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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13번째…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또' 과로사



사건/사고

    올 들어 13번째…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또' 과로사

    지난 20일 밤 간이휴게실서 쓰러져…"며칠 간 못 쉬고 노동"
    두 자녀 둔 30대 남성…"코로나로 평소보다 50% 이상 업무↑"
    대책위 "평소 심장 안 좋았지만 고된 노동이 직접적 사인"
    "CJ택배만 운송함에도 개별 위수탁 계약 맺어 산재보험 제외"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올해 들어서만 10명 넘게 숨진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택배종사자가 22일 또다시 일터에서 급작스럽게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은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자사 노동자들의 과로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로 예정된 날이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 20일 CJ대한통운에서 일했던 강모(39)씨가 과로사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곤지암허브터미널에서 근무했던 강씨는 파주허브터미널과 곤지암허브터미널 등에서 주로 운전을 통해 택배물품을 운반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책위에 따르면, 강씨는 20일 밤 11시 50분쯤 곤지암허브터미널에서 배차를 마치고 잠시 주차장에 설치된 간이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이후 119 응급차량으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21일 새벽 1시경 끝내 임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위는 강씨가 지난달 말 추석 연휴에도 제대로 된 휴식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살인적인 일정'의 고강도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유가족 측이 확인한 강씨의 업무일지를 살펴보면, 강씨는 지난 12일 오후 4시 출근해 집에 돌아가지 못한 채 계속 근무를 해야 했다. 지난 15일 오후 2시쯤에서야 귀가한 강씨는 2시간 가량만을 쉬고 오후 4시 다시 집을 나서야 했다. 그는 거의 이틀이 지나도록 퇴근을 하지 못하고 17일 오후 1시에 비로소 일터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씨는 휴일이었던 지난 18일에도 오후 2시쯤 출근했고, 하루가 지난 19일 오후 12시에 퇴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당일 오후 5시부터 일을 시작해 이튿날(20일) 밤 급작스럽게 쓰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책위는 이같은 근무상황을 들어 "강씨가 며칠 동안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고인은 주로 야간시간에 근무하면서 불규칙한 근무시간에 제대로 된 휴식 없이 며칠 동안을 시간에 쫓기듯 업무를 해왔다"며 "배차명령이 떨어지면 집에서 쉬다가도 바로 출근해서 운행을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특히 대책위는 코로나19로 인해 택배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강씨의 근무시간이 평소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강씨의 죽음은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에 따른 명백하나 과로사이며, 고질적인 택배업계의 장시간 노동이 부른 안타까운 사건"이라며 "고인이 평소 심장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일요일도 쉬지 못하고 고된 노동을 해왔던 것이 이번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주최 각계 대표단 공동선언 발표 기자회견이 열려 권영길 전 국회의원 등 참석자들이 택배사 및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책위는 강씨가 각각 7살, 4살의 어린 자녀를 둔 아버지였다며, 택배업계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을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고 사측이 강씨의 급사에 대해 유가족에게 사과와 적절한 보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씨는 안타깝게 CJ대한통운의 택배만 운송하는 전속성이 매우 강함에도 불구하고 개별 위수탁 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란 이유로 산재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는 현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올 들어 과로사로 숨진 택배노동자는 택배기사 9명, 강씨를 비롯해 배송 외 작업을 맡는 택배종사자 4명 등 모두 13명에 이른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로젠택배 소속 택배기사가 대리점의 '갑질'과 생활고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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