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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위기 몰린 극장들, 정부 지원 호소…"실질적 지원 필요"



영화

    폐업 위기 몰린 극장들, 정부 지원 호소…"실질적 지원 필요"

    전국 영화관업계 관계자, 12일 정부 대책 촉구 기자회견 열어
    개봉 지원금·금융 지원 등 영화관 구제 위한 실질적인 제도 마련 촉구
    독립·예술영화관 상황은 더욱 열악…특별 지원 프로그램 절실
    "적자 증가 속 영화발전기금 납부도 힘들어…정부, 현실 고려한 대책 마련해야"

    한국상영관협회, 한국예술영화관협회,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씨네Q 등 멀티플렉스 4사, 각 멀티플렉스 위탁사업주 대표 등 영화관업계 관계자들이 12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최영주 기자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극장을 찾는 발길이 현저히 감소하며 통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제작사나 배급사 역시 신작 개봉을 연기하고 이에 따른 관객 감소와 적자 증가의 악순환이 계속되자 폐업 위기에 몰린 극장들이 정부에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상영관협회, 한국예술영화관협회,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씨네Q 등 멀티플렉스 4사, 각 멀티플렉스 위탁사업주 대표 등 영화관업계 관계자들은 12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2020년 12월 31일 기준 전국에서 영업 중인 극장 수는 474개로 전년 대비 39개(7.6%) 감소했다. 스크린 수 역시 3,015개로 전년 대비 64개(2.1%)가 줄었으며 좌석 수도 2.4%가 감소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2011년 이후 지속해서 증가해 온 전국 극장 수가 코로나19로 인한 휴·폐관의 영향으로 인해 처음 감소하게 된 것이다.

    2020년 휴관 극장은 임시휴관을 포함해 총 55곳, 폐관 극장은 총 17곳으로 파악됐으며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극장이 입은 타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작은영화관의 경우 기준일 현재 운영 중인 곳은 총 18곳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상태다.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 개봉 지원금·금융 지원 등 영화관 구제 위한 실질적인 제도 마련 촉구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다 보니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은 지원 요청 호소문을 통해 "극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지침에 따라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늘 지원에서 배제돼 왔다"며 "영화발전기금은 극장을 포함해 영화업계 발전이나 구제를 위해 당연히 쓰여야 하는 돈이다. 그런데도 이 중 일부를 전용해 사용하는 것조차 정부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제약을 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영화산업을 방치하면 제2의 기생충, 제2의 봉준호, 제2의 윤여정을 기대할 수 없다. 즉시 과감히 영화발전기금을 전용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위급하고 꼭 필요한 곳에 쓰여야 한다"며 "이와 별개로 정부는 영화산업을 기간산업으로 보고 과감한 지원예산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영화관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에 △영화 개봉을 독려할 수 있는 개봉 지원금 및 입장료 할인권 지원 △2021년 영화발전기금 납부 전면 면제 △임대료 및 금융 지원 △단계별 음식물 취식 완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 독립·예술영화관 상황은 더욱 열악…특별 지원 프로그램 절실

    멀티플렉스도 극심한 운영난을 겪는 상황에서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는 독립·예술영화관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2020년 전체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는 466만 명으로 전년 대비 약 42.5% 감소했고, 전체 독립·예술영화 대비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관객 수와 매출액 비중은 각각 16.3%와 16.0%로 지난해 대비 크게 감소했다.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최낙용 대표는 "지금 전국의 독립예술영화관들은 존폐를 고민해야 하는 백척간두에 서 있다"며 "지난 20여 년간 어렵게 한국 영화 문화의 기본 토대를 만들어온 문화적 공간인 독립·예술영화관의 인프라가 붕괴 직전이다. 인프라의 속성상 일단 무너지고 나면 복구하기가 쉽지 않다. 독립예술전용관이라는 문화예술 인프라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지난 20년간 변화가 없는 영화관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와 이 재난 상황을 견뎌낼 지원 프로그램이 수립되지 않으면 전국의 독립예술영화관 대부분이 앞뒤를 다투며 폐업하는 일이 현실이 될 것"이라며 "영화 산업과 문화의 지속 가능한 번영의 근간이 되는 독립예술영화계, 특히 독립예술영화관의 생존책을 정부가 마련해 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예술영화관협회는 정부에 △별도의 독립예술 영화관 코로나 특별 프로그램 지원 사업 설치 및 긴급 예산 편성 △기존 독립예술영화관 운영지원 사업의 전체 사업비 확대 △기초·광역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독립예술 영화관의 어려움 파악 및 지원방안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에 나설 것 등을 요청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 적자 증가 속 영화발전기금 납부도 힘들어…정부, 현실 고려한 대책 마련해야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매월 납부하는 영화발전기금 부과금(입장료의 3%)을 내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금의 실질적인 활용 방안과 정부의 대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위탁사업주인 임헌정 CGV 칠곡점 대표는 "지난해 영화관은 대부분 엄청난 적자를 봤다. 사실상 2020년 영화발전기금을 내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사실 지금 우리가 발전기금을 낼 돈도 없다. 지금 상황에서 지난해 발전기금을 내라는 건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영진위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영화관과 배급사 사업 유지를 위해 진행하는 '2021년 코로나19 극복, 영화관 특별기획전 지원사업'만 봐도 지원대상이 2020년 2월~10월에 해당하는 영화발전기금 전액을 완납한 영화관이다.

    임 대표는 "영화관은 덩치가 큰 만큼 임대료, 관리비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2월 18일부터 지금까지 버텨온 게 대단하다고 할 정도다. 우리 회사가 총 9군데 영화관을 갖고 있는데 2019년 매출 280억원에서 작년 매출액이 80억으로 떨어졌다"며 "이대로 계속된다면, 단언컨대 1년 뒤에는 우리나라에서 영화관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정부 차원에서 이번에 꼭 도와주셔야 하는 시기"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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