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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윤석열의 간보기 장외정치와 흑묘백묘(黑猫白猫)



칼럼

    [칼럼]윤석열의 간보기 장외정치와 흑묘백묘(黑猫白猫)

    장외 정치인이지만 대권 지지율 1위
    명확한 정치적 입장없이 언론플레이로 존재감 이어가기
    자신의 행적과 정체성에 대한 언급은 한번도 없어
    검찰주의에 입각한 정의와 정치적 정의는 달라
    흑묘인지 백묘인지를 밝힐 때

    2017년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박종민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지지율이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

    29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전 총장은 34.4%로 2위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10% 차이 넘게 밀어냈다.

    아직 공개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하지도 않은 장외의 인물이 기존 정치인들을 압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 윤석열은 보수의 정계개편에서 빼고 얘기할 수 없는 중심 인물이 됐다.

    수십년 보수적통인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를 고민하는 구애자의 처지자가 되어버렸다.

    이에 호응하기 위해 윤석열 전 총장은 잊을만 하면 한번씩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지난 6일 "LH사건은 망국적 범죄"라며 대대적인 수사를 촉구했고 29일에는 "이번 선거는 권력을 악용한 성범죄 때문에 치르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주요 시기마다 특정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이 정도면 기성 정치인의 능수능란한 언론플레이를 뺨칠만 하다.

    사실 윤석열 전 총장의 언론을 활용한 여론몰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비리와 국정농단 수사 때도 측근을 통해 언론에 수사내용을 흘려 수사상황을 유리하게 몰고 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사 윤석열의 망신주기 수사에 후배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와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조문은커녕 사과도 없었다.

    자신이 주도한 사법농단 수사가 6연속 무죄가 나와도 사법부를 비난할 뿐, 수사방식과 결과에 대한 반성은 한번도 없었다.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한형 기자

     

    그때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이 내세운 것은 대의명분이었다. 바로 '정의'였다.

    검찰주의자 윤석열의 정의는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이고 합리화의 수단이다.

    윤석열 전 총장은 29일 인터뷰에서도 "이번 선거는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헌법적 정의와 정치적 정의는 다르다. 정치적 정의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주관적 해석이 가능하고 언제든 반대논리가 될 수 있다.

    이전 정권을 수사한 현 정권의 검찰총장을 지낸 인물이 이전 정권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는 역설적인 정치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이한형·박종민 기자

     

    윤석열 전 총장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정의에 대한 입장부터 밝혀야 한다.

    오로지 현 정부로부터 탄압받았다는 것만으로 반문의 구심점이 돼있을 뿐, 윤석열 정치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아무것도 드러난 것이 없다.

    직전 검찰총장이 정치활동을 선언하는 순간부터 의심받게 될 검찰의 중립성에 대한 논리도 필수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빙자한 수사방해에 결연히 맞선 윤석열을 지지한 수많은 검사들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들러리로 활용했다는 비난에도 해명해야 한다.

    이런 정치적 정의에 대한 입장없이 장외에서 언론을 통해 '반 문재인' 메시지만 흘리며 정치적 존재감을 이어가는 것은 전형적인 간보기 정치다.

    조국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현 정부의 위선을 지적한 표현이 선택적 정의다.

    문재인 정부의 선택적 정의가 촛불정부의 지지기반이었던 20대는 물론 40대의 마음마저 싸늘하게 돌려놓았다.

    윤석열의 정의가 시대정신이나 정치적 철학 없이 단지 '반문'을 지향하거나 검찰주의적 정의만 내세운다면 현 정부의 선택적 정의와 별로 다를 바 없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보수에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쥐만 잡으면 되는 고양이지만 적어도 흑묘인지 백묘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장외에서 고양이 그림자만 드리운 채 쥐 잡는 흉내만 내는 것은 정의의 혼선만 가져올 뿐이다.

    윤석열 전 총장은 '쥐를 잡는 것이 정의'라며 장외에서 더 이상 간보기만 하지말고 스스로 고양이임을 당당하게 선언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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