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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이렇게 로맨틱할 줄이야…뮤지컬 '고스트'



공연/전시

    영혼이 이렇게 로맨틱할 줄이야…뮤지컬 '고스트'

    [노컷 리뷰] 7년 만에 재공연, 초연멤버들 대거 합류해 호흡 척척
    시공간 초월한 사랑, 최첨단 무대에 구현…조명과 마술 눈길
    언체인드 멜로디 다양하게 편곡…영화 속 명장면과 비교하는 재미도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내가 왜 영혼을 연기해야 하죠?"

    영화 '사랑과 영혼' 제작사가 '샘 위트' 역을 제의하자 해리슨 포드와 톰 크루즈는 가차 없이 퇴짜를 놓았다. 이 역은 패트릭 스웨이지에게 돌아갔다. 영화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1990년 국내 개봉 당시 관객 168만 명을 모았다.

    20년 후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2011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초연한 뮤지컬 '고스트'는 같은 해 런던 웨스트엔드에 입성한 후 이듬해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연극무대와 최첨단 기술의 놀라운 결혼"이라고 호평받았다.

    고스트가 지난 6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5개월 대장정을 시작했다. 2013년 국내 초연 이후 7년 만의 재공연. 샘과 몰리 잰슨의 애절한 사랑이 한층 가슴 아프게 와 닿는다. 초연 때 호흡을 맞췄던 멤버들이 대거 합류한 덕분이다. 샘 역의 주원·김우형·김진욱, 몰리 역의 박지연·아이비 중 김진욱만 새로 투입됐다.

    시공간을 초월한 샘과 몰리의 사랑을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했을까. 최첨단 무대가 단연 돋보인다. 무대 위 구조물인 샘과 몰리의 집은 LED판 7천 개로 이뤄졌다. LED가 켜지면 영상 판, 꺼지면 세트로 활용한다.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는 영상은 시각적인 즐거움이 크고, 세트 사이로 비치는 LED는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조명과 마술은 또다른 흥미요소다. 오토 팔로우(Auto Follow·무빙 조명이 배우 몸에 부착한 센서 인식) 기법을 사용해 샘이 움직일 때면 푸른색 조명이 따라다닌다. 푸른색 조명은 샘의 애달픈 감정을 극대화한다.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일루셔니스트 폴 키이브가 개발한 마술은 고스트를 매지컬(Magical)로 바꿔놓았다. 살해당한 샘이 영혼이 빠져나간 육신을 슬프게 바라보는 장면, 영혼이 된 샘이 문을 통과하는 장면, 지하철에서 또 다른 영혼과 싸우는 장면이 압권이다. 특히 몰리가 생전 샘에게 썼던 편지를 읽은 후 편지지가 저절로 접히는 장면이 가슴에 콕 박힌다. 이 장면에서 몰리는 샘의 영혼을 처음 인정한다.

    장면에 따라 다양하게 편곡된 '언체인드 멜로디'(Unchained Melody)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몰리 사랑해. 항상 널 사랑했어.” 구천을 떠돌던 샘의 영혼이 이 말을 전하고 이승을 떠날 때쯤, 관객의 눈가도 촉촉해진다. 영혼이 이렇게 로맨틱할 줄이야. 영화 속 명장면을 어떻게 변주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다.

    불멸의 사랑을 다루지만, 곳곳에 웃음 코드가 적잖다. 오다 메 브라운 역의 박준면과 최정원은 능청스러운 연기로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영화 속 우피 골드버그 저리가라다. 2021년 3월 14일까지.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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