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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3개 담화 동시발표…대남·대미 압박 “최고존엄 모독 상응조치 강구"



통일/북한

    北 3개 담화 동시발표…대남·대미 압박 “최고존엄 모독 상응조치 강구"

    美 대북정책 검토 완료 다음날 대남대미 3개 담화 동시 발표
    北 김여정 대남담화 “대북 전단 살포에 상응행동 검토”
    北 미국국장 대미담화 “미 집권자 대단히 큰 실수…상응조치 강구”
    北 외무성 인권담화 “최고 존엄 모독…가장 강력히 대응”
    美 대북정책의 원론적 내용에 北 불만 드러낸 것으로 보여
    전문가 “美 대북정책 발표 및 한미정상회담 개최 앞둔 기싸움”
    전문가 “3개 담화 동시 발표로 향후 행동의 명분 찾는 듯”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북한은 2일 김여정 부부장과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 세 건을 연달아 발표해 우리 정부와 미국을 향한 압박과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은 탈북민의 최근 대북전단살포에 대해 “책임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근 연설과 미국의 북한 인권 비판 등에 대해서는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미국 집권자는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큰 실수를 했다”고 비난했다.

    미국이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했다고 확인한 다음 날 세 건의 담화를 동시에 발표해 대남·대미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미국이 대북정책 검토 완료를 확인한 뒤 밝힌 원론적인 입장, 즉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달성과 관련해 기존의 일괄타결방식과 전략적 인내를 모두 부인하며 “북한과 외교를 모색"한다는 미국의 실용적 접근에 대한 북한의 불만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담화 “무별한 망동 방치한 남조선 당국이 책임지게 될 것”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탈북민의 최근 대북전단살포에 대해 “남조선 당국이 이번에 무분별한 망동을 또 다시 방치해두고 저지시키지 않았다”며, “우리는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들의 준동을 우리 국가에 대한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면서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정은 그러면서 “우리가 어떤 결심과 행동을 하든 그로 인한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더러운 쓰레기들에 대한 통제를 바로하지 않은 남조선 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도 이제는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권정근 미국국장, 바이든 미 대통령 연설에 “묵과 못해…부득불 상응조치 강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의회연설에서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통해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 담화를 통해 “미국 집권자는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큰 실수를 했다”고 비난했다.

    권정근 국장은 바이든 미 대통령의 연설을 거론하며 “미국의 새로운 대조선정책의 근간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선명해진 이상 우리는 부득불 그에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정근 국장은 “우리를 미국과 세계의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걸고 들면서 외교와 단호한 억제를 운운한 것은 미국 사람들로부터 늘 듣던 소리이며 이미 예상했던 그대로”라면서도 “그러나 미국 집권자가 첫 시정연설에서 대조선 입장을 이런 식으로 밝힌 데 대해서는 묵과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북 외무성 대변인 “미 새 정부 어떻게 상대할지 명백한 답변 줘”

    북한은 특히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라며 북한 인권상황을 최근 비판한 것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미국이 이번에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한 것은 우리와의 전면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로 되며 앞으로 우리가 미국의 새 정권을 어떻게 상대해주어야 하겠는가에 대한 명백한 답변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부인하고 '인권'을 내정간섭의 도구로, 제도전복을 위한 정치적 무기로 악용하면서 '단호한 억제'로 우리를 압살하려는 기도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이상 우리는 부득불 그에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해나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의 이번 도발을 우리 국가의 영상에 먹칠을 하려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으로, 우리의 국가주권에 대한 공공연한 침해로 낙인하면서 준열히 단죄한다”며, “우리는 이미 목숨보다 더 귀중하고 가장 신성한 우리의 최고존엄을 건드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그가 누구이든, 그것이 크든 작든 가장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는데 대하여 명백히 밝혔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세 건의 담화를 연달아 발표하기 전날인 1일 미국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검토를 마친 대북정책과 관련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가 유지된다면서 "우리의 정책은 일괄타결 달성에 초점을 두지 않을 것이며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특히 “우리의 정책은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있고 (외교를) 모색하는 실용적이고 조정된 접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발언은 북한이 그동안 요구해온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 철회 등에 대한 언급 없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위해 ‘북한과 외교를 모색하는 실용적 접근’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따라서 북한이 담화 3건을 동시에 발표해 우리정부와 미국을 향해 압박과 경고를 한 것은 큰 틀에서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며 향후 행동을 예고한 것으로 관측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3개의 담화가 동시에 나온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로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 발표 및 한미정상회담 개최를 앞둔 기 싸움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김여정 담화는 담화의 주체가 높다는 점에서 대남 행동에 방점이 있고, 외무성 대변인 및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의 담화는 담화의 주체가 낮다는 점에서 대미경고에 방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대 교수는 “북한의 담화는 대미압박과 한반도 긴장고조를 통해 최대치 요구를 관철하는 북한의 전형적 행태일 수 있다”며, “젠 사키 대변인의 일괄타결과 전략적 인내가 아닌 실용적 접근의 일면 유화적 대북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거부한 것으로써 당분간 북미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완료 보도가 나온 직후 북한이 대미대남 담화를 쏟아냈다는 것은 혹시나 하는 기대감보다 자신들의 길, 자신들의 향후 조치에 부여할 정당성과 명분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향후 새로운 무기시험 등 군사적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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