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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미혼모는 멋진 용기"…최리가 깨뜨린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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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미혼모는 멋진 용기"…최리가 깨뜨린 편견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 20대 미혼모 이루다 역 맡아
    '개별적 존재'로서의 미혼모 연기…어른들 세계에 맞선 20대 청년
    "당당한 이루다 닮고 싶어…'사이다' 발언엔 짜릿한 재미 느꼈다"
    "정상, 비정상이 아니라 행복을 위해 내린 결정인 게 중요"
    "본업 무용 떠나서 배우로…연기 사랑할수록 힘든 마음도 수용"

    배우 최리. UL엔터테인먼트 제공배우 최리. UL엔터테인먼트 제공
    온갖 차별과 편견 대상인 '미혼모' 이루다 캐릭터는 배우 최리를 만나 희대의 '사이다' 캐릭터로 거듭났다.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은 최리에게 어떤 기회였다. 극중 답답한 교착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최리가 내놓는 명쾌한 해답은 길잡이가 됐다.

    미혼모라고 해서 쩔쩔매거나 주눅 든 모습은 없었다. 그 모든 '정상 가족'에 속한 인물들보다 자신을 제대로 지킬 줄 아는 힘을 가졌다. 드라마는 미혼모를 고통스럽게 그리지 않기에 오히려 그들 역시 이 사회를 이루는 당연하고, 개별적 인간임을 강조한다.

    드라마의 주된 구성 요소, 결혼·임신·출산·육아 중 어느 것도 최리는 경험해보지 못했다. 주도적으로 극을 이끌기 보다 건강한 생각과 바른말로 '고리타분한 어른들의 세계'에 맞서 20대 청년 혹은 엄마를 대변했다. 비록 리얼리티는 약했을지라도 그가 견고하게 구축해 나간 '이루다만의 스타일'이 통했다.

    최리는 스스로 '조용한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더 당당하고 자신감있는 이루다가 부럽다고. 베테랑 선배들 사이 '무경험자'가 이런 연기를 펼쳐낸 것부터 이미 좋은 담력을 갖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다음은 코로나19로 인해 서면으로 진행된 최리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배우 최리. UL엔터테인먼트 제공배우 최리. UL엔터테인먼트 제공
    ▷ 출산, 육아 등 본인이 경험할 수 없는 걸 연기해야 해서 어려움도 있었을 듯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공감이 갔던 부분이 있을까

    - 실제 결혼, 임신, 출산을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 결혼한 친구들과 부모님께 조언을 많이 구했다. 그런데 루다도 처음 경험해본 일이라고 생각을 하니 서툰 건 당연한 것 같았다. 나도 루다도 배워간다는데 초점을 뒀다. 일과 가정을 균형있게 가져간다는 게 참 어려운 것이더라. 엄마는 모두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됐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죠'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나 또한 부모님이 행복하지 않으면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 주로 함께 했던 선배 배우들, 엄지원·박하선·장혜진과 현장에서 어떻게 호흡을 맞췄는지 궁금하다. 한 공간에서 계속 함께 있다보니 끈끈한 '케미'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손숙 선생님과는 '귀향'부터 계속 인연이 겹치는데 연기 조언을 듣기도 했나

    - 촬영 전부터 선배님들과 만나서 식사도 하고 임화영 선배님, 엄지원 선배님과 함께 남대문 시장에 가서 촬영 소품도 샀다. 작품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촬영하면서 계속 같이 있다 보니 얘기도 많이 하고 자연스레 끈끈해진 것 같다. 손숙 선생님은 연락 드릴 때마다 '최리야 즐겁게 연기해'라고 조언 해주신다. 너무 감사하다.

    ▷ 작품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사이다' 담당이었고, 낡은 모성관에 허를 찌르는 대사도 많았다. 히피스러운 분위기와 그런 돌직구 발언이 정말 잘 어울렸는데 스스로 답답함을 해소하는 역할을 담당한 것이 만족스러웠나

    - 사실 저는 말을 잘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솔직한 편이라 생각하지만 루다만큼은 아니라 매사 당당한 루다가 멋있었고 실제로 닮고 싶었다. 루다를 통해 사이다 발언을 할 수 있어서 속이 시원했다. 또 평상시에 수수하게 다니는 편인데 루다 덕분에 멋진 헤어스타일, 화려한 스타일을 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약 3개월 정도 머리를 붙이고 다녔는데 불편한 감은 있었지만 진짜 루다가 된 것 같아 자신감이 조금 상승됐던 것 같다. 평상시에 잘 하지 않는 말투나 어휘, 패션스타일 덕분에 연기하면서 재밌었고 짜릿했다.

    배우 최리. UL엔터테인먼트 제공배우 최리. UL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루다 캐릭터는 미혼모다. 결혼 제도 테두리 밖에 있는 미혼모들은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사회적 편견에 맞서 힘든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사유리의 자발적 비혼 출산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런 다양한 가족 개념에 대해서도 생각할 지점이 있었을 듯 하다.

    - 미혼모를 선택한 루다의 가치관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용기 있는 선택이니까. 루다 같은 상황에 놓여지면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 잘 모르겠지만 남의 의견이 반영된 결혼이 아니라 내 행복 그리고 내 삶을 위해서 한 결정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루다 대사 중 "정상적이고 정상적이지 않은 기준이 있어요? 사람마다 자기한테 잘 맞고 행복할 수 있는 방식이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에 공감한다.

    ▷ 영화 '귀향'에서 짧은 분량이지만 정말 기억에 남는 인상이었다. 한국무용 전공이라고 알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연기의 길을 걷게 된 이유가 뭐였을까. 전혀 다른 길이라 힘들 때도 있었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 고등학교 시절 '귀향'을 만드신 조정래 감독님을 학교 언덕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시나리오를 받았다. 입시 준비를 하고 있었고 부담이 돼서 한차례 거절을 했지만 입시를 끝낸 뒤 다시 연락이 닿아 참여하게 됐다. 원래 본업으로 돌아 갈 생각이었지만 영화관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마주한 뒤 다른 인물로 표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기의 길을 걷게 됐다. 예전에는 포기하고 싶을 때 그냥 참았던 것 같다. 지금은 내 감정을 받아들이고 즐거운 풍경이나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는다. 잠시 지친 것뿐이지 나는 연기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 코로나19로 휴식기에는 주로 집에서 지내겠다. '산후조리원'으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으니 앞으로 꼭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을까

    - 아직 안해 본 장르가 많아서 어떤 장르든 다 도전하고 싶다. 그리고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다른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요새 찰리 채플린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영화를 찾아보고 있다. 넷플릭스가 거의 내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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