칠 용기 있는 언론인이 일본에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 가타야마 나츠코(도쿄신문)

    인터넷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검색하면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아사히 TV 소속 이와지 마사키 PD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한 연이은 특종으로 그 참상을 일본인들에게 알려 왔다.

    그렇게 마사키 PD는 방사능 폐기물 민가 무단 매립, 방사성 물질 피폭 초등학생 등 그의 카메라는 원전 사고 수습 실패를 감추기 급급해 온 도쿄전력과 일본 당국의 치부를 가감 없이 파헤쳤다.

    "옆 테이블에 앉아 몰래 카메라를 찍었습니다. 압박의 일종이죠. 2차, 3차 자리까지 따라오다가 전철까지 미행했습니다." - 이마니시 노리유키(주간 아사히 기자, 마시키 PD 동료)

    마사키 PD 동료 이마니시 노리유키 기자는 후쿠시마 사고를 취재할 당시 분위기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간 나오토 총리 몰락에 이은 자민당 집권 이후 언론은 후쿠시마 원전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무언의 압박과 감시 탓이었다. 마사키 PD는 이런 상황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취재에 몰두했다.

    지난 2014년 8월 노리유키 기자는 마사키 PD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자택에서 연탄을 피워놓고 마사키 PD가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큰 혼란에 빠졌다. 마사키 PD는 사망 직전까지 후쿠시마현 갑상선 암 환자들을 취재해 온 까닭이었다.

    얼마 뒤 노리유키 기자는 인터넷에서 마사키 PD와 관련된 괴담을 접한다. 마사키 PD가 후쿠시마의 진실에 너무 깊이 발을 들인 나머지 당국에 의해 '자살을 당했다'는 이야기였다. 그가 사망한 방의 바깥이 테이프로 밀봉돼 있었고, 이는 명백한 타살 흔적임에도 일본 당국이 이를 은폐했다는 것이다.

    마사키 PD를 알고 지낸 수많은 작가, 언론인들이 의혹의 목소리를 높였으나 2021년 지금까지 그의 죽음은 괴담으로 남아 있다.

    후쿠시마 원전 괴담은 지난 10년간 수없이 쌓여 왔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기형 생물 사진부터 후쿠시마 농산물을 시식한 연예인들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져 방송가에서 사라졌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그 면면도 다양하다. 일본 현지인들은 당국의 정보 은폐와 언론의 취재 부족 탓에 불신의 시간이 길어진 탓이라고 진단한다.

    "통제되고 있다고 해도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몰래 버리고 있을 겁니다." - 후쿠시마 어민

    이 와중에 사실로 밝혀진 괴담이 있다. 폐기된 원자로에서 매일 발생하는 수백 톤의 유독한 오염수가 바다에 몰래 버려지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놀랍게도 이는 괴담이 아니었다. 일본 당국은 유독 방사성 물질이 담긴 오염수의 통제에 종종 실패했고 매번 이를 뒤늦게 인정했다.

    아베 총리가 IOC총회에서 "오염수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음에도 도쿄전력이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떤 근거로 오염수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인지, 오염수의 처리는 어떤 방식으로 행하고 있는 것인지, 오염 처리수는 안전한 것인지 일본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면서 일본 내 괴담 소재가 됐다.

    급기야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공식 발표를 했다. 일본 당국이 오는 2023년 방류 일자를 확정하자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은 격렬히 반발했다. 한국 대학생들이 삭발식을 감행하고, 한국 어민들은 어선 150여척을 띄워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수산물을 먹을 수 없게 된다는 괴담이 돌고 있다.

    그런데 도쿄 전력이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오염처리수 성분을 분석해 본 대다수의 한국 원자력 전문가들은 의외의 말을 한다.

    "일본 수상이 마실 수 있는 물이라고 했는데. 사실 마실 수 있는 물이죠." -주한규 교수(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이들은 "오염수를 마셔도 괜찮다"는 아소 다로 부총리 말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오염수 자체는 위험하지 않고, 오염수 방류의 진짜 피해는 방사성 물질이 아니라 괴담으로 인한 스트레스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논쟁의 여지는 높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오염수를 둘러싼 국내외 찬반론자들 이야기를 들어보고, 오염수 처리의 직접적인 주체인 도쿄전력과 IAEA 국장에게 직접 해당 사안에 대해 묻는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우리나라 여당과 야당 모두 오염수 방류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일본은 오래전부터 오염수의 방류를 언급했다"며 "다시 말해 오염수 그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 혹은 오염수 처리와 관련한 절차적인 의무(주변국 고지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시간은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그간 어떤 질문과 지적을 했고 어떤 대답을 들었을까"라며 "이 질문을 시작으로 추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한국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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