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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라이브 더빙쇼를 아시나요…'이국정원'



공연/전시

    [노컷 리뷰]라이브 더빙쇼를 아시나요…'이국정원'

    영화와 공연 결합…소리 유실된 1950년대 영화에 소리 입혀
    배우 연기, 라이브 밴드 연주, 효과음 등 시청각이 즐겁네

    예술의전당 제공

     

    지난 29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 '이국정원'은 신개념 퍼포먼스 라이브 더빙쇼다. 영화와 공연을 색다른 형식으로 결합했다. 무대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영화가 상영되는 가운데 앞에는 배우들, 양 옆으로는 6인조(콘트라베이스·피아노·드럼·바이올린·아코디언·기타) 라이브 밴드와 폴리아티스트(효과음 제조사)가 자리잡고 있다.

    이국정원(1957)은 최초의 한국·홍콩 합작영화이자 당시에는 매우 드물게 시도한 총천연색 영화였다. 2013년 홍콩 쇼브라더스 창고에서 기적적으로 필름을 발견했지만 화려했던 총천연색은 빛이 바랬고 소리는 유실됐다. 무대 위 연주자, 폴리아티스트, 배우들이 대사가 기록된 대본을 바탕삼아 60년 넘게 잊혀졌던 이 과묵한 영화에 소리라는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이국정원은 어린 시절 헤어진 중국인 어머니를 찾기 위해 홍콩에 온 한국인 작곡가 '김수평'과 홍콩 가수 '방음'이 예상치 못한 난관을 딛고 결혼하는 이야기다. 톱스타였던 김진규, 윤일봉, 최무룡이 출연하고 홍콩 현지에서 촬영하는 등 당시로서는 블록버스터급이라고 할 수 있는 규모로 제작했다.

    뻔한 내용의 영화가 뻔하지 않게 느껴지는 건 출연진과 제작진의 창의력 덕분이다. 무대 위 배우들은 마치 성우처럼 화면 속 배우를 연기하고, 라이브 밴드는 원곡을 알 수 없는 영화 속 음악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특히 폴리아티스트 박영수의 음향효과 실연을 보는 재미가 크다. 그는 밥솥, 장난감, 빈 유리병 등 생활소품을 이용해 화면 속 영상에 어울리는 다양한 효과음을 만들어낸다. 턴테이블에 올려놓은 레코드가 지지직거리는 소리, 등장인물이 쇼파에 앉을 때 나는 소리, 또각거리는 구두 소리, 천둥 치는 소리 등 못 내는 소리가 없다.

    영화 '삼거리극장', '러브픽션'의 전계수 감독이 연출과 각색, 전 감독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김동기가 음악감독을 맡았다. 뮤지컬 배우 박시원, 이수안, 서현우, 손현정, 김기창 등이 출연한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5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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