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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아기 20만원 입양'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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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아기 20만원 입양'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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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중고 물품 거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게시된 36주 된 아이를 거래하겠다는 글(사진=연합뉴스)
    중고물품거래 사이트에 갓난 아기를 20만원에 입양 보내겠다는 글이 올라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글은 20대 미혼모가 올린 글로 밝혀졌다. 원하지 않는 아기를 낳게 된 여성은 직업이 없고 아이의 아버지나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어 아이를 키울 상황이 아니었다고 한다.

    입양을 결정하고 미혼모센터에서 입양절차를 상담하던 중 절차가 까다롭고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사실을 알고 문제의 글을 올렸다고 한다.

    사람을, 그것도 갓난 아기를 공공연하게 물건 팔 듯 돈을 받고 입양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주는 충격이 컸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우리 주변에선 축복받지 못한 생명들이 겪어야 하는 이런 불행들은 많다.

    경찰청에 신고된 영아유기사건은 지난 2018년에만 183건이었다. 2015년 41건에 비해 3년만에 4배 이상 늘어나며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회 등에서 운영하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지는 아이들도 해마다 수백 명에 이르고 그 수 또한 갈수록 크게 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경북 구미의 한 원룸 앞 쓰레기 더미에서 갓난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숨지게 한 뒤 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인륜에 반하는 범죄로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거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될 일이다. 이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낙태를 법으로 금지한 현실에서 한 순간의 실수나 잘못된 판단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아야 한다. 이런 임신의 대부분은 정상적인 가정을 이뤄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경우이고, 양육의 책임은 대부분 미혼모에게 전가된다.

    뿌리깊은 사회적 편견에다 경제적 부담으로 미혼모와 그 자녀가 평생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너무 크고 잔인하다. 감당할 수 없는 공포와 불안감으로 미혼모들은 영아유기기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

    영아유기를 막고 입양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률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일례로 친부모출생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으로 남는 걸 꺼릴 수밖에 없는 미혼모는 이 제도 때문에 오히려 입양 대신 유기를 선택한다고 한다. 이번 '아기 20만원 입양 논란'도 이 규정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법으로 낙태를 금지한 것은 사회적 가치이건 종교적 신념이든 생명존중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공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같은 이유로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태어난 아이들도 인간의 존엄을 누리며 차별 받지 않고 자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지원해야 하고, 이는 우리 공동체의 책임이다. 급증하는 영아유기의 이면에는 말로는 생명중시를 외치면서도 편견에 사로잡혀 차별로 사람의 존엄을 훼손하는 우리사회의 비극적인 자기모순이 자리잡고 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지난 8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정부의 형법, 모자보건법 개정안 입법예고안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했다.(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최근 낙태를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둘러싸고 낙태법 관련 논쟁이 뜨겁다.

    낙태의 허용 여부에만 천착할 것이 아니라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과 그 자녀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여건 조성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낙태 금지로 생명을 얻게 된 아이가 버려지고, 학대 받고, 죽음으로 내몰린다면 차라리 세상에 나오지 않은 것보다 못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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