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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들기]스크린 떠나는 배우들, 왜 '드라마'로 돌아왔나



문화 일반

    [파고들기]스크린 떠나는 배우들, 왜 '드라마'로 돌아왔나

    충무로 대표 배우 최민식·황정민부터 권상우·주지훈까지
    영화에 매진해오다 드라마로 노선 틀어…이유는?
    매출 70% 급감에 불투명한 제작…"살려면 드라마라도 해야"

    배우 최민식과 황정민. (사진=자료사진)

     

    배우들이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스크린을 떠나 방송가로 속속 복귀하고 있다.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거물급 배우들부터 이제 막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배우들도 예외는 아니다.

    배우 최민식은 지난 2일 드라마 복귀 소식을 알렸다. 1997년 MBC 드라마 '사랑과 이별' 이후 무려 24년 만이다. 1990년대 영화와 드라마 출연을 병행했던 최민식은 2000년대부터 줄잇는 흥행과 맞물려 영화 활동에 몰두했다. '쉬리' '취화선'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신세계' '명량' 등 한 시대를 휩쓴 영화들이 그 대표작이다.

    특히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명량'은 1761만 관객을 동원, 아직도 깨지지 않는 한국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최민식이 출연을 검토 중인 드라마는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이하 씨제스)가 공동제작하는 '카지노'(가제)다. 영화 제작 방식대로 '범죄도시' 강윤석 감독이 집필·연출을 모두 맡고, 최민식은 카지노를 배경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는 한 남성을 연기한다.

    일단은 "긍정 검토"라는 입장이지만 소속사 제작 드라마이기 때문에 사실상 출연이 확정된 것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씨제스는 "지난 인터뷰에서 배우가 밝힌 바 있듯이 좋은 소재와 주제의 콘텐츠를 긴 호흡의 작품으로 가져가고자 하는 갈증이 있었다"고 드라마 복귀 이유를 전했다.

    아직 방송사 편성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민식의 복귀작이라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 '천만 배우' 황정민 역시 TV조선 '한반도' 이후 8년 만에 JTBC 드라마 '허쉬'로 돌아온다.

    황정민은 '허쉬'에서 12년 차 '고인물' 기자 한준혁 역을 맡아 임윤아와 호흡을 맞춘다. 식어버린 열정으로 '제목 낚시'나 하던 도중 결정적 사건을 계기로 기자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는다.

    그는 "사실적이면서도 독특한 소재인 '허쉬'의 대본을 보며 강한 끌림을 느꼈고, 손에서 쉽게 놓지 못했다"며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황정민 역시 2000년대부터 영화 활동에 매진해 왔다. '부당거래' '신세계' 등을 거쳐 스크린에 안착했고, '국제시장' '베테랑'으로 쌍천만을 터뜨리며 명실상부 흥행 보증 수표로 떠올랐다. 이후에도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곡성' '군함도' '공작' 등 출연작의 잇단 흥행을 이끌었다.

    코로나19 시국에서도 황정민의 진가는 백분 발휘됐다. 이정재와 연기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4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올 여름 최고 흥행작이 됐다.

    드라마 시청률이 두자릿수를 넘기 쉽지 않은 요즘, 황정민의 '불패 신화'가 이번에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배우 주지훈과 권상우, 배성우가 콤비로 열연 중인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포스터. (사진=자료사진, SBS 제공)

     

    근래 들어 스크린 활동에 중점을 뒀던 배우들도 드라마를 차기작으로 택했다.

    배우 권상우와 배성우는 최근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활약 중이다.

    두 배우는 모두 최근 5년간 영화계에서 입지를 넓혔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들의 모습을 TV보다 스크린에서 보는 게 더 익숙한 이유다. 권상우는 '탐정' 시리즈, '신의 한수: 귀수편' 등으로 티켓 파워를 입증했고, 배성우는 이전부터 흥행작들에 빠질 수 없는 '감초' 연기를 선보여 왔다.

    2017~2018년에 걸쳐 영화계에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주지훈도 드라마 활동을 늘리는 추세다. 출연 작품수는 많지 않지만 주지훈은 '신과 함께' 시리즈로 천만 영화를 두 편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공작' '암수살인'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주지훈은 드라마 성적 또한 화려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에 이어 올해 SBS 드라마 '하이에나'로 또 한 번 대표작을 남겼다. 2021년 방송 예정인 드라마 '지리산' 역시 전지현과 호흡을 맞춰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영화 작업에 주력해 온 배우들의 드라마 복귀 현상이 일어나는 결정적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계 관계자들은 불투명한 영화 제작 상황이 그 배경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로 제작이 어그러지면서 개봉 일정이 줄줄이 밀리는 것은 기본이고,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대까지 손해를 보기도 한다.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열린 '2020 한국영화산업 긴급 진단 공동 토론회'에서 "전년 대비 매출이 70% 급감한 산업이 없을 것"이라며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영화가 새로 들어가면 힘들다고 생각한다. 투자배급사의 돈이 묶여 있어서 순환이 안 되니까 여유 자금이 없다. 영화 신규 제작이 어려워서 이제는 살기 위해서 드라마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블록버스터급 영화일수록 그 손해는 더욱 막심하다. 관객들 기대감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해외 촬영을 필수로 하는 영화들이 대다수인 탓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국경이 닫히고 해외 촬영이 전면 '일시 중단'되면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태가 됐다.

    이정세 메가박스 영화사업본부장은 "올해 우리 회사 내부에 기대작이 꽤 있었다. 그 중 상당수는 해외 촬영이 필요한 영화다. 실제 해외 촬영 중에 국경 봉쇄로 일정이 중단된 사례가 있다. 국내 촬영은 끝났는데 해외 촬영을 아직 못한 경우도 있다. 제작 등에서 코로나19로 피해를 다 보고 있는데 매일매일이 고민"이라고 이야기했다.

    결국 당분간 배우들이 드라마 활동에 중점을 두는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1일 CBS노컷뉴스에 "방송계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극장 플랫폼인 영화계에 비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배우들 입장에서는 어쨌든 '일거리', 즉 작품 제작이 원활하게 되는 분야로 몰릴 수밖에 없다. 방송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위기를 타고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가 오히려 영화 개봉을 대신하는 현상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파고들기'는 CBS노컷뉴스 문화·연예 기자들이 이슈 깊숙한 곳까지 취재한 결과물을 펼치는 코너입니다. 간단명료한 코너명에는 기교나 구실 없이 바르고 곧게 파고들 의지와 용기를 담았습니다. 독자들 가슴속 깊이 스며드는 통찰을 길어 올리겠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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