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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때리는 모습에 마음 아팠어요"



영동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때리는 모습에 마음 아팠어요"

    [미션인터뷰]정순옥 집사(강릉성결교회)
    8년 전 드림스타트 프로그램으로 다문화가정 돕기 시작해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과 부모간 소통에 도움 되고 싶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사랑 실천했으면..."

    ■ 방송 : 강원영동CBS <미션인터뷰>(주일 10:05~10:30)
    ■ 채널 : 표준 FM 91.5MHz
    ■ 진행 : 최진성 아나운서
    ■ 출연 : 정순옥 집사(강릉성결교회)
    8년 전부터 지역 결혼이민자 가정을 돕고 있는 정순옥 집사. 최진성 아나운서

     


    ◇ 최진성> 내 일 하기도 바쁜데 다른 삶을, 다른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는 것. 마음은 있으나 실천하기가 참 어렵죠. 그것도 결혼이민자들의 가정을 돌보고 또 그들의 삶을 응원하는 우리 지역의 아름다운 크리스천이 있습니다. 강릉성결교회 정순옥 집사님과 함께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집사님 안녕하세요.

    ◆ 정순옥> 안녕하세요. 먼저 CBS 미션 인터뷰를 통해 여러분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저는 강릉성결교회 유아교회를 섬기고 있는 정순옥 집사입니다.

    ◇ 최진성> 유아교회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아는 주일학교 이렇게 보면 되나요?

    ◆ 정순옥> 네. 맞습니다. 부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최진성> 그리고 실례가 안 된다면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 정순옥> 네. 대관령초등학교 행정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 최진성> 초등학교의 행정업무 공직을 수행하고 계시군요.

    ◆ 정순옥> 네. 공무원입니다. 학교에는 주가 학생이고 그 학생을 양육하기 위해서 교사가 필요하고 또 그 교사와 학생들이 학교에서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돕는 행정 요원들이 필요합니다. 쉽게 말해서 학교의 살림이 라고 보시면 됩니다.

    ◇ 최진성> 몇년 째 일하고 계신 거예요?

    ◆ 정순옥> 네. 공직에 들어온 지 35년이 되었습니다.

    ◇ 최진성> 사실 내 분야에 대해서 집중만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임에도 함께 돌보는 이웃, 결혼이민자 가정을 돌봐 오고 계신다고 해서 조금은 더 궁금해지는데 교회 분들과 함께 결혼이민자 가정을 섬기고 있으시다고요?

    ◆ 정순옥> 네. 결혼이민자를 섬기게 된 계기가 8년 전 강릉시 드림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서 캄보디아 가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가정을 돌보면서 한국어 교육이나 자녀양육돕기등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게 하고 또 한국 음식 음식 만들기 뭐 이런 것들을 함께하면서 자리를 잘 잡을 수 있게 역할을 해주었는데 저희 담임 목사님께서 그것을 알고 우연히 교회에 출석하는 네팔 결혼이민자를 소개해주셨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제가 두 가정, 캄보디아와 네팔 가정이었는데 시간이 조금 벅차 더라고요. 제가 퇴근 후 저녁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서 하다 보니까 시간이 버거워서 교회에 의에 목마른 집사님들이 계세요. 뭐 하자하면 뭉치는 집사님들이 계시는데 그분들께 제가 네팔 결혼이민자 이야기를 했더니 "아, 집사님 함께해요. 저희도 나눠서 해요" 라고 해서 계기가 돼서 지금 함께하고 있습니다.
    정순옥 집사는 교인들과 함께 결혼이민자 가정을 섬기고 있다. 정순옥 집사 제공

     


    ◇ 최진성> 처음에는 TV속 결혼이민자 가정의 모습을 본 것이 하나의 계기가 됐다요?

    ◆ 정순옥> 제가 한 10년 된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로 결혼을 해서 오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예전에는 그냥 오실 수가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한국어교육을 마치셔야만 오실 수 있게끔 법이 바뀌었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에 오시는 분들은 한국어를 아주 잘 하지는 못 하더라도 소통은 가능하게끔 교육이 돼서 오시는 분들이라 크게 문제는 아닌데 예전 결혼이민자 분들은 한국어교육이 거의 없이 오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제가 TV 통해서 보게 되었는데 당시 그 결혼이민자 가정의 시어머니와 남편분이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해서 때리는 모습을 봤습니다. 마음이 아팠어요. 그게 제 가슴에 콱 와 박혔었는데 제가 그때는 어떻게 이분들을 도와야 하는지 방법도 몰랐고 저건 분명히 우리나라의 누군가가 제도도 한 번쯤 수정을 해야 될 것 같고 저분들이 그냥 와서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저분들이 정말 우리 인간다운 삶을 살고 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끔 정부가 나서서 뭔가를 해 줘야 될 것 같다라는 생각만 안고 있었어요. 처음 만났을 때 제가 소통이 안 되더라고요 "선생님 오셨어요?",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도 안 돼서 이 부분을 어떻게 교육 해야 하나 드림스타트에다가 물어봤더니 교재가 서점에 있더라고요. 한국어교육 간단하게 나와 있는 책을 사서 결혼이민자 가정과 연결이 돼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최진성> 일을 하면서 돌보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움들은 없으셨는지요?

    ◆ 정순옥> 아. 제가 시간을 쪼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이 다 장성하고 스스로 해결이 다 가능한 아이들이라서요. 그런데 이상하게 제가 개인적인 어떤 일을 하면 잘 안 되거나 쉽게 피곤하거나 그랬는데 기도를 하면서 우리 이민자들을 도울 때는 저도 저 자신이 깜짝 놀랄만큼 에너지가 넘치고요. 피곤함도 덜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이 일을 하라고 하나님께서 주신 것 같아요. 하하(웃음). 또 어려움이라고 하면 물론 저희가 타국에서 오신 분들에게 우리나라 언어, 문화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가 봤을 때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하고 있는 가족들의 생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함께하고 있는 가정의 얘기를 잠깐 하면 그 가정을 일주일에 하루, 토요일 주로 방문을 했는데요. 방문을 하면서 계속 남편 분께서는 컴퓨터게임에 빠져 계신 거예요. 그리고 주변에 마당이나 방이나 청소 같은 것도 아내분이 도맡아 하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한 번, 두 번 가서 한국어교육을 하다가 제가 그 친구 가정을 두고 기도를 하면서 문득 '아, 이게 한국어교육이 우선이 아니구나. 남편의 생각을 바꿔 줘야 되는 것이 먼저 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요. 남편과의 대화를 먼저 시도 했어요. 물론 남편분도 아내와 나이 차이가 많기 때문에 보니까 50대 중반의 나이였는데... 이분의 생각을 어떻게 바꿔 줄 수 있을까 지혜를 구하다가 남편 분하고 바로 앉아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어요. 남편분께 요즘에 일을 안나가시냐고 물으니 일자리가 없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 그러면 일자리를 구해 드리면 일을 하실 수 있는 의향이 있으시냐 여쭸더니 있다고 하셨어요. 마침 저희 남편이 명예퇴직 하고 잠깐 일을 하고 있던 곳이 토목 공사 하는 현장에 현장 감독으로 일을 하고 있었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아유, 오시라고 하라고 흔쾌히 얘기해 주고 또 시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거기도 이분이 신청을 하셨던 상태고. 그러면서 시 일자리프로그램이 안 되면 저희 남편이 일하는 곳에 가서 일하실 수 있게끔 해서 준비했는데 시 프로그램 통해서 그분이 취업을 해서 지금까지 일하고 계세요. 벌목을 하고 계세요. 그래서 산으로 다니면서 일을 하는데 요즘은 일당이 되게 세졌다고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하하(웃음). 그래서 남편분도 많이 바뀌었어요. 또 집을 보니까 창고, 마당, 주변 버릴 것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제가 아버님한테 설득의 설득을 해서 시청, 동 주민센터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서 그 집 싹 정리를 해 주면서 남편분과 더 친해지게 됐죠. 지금은 가면 장도 봐 주시고 아이들과 함께 놀아 주시고 월급도 가정에 잘 갖다 주시고 참 보람을 느껴요. 그리고 주변에서 다문화가정 지도를 하시는 분들에게 제가 코치도 해 드려요.

    ◇ 최진성> 10년 가까이 시간을 지내오면서 아마 그 때와 지금의 인식이라든지 또 주변에 환경, 여건 이라든지 결혼이민자 가정에 대한 제도 라든지... 실제로 또 변화도 체감하는 그런 시간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지난 시간을 좀 돌아본다면 뿌듯했던 시간들도 있을 것 같고 행복한 기억도 있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정순옥 집사가 섬기고 있는 결혼이민자 가정. 정순옥 집사 제공

     


    ◆ 정순옥> 정말 뿌듯하고 행복한 했던 기억들은 많은데 대표적인건 아까 그 결혼 이민자 가정 남편의 밝은웃음과 변화된 모습을 손꼽을 수 가 있고요. 두 번째는 네팔 결혼이민자가정인데요. 저희가 퇴근하면서 어떤 요기도 채 못 하고 바로 방문을 해서 함께 한국어 공부를 하면서 그 분이 조리사 시험에 합격을 했어요.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다 했고요. 그래서 저희가 처음에 "선생님, 저 한식 자격증 취득 했어요" 라고 했을 때 우리 집사님들이 다 함께... 지금도 울먹하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탄력을 받아서 이 분이 다른 조리사 자격증까지 취득을 한 거예요. 그래서 교회에서 목사님이 광고까지 해 주셨거든요. 그리고 이 분이 이런 와중에 결혼한 지 얼마 안 돼서 남편분이 교통사고로 사망을 하시면서 아이가 어렸어요. 지금 초등학교 2학년인데 그 아들을 양육 하면서 네팔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서 계속 생활을 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어떤 정부의 지원금 말고 스스로가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끔 자리를 알아 본다든가 방법을 취해보자 해서 집사님들과 함께 기도하면서 교육청에서 조리사를 모집하는 공고가 올라온 걸 보고 우여곡절 끝에 고등학교 조리사로 취업이 돼서 당당하게 나라의 지원금이 아닌 본인이 노동을 해서 경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 모습을 보았을 때 너무 뿌듯했고요. 또 코로나 와중에 통역사 시험도 또 합격을 했어요. 귀화시험도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연기되다가 최근에 합격했어요. 그래서 제가 정말 너무 감사해요.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에 우리가 정말 너무 너무 뿌듯하고 너무 기뻐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저는 한 게 없어요. 저는 그냥 그 옆에 있어줬을 뿐이에요. 생각만 하면 제가 이렇게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아요. 누구에게 이 얘기할 때마다 저는 항상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 최진성> 계속 도전 할 것 같은데요?

    ◆ 정순옥> 이거는 저희 가정의 계획인데요. 대학을 보내자 그래서 그 과정을 알아보니까 네팔에서 고등학교 교육을 받았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우리나라에서는 인정이 안 되고 있어요. 그래서 한국사 시험을 합격 하거나 아니면 검정을 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지금 코로나가 진정이 되면 검정 공부를 함께 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 최진성> 지금 한 7~8년째 결혼이민자 가정을 섬기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하실 거예요?

    ◆ 정순옥> 언제까지요? 제가 남에게 짐이 되기 전까지는 계속 하고 싶습니다. 제가 특히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거든요. 그래서 재작년에 상담사 자격증을 취득 했어요. 청소년들 중에서도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이 부모와의 소통, 엄마와의 소통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에 대해 듣게 되어서 기회가 된다면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시고 시간을 주신다면 활동을 해 보고 싶습니다. 청소년 아이들이 거부하지만 않는다면...

    ◇ 최진성> 앞으로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 보시기에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지?

    ◆ 정순옥> 어떤 삶이라고 제 자신이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고요. 주님이 주시는 삶 가운데서 저에게 주신 달란트를 최대한 사용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특히 제가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앞에서 한 것처럼 청소년 아이들에게 관심이 참 많아요. 그래서 다른 집사님들이 기도하는 내용을 제가 들으려고 듣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함께 기도 하다 보면 그 소리가 저에게 들어와요. 자녀들 때문에 눈물 흘리는 집사님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제가 그냥 다가가고 싶어요. 저도 좌충우돌속에서 우리 아이들을 키웠고 그 과정에서 제 경험과 얻은 지혜를 아이를 양육하면서 힘들어하는 부모님들과 함께 하면서 도와드리면서 살고 싶습니다.

    ◇ 최진성>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죠.
    정순옥 집사는 "앞으로 지역 청소년, 다문화가정 자녀등을 상담하는 일을 하면서 자녀 양육으로 힘들어하는 부모님들을 돕고 싶다"고 전했다. 최진성 아나운서

     


    ◆ 정순옥> 다문화 가정이 우리랑 똑같다는 생각을 가져 주셨으면 감사하겠고요. 지금 바로 옆에 그들이 있다면 손을 잡아 주시고 그들의 이름을 불러 주는 것만으로도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의 작은 친절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용기를 줄 수 있는지 정말 제가 이렇게 함께 하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도 그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작은 친절을 베풀어 주셨으면 하는 그런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 최진성> 오늘 귀한 발걸음 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집사님.

    ◆ 정순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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