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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업 범죄’ 논란 필리핀 백영모 선교사 무죄 판결



종교

    ‘셋업 범죄’ 논란 필리핀 백영모 선교사 무죄 판결

    필리핀 법원, “불법 총기 소지 증거 없다”...2년 7개월 만에 누명 벗어
    백영모 선교사, “기도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
    "모함한 이들 법적 조치 생각 안해...회개했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이후 선교사역 재건 노력..."장애인, 편부모 아동 위해 더 힘쓸것"

    사진은 지난 2018년 10월 보석으로 석방된 백영모 선교사(왼쪽 두번째) 모습.

     


    지난 2018년 불법 총기류 소지 혐의로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됐던 백영모 선교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파송)가 2년 7개월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백영모 선교사는 지난 2018년 5월 30일 필리핀 선교지에서 총기와 수류탄, 총탄 등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돼 현지 안티폴로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된 뒤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됐었다.

    해외 선교사가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구금됐다는 소식과 함께 백 선교사의 열악한 수감생활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관심을 불러오기도 했다.

    당시 백 선교사를 파송한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18년 동안 빈민 구호 활동을 펼친 백 선교사가 이른 바 ‘셋업 범죄(조작 범죄)’ 함정에 빠졌다며 구명 운동을 펼쳤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백영모 선교사의 석방을 위한 청원 글이 올라와 수만 명이 서명하기도 했다.

    기성총회와 필리핀주재 한국대사관은 백 선교사가 필리핀 현지에서 공정하게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직·간접적인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사진은 백영모 선교사가 지난 2018년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이동하는 모습.

     


    ‘셋업범죄’ 의혹이 있던 터라 구금 상태에서 제대로 된 재판을 받기 어려웠던 백 선교사는 보석을 청구했고, 구금 126일 만인 2018년 10월 2일 석방됐다.

    당시 필리핀 법원은 “총기와 폭발물이 백 선교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곳에서 발견됐고, 고발자인 경비원이 봤다는 폭발물과 이틀 후 수색영장이 집행될 당시 발견된 폭발물이 동일하다는 증거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보석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백영모 선교사는 당시 CBS와의 인터뷰에서 “성도들의 기도가 큰 힘이 됐다”며, “모든 성도들과 대한민국 앞에 범죄 한 일이 조금도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백 선교사가 보석으로 석방되긴 했지만 혐의를 완전히 벗은 것은 아니어서 백 선교사는 불구속 상태에서 계속 재판을 받아왔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온 백영모 선교사는 지난 해 3월 결심 공판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선고가 늦어져 결심 공판 9개월 뒤인 12월 28일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마닐라 RTC(Regional Trail Court) 100호 법원 재판부(부장 판사 콘세호 겐고스-이그날라)는 판결문에서 “검찰 증인들의 상반되는 증언을 볼 때 총기와 수류탄 발견 장소에 의구심이 생기고 백영모가 소지했다는 총기와 수류탄의 존재에 대한 증명도 검찰이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검찰의 기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또, “동일한 사건에서 두 명의 경찰관이 모순된 증언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위장수사(buy-bust)' 또는 ‘함정수사’로 의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현지 법원이 백 선교사의 불법 무기류 소지 혐의에 대해 ‘셋업 범죄’일 가능성을 확인해 준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년 7개월 만에 무죄를 선고 받은 백영모 선교사는 2일 CBS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염려와 기도로 성원해준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판결문을 지난 달 26일에야 받아 본 백 선교사는 “오랫동안 기다렸던 판결이었고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지만 수감 생활과 재판을 진행하면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옥에 있는 동안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셔서 그 기도의 분량이 저를 견디게 했다”며, “저를 위해 중보기도 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백영모 선교사는 "수년 동안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하나님 앞에 회개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전했다.

    백 선교사는 “법적인 방법을 사용하면 배후를 찾을 수 있지만 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하나님 안에서 그 사람들을 용서하고 싶다”며, “그들이 스스로 회개하고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은 백영모 선교사의 석방을 위해 기도하는 필리핀 쿠바오 지역 목회자 가족.

     


    누명을 벗은 백영모 선교사는 현지 리더들과 코로나19로 위축된 선교 사역 재건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백영모 선교사는 2003년부터 필리핀 쿠바오에서 노숙인 급식 활동을 펼치며 현지 리더 양성에 심혈을 기울였고 국제성서대학 설립 주춧돌을 놓았다. 또, 빈민 구호활동에 관심이 많은 백 선교사는 파식시티 산똘란 빈민가에서 데이케이센터 사역을 펼쳐왔다.

    백영모 선교사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장애를 입고 있는 성도들과 편부모 아동들을 우선적으로 지원해 왔다"며, "펜데믹 이후에 예배 회복과 교육을 통해 그들이 더 하나님께 가까이 갈수 있도록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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