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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발리뷰]'초보감독' 고희진이 던진 분명한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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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발리뷰]'초보감독' 고희진이 던진 분명한 화두

    V-리그 남자부 최초 신인 드래프트 '재수생' 선발

    삼성화재 지휘봉을 잡은 고희진 감독은 2020~2021 V-리그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남자부 최초로 재도전에 나선 선수를 지명하며 선수 자원 부족의 시대에 대응하는 한국 배구에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노컷발리뷰]는 배구(Volleyball)를 가까이서 지켜보는 CBS노컷뉴스의 시선(View)이라는 의미입니다. 동시에 발로 뛰었던 배구의 여러 현장을 다시 본다(Review)는 의미도 담았습니다. 코트 안팎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배구 이야기를 [노컷발리뷰]를 통해 전달하겠습니다.

    "실패한 선수가 아닙니다. 그저 시련을 한 번 겪은 선수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의 목소리는 확신이 가득 차 또렷했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의미였다.

    삼성화재는 6일 열린 2020~2021 V-리그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정규 순번, 그리고 추가 수련선수까지 모두 5명의 새 식구를 맞았다.

    현대캐피탈도 V-리그 첫 '전체 1순위'를 얻는 등 5명을 데려갔지만 모든 순번을 거르지 않은 팀은 V-리그 남자부 7개 팀 가운데 삼성화재가 유일했다. 고희진 감독은 매 라운드 빠짐없이 선수의 이름을 불렀다.

    신인 드래프트가 끝난 뒤 연락이 닿은 고희진 감독은 "신임 감독이 이 정도 패기는 있어야 한다"며 "5명 모두 필요해 뽑았다. 선발 결과가 만족스럽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삼성화재는 1라운드에 경희대 2학년 레프트 김우진을 시작으로 2라운드에 경기대 3학년 리베로 박지훈, 3라운드에 속초고 3학년 레프트 이하늘을 차례로 뽑았다.

    4라운드와 수련선수까지 뽑은 삼성화재의 선택은 특히 더 눈에 띈다. 4라운드 지명 선수는 2019~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해 재도전에 나선 세터 제경목, 수련 선수는 2017~2018시즌 미지명자였던 레프트 이현승이다.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가 시련을 맛 본 제경목(윗줄 왼쪽)과 이현승(윗줄 오른쪽)은 실업 무대에서 꾸준하게 기량을 관리하며 재도전에 나선 끝에 V-리그 코트를 밟을 기회를 얻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경목과 이현승은 V-리그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해 재도전에 나서 결국 프로 입성에 성공한 최초의 주인공이다.

    2012~2013시즌 황성근이 당시 26세 늦은 나이로 지명을 받았지만 그는 문성민, 신영석, 황동일(이상 현대캐피탈) 등 같은 학번 동기와 V-리그 입성을 경쟁하는 대신 실업무대를 택했던 늦깎이 신인이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여자부는 2012~2013시즌에 전체 2순위로 흥국생명의 선택을 받았던 이진화가 2009~2010시즌 미지명 후 실업에서 뛰다가 뒤늦게 프로에 입성한 사례가 있다. 제경목과 이현승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시련을 겪은 뒤 각각 부산시체육회와 화성시청에서 활약하며 V-리그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두 명의 '중고신인'을 지명한 고희진 감독은 "실패가 아닌 시련을 겪은 선수들이다. 찬 바람을 맞아봤으니 누구보다 절실하고 열정이 있을 거라고 봤다"고 선발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실업무대에서 활약했던 모습을 꾸준하게 지켜봤다. 지금 대학생보다 기량이나 정신적인 면 모두 낫다고 봤다"며 "과거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하고 돌아갈 때의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토록 원했던 기회를 얻은 선수들이니까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제경목과 이현승을 선발한 고희진 감독의 결정은 V-리그 입성의 꿈을 키우는 어린 유망주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줬다. '실패가 아닌 시련'이라는 표현처럼 비록 V-리그 입성의 첫 번째 기회는 무산됐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희진 감독은 매해 심각해지는 선수 자원의 고갈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V-리그 나머지 팀에 제시했다.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원석'을 꾸준한 관심과 노력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묵직한 메시지다. 선수로, 코치로 V-리그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고희진 감독의 첫 시즌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새로운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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