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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경찰은 왜 과잉 논란에도 광화문집회 원천봉쇄 할까?



정치 일반

    [Why뉴스]경찰은 왜 과잉 논란에도 광화문집회 원천봉쇄 할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김현정의 뉴스쇼(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대기자

    권영철의 Why뉴스, 권영철 대기자 어서 오십시오.

    ◆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오늘 어떤 얘기를 가지고 오셨어요?

    ◆ 권영철> 내일 한글날이죠?

    ◇ 김현정> 한글날이죠.

    ◆ 권영철> 사흘 간 연휴가시작이 되는데 일부 극우 성향 단체들이 내일과 모레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 이렇게 예고하고 있죠. 경찰은 지난 3일 개천절에 이어 이번에도 집회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그런 입장입니다. 그렇지만 개천절 집회를 막기 위해서 광화문 광장을 차벽으로 둘러싼 데 대해서 과잉대응 아니냐, 그런 비판의 목소리도 있고요. 그래서 오늘은 '경찰은 왜 과잉논란에도 광화문 집회 원천 봉쇄하려고 할까?' 이렇게 주제를 정해 봤습니다.

    보수단체가 개천절 집회를 예고한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에서 경찰이 임시 검문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김현정> 경찰은 왜 과잉논란. 무슨'재인산성'이냐 아니냐 이런 논란이 있는 와중에도 원천봉쇄, 차벽을 세우는 걸 택했을까?

    ◆ 권영철> 네.

    ◇ 김현정> 그 이유를 취재해 보셨군요.

    ◆ 권영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일단 원천봉쇄는 확정입니까?

    ◆ 권영철> 경찰의 방침은 분명합니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그런 입장입니다. 서울경찰청이 한글날 집회와 관련된 입장을 밝혔는데요. 오는 11일까지가 방역당국이 정한 특별방역기간 아닙니까? 그래서 개천절 때처럼 종로구와 중구 등 도심 일대의 집회를 철저히 막겠다, 그런 입장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러면 차벽을 설치하는 거예요?

    ◆ 권영철>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제 김현정 앵커가 경찰청 김준철 경비국장과 인터뷰를 했죠? 김준철 국장의 얘기를 잠시 들어보시죠.

    경찰청 김준철 경비국장 - "시민의 안전에 필요하면 설치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집회 신고도 계속 들어오고 있고 그 일부 단체에서 집회를 강행하겠다, 이런 것들이 있어서 만약에 그런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차벽을 설치할 겁니다."

    ◆ 권영철> 다만 경찰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까 "집회를 원천 차단하겠지만 개천절처럼 강력하게 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경찰의 한 고위 간부는 "차벽 설치는 내부적으로 논의해서 결정하겠지만 개천절처럼은 안 할 것이다. 경찰도 고민이 많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 개천절에 광화문 일대 차벽 설치된 사진을 한번 저희가 보여드리려고 하는데요. 저는 그 근처를 지나갔거든요, 그때. 저런 모양으로 서 있더라고요. 촘촘하게 버스들이 붙어 있어요.

    보수단체가 개천절 집회를 예고한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차벽이 세워져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권영철> 광장도 막고 있고 주변 도로도 막고 있고 그렇게 돼 있죠.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집회는 지금 9일과 10일 이틀 간 열릴 예정이라고요?

    ◆ 권영철> 경찰에 신고된 건 한글날인 9일은 1178건, 토요일인 10일에는 1158건이 신고돼 있습니다. 이중 금지 통보된 집회는 9일이136건, 10일이 131건입니다. 이들 집회가 서울 종로와 중구, 노원구 일대에서 신고한 집회입니다. 노원구는 구청장이 인원에 관계없이 모든 집회를 금지하기로 해서 포함된 거라고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 권영철> 좌우간 이틀 간 집회가 열리겠지만 경찰은 다 철저히 막겠다는 그런 입장입니다.

    ◇ 김현정> 저희가 지금 사진도 유튜브, 레인보우를 보시는 분들을 위해서 보내드렸지만 현장에 가보셨어요? 권 기자도?

    ◆ 권영철> 네, 경복궁 근처에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 김현정> 어느 정도였어요? 전체 쭉 봤을 때.

    ◆ 권영철> 차벽으로 광화문 광장을 완전히 에워쌌고요. 곳곳에서 검문이 진행됐습니다. 차를 가지고 갔는데 가는 동안 네 차례, 다섯 차례 검문을 했고요. 그리고 모임에 왔던 분이 지하철 경복궁역을 무정차 통과했거든요. 그래서 안국역에서 내려서 걸어오는데 아예 못 가게 막더라는 겁니다. 경복궁 앞으로는 걸어갈 수도 없도록 막았다고 해요.

    ◇ 김현정> 그냥 시민인데?

    ◆ 권영철> 네, 일반 보행자인데. 그래서 나중에 항의하고 하니까 돌아가라는데 어떻게 돌아가냐고 하니까 저는 지방에서 와서 잘 모른다라고 얘기를 하고.

    ◇ 김현정> 경찰이?

    개천절인 지난 3일 대한민국애국순찰팀이 서울 서초구 조국 전 장관 자택 인근에서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권영철> 네, 막았서면 우회로를 알려줘야 될 거 아닙니까? 그렇게 해야 되는데 그렇게도 하지 않았고 뭐 목적지가 어디냐? 왜 가야 하느냐? 무슨 일이냐? 등등 물었고 결국 신분증을 확인하고서 통과해 준 것도 있고요. 차량은 청와대 쪽으로 갈 수 있게끔 한 길은 열어놨는데 보행자들은 아예 막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시민들 통행로도 확보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 권영철> 그런 경우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제가 차를 가지고 효자동 쪽 골목길을 지나가는데 아예 승합차하고 미니버스를 동원해서 차를 아예 막아놔서 사람도 못 지나가게 돼 있더라고요. 그런 경우도 있었는데 좀 안내라도 제대로 해야 됐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거. 사실 문재인 정부 초기에 구성됐던 경찰 개혁위원회에서 차벽 설치와 관련해서 6개 항의 권고를 한 게 있었거든요.

    ◇ 김현정> 차벽 설치에 대한 권고.

    ◆ 권영철> 네.

    ◇ 김현정> 경찰개혁위에서?

    ◆ 권영철> 네.

    ◇ 김현정> 어떤 거였습니까?

    ◆ 권영철> 그 6가지를 간추려서 설명드리자면 "집회시위 현장에서 원칙적으로 차벽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차벽을 설치하는 경우 시민들이 동시에 오고갈 수 있도록 통행로를 확보하고 시민들에게 통행로 설치 위치를 안내한다." "통행로는 차벽 설치구간 50m마다 한 곳 이상을 설치한다." 이런 것들이었거든요.

    ◇ 김현정> 이런 게 그러니까 마련된 이유는 특히 경찰개혁위에서 문재인 정부 초반에 이런 걸 마련한 이유는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때 명박산성. 왜 집회 못 하게 하는 건가 너무 과도하게 막는 거 아니야. 이런 비판 우리가 엄청나게 했잖아요. 그래서 이런 거 생긴 거죠?

    김창룡 경찰청장(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개천절 집회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권영철> 그렇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이를 수용을 했거든요. 수용을 해서 차벽 운영지침을 개정을 했어요. 개정지침에도 사실은 사실 시민 통행로를 확보하도록 규정을 규정하고 있는데도 곳곳에서 일부는 그런 곳도 있고 한데 제가 경험한 곳, 제가 만났던 사람들은 그런 걸 안내해 주지도 않았다. 오히려 안내판이라도 설치하고 안내라도 해 줬으면 이렇게 화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이제 경찰의 대응이 그래서 과도했느냐, 안 했느냐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있는 건데. 바이러스 방역 차원 아니냐, 방역 차원에서 본다면 과도한 거 아니다라는 주장과 아무리 방역이든 뭐든 간에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 자유를 제한하는 거다라는 주장이 팽팽합니다.

    ◆ 권영철> 사실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서 경찰이 어쩔 수 없다는 점은 저는 동의를 합니다. 제가 만났던 사람들도 필요성에 공감한다. 그렇지만 하더라도 시민 피해는 최소화 해야 되는 거 아니냐 그런 얘기들이 많았고요. 사실 차벽 설치한 걸 보니까 제가 받은 느낌은 뭐냐 하면 2016년 10월, 11월 촛불집회 초기에 차벽으로 막 다 틀어막았잖아요. 그때의 그 느낌하고 비슷했습니다. 사실. 그래서 과거로 회귀한 게 아닌가. 경찰이 달라지지 않았구나 하는 그런 느낌을 시민들에게 줄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 말은 너무 경찰이 그러니까 사실은 제일 쉬운 방법이잖아요. 차로 막는 게. 너무 쉽고 용이한 방법을 쓴 거 아니냐. 시민들 불편을 감수해가면서까지, 그 말씀이세요?

    ◆ 권영철> 네, 그런 점이 있긴 합니다. 물론 경찰 입장에서는 8.15 집회 때 경찰관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죠. 그리고 집회에 동원됐던 경찰관 전원이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았거든요. 왜 그러냐면 집회 하는 사람과 경찰관이 대면을 하게 되면 감염 우려가 높아지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아예 차벽으로 아예 접촉이 안 되게 해버리는.

    ◇ 김현정> 진짜 그런 것도 있네요. 그냥 차로 막았다라는 것이 아니라 경찰이 인력으로 막으면 부딪쳐야 되니까 차로 막는다. 이것도 납득이 되는 거 아닌가요?

    정부가 일부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에 대해 금지 통고한 가운데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 펜스가 설치돼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권영철> 납득이 가긴 합니다만 좌우간 과도했다. 경찰개혁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양홍석 변호사는 "경찰로서는 집회시위를 막는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전제를 하면서도 "차벽으로 그렇게 막지 않고도 우리나라 경찰 정도 되면 덜 제한적인 방법으로도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그렇게 보여줬더라면 우리 경찰이 좀 바뀌었구나 경찰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그런 걸 느끼게 했을 것인데 좀 아쉽다." 이렇게 평가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오늘 주제로 돌아와서 다시 한 번 전체적으로 취재한 것들 정리를 해 주세요. 이런 과잉대응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글날 다시 원천봉쇄, 다시 차벽을 결정한 이유 첫 번째.

    ◆ 권영철> 첫 번째는 경찰의 조치 전에 방역당국에서 행정명령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김창룡 경찰청장도 "집회금지 통고를 한 근거가 방역당국에서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이 행정명령이 코로나 위험 정도에 따라서 조정이 되면 경찰도 거기에 맞춰서 집회 관리를 조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밝혔고요.

    ◇ 김현정> 두 번째.

    ◆ 권영철> 두 번째는 집회시위를 막는 경찰관들의 감염을 우려하기 때문이죠.

    ◇ 김현정> 조금 전에 설명드린 그 겁니다. 세 번째.

    ◆ 권영철> 세 번째는 정부 여당의 눈치를 너무 보는 거 아니냐, 이런 평가도 나옵니다.

    ◇ 김현정> 이건 누구의 평가예요?

    ◆ 권영철> 양홍석 변호사는 "코로나 방역을 위한 조치니까 어느 정도는 이해할 여지가 있지만 가장 강력한 차벽을 치고 아예 의지를 꺾어버리는 방식으로 하는 건 청와대를 너무 의식한 거 아닌가?"

    ◇ 김현정> 경찰이?

    ◆ 권영철> 네. 양 변호사는 또 "집회 관련 과거로 회귀한 것도 문제지만 경찰이 정부 여당의 눈치만 본다. 정부여당의 지침만 내리면 경찰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 김현정> 그것이 과거 정부든 현재 정부든 그렇다 그 말이에요?

    ◆ 권영철> 그런 게 좀 심각한 게 아닌가 그렇게 본다라고 얘기했고요. 경찰 내부에서 의견을 들어보니까 "지휘부가 청와대, 정부 여당의 눈치를 너무 보는 거 아니냐?" 그런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어요.

    ◇ 김현정> 내부에서요?

    ◆ 권영철> 네.

    ◇ 김현정> 그렇지만 이게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코로나 방역이라는 전 국민적으로 어떤 합의가 된 명제가 있는 거 아닙니까?

    ◆ 권영철> 그러니까 필요성에는 공감을 하는데 필요하다면 필요한 만큼만 하면 되지 않겠냐는 거죠. 심상정 정의당 위협도 한글날 집회 원천봉쇄는 방역편의주의다 이런 얘기를 하기도 했죠.

    ◇ 김현정> 방역편의주의.

    ◆ 권영철> 네. 사실 민주주의라는 게 결코 쉽고 편한 건 아니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권영철> 복잡하고 인내가 필요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그런 게 필요한데 좀 너무 편의로 흐르는 거 아닌가. 그게 결국은 과거의 과거에 우리가 그렇게 비판했던 독재주의로 가는 거 아니냐 전체주의로 가는 거 아닌가? 그런 비판을 받는 모습이 있는 겁니다. 좀 차벽처럼 위압스럽지 않은 방법으로 차단하는 것도 고민해야 될 거고요. 경찰이 시민 편의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 그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권영철 대기자 수고하셨습니다.

    ◆ 권영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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