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는 급속도로 무너져내리고, 대형 산불은 대륙 여기저기서 마치 좀비처럼 타오르며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만 년 동안 얼어붙어 있던 동토가 계속 녹으면 고대 바이러스까지 번져 또 다른 신종 전염병이 유행할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까지.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속수무책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이런 소식을 들을 때 가장 우울해지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바로 청소년입니다.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1인 시위를 계기로,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 시위(School strike for climate)는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급속도로 확산되었습니다. 그들은 기후위기로 인해 가장 오랜 기간 피해를 입을 당사자로서, 온실가스 후폭풍을 미래세대에 전가하고 있는 기성세대 및 정책 결정권자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3월부터 결석 시위가 시작됐습니다. 당시 소모임, 동아리처럼 시위를 주최했던 청(소)년들은 이제 어엿한 대표적인 청소년 기후 운동 단체인 '청소년기후행동'을 조직해 비대면 온라인 결석 시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참여한 청소년 상당수가 학교 측으로부터 '시위는 과격하다', '학생이 시위에 나가는 것 자체가 학교의 명예 실추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한 청소년 활동가는 시위에 참가할 경우 징계위원회에 넘기겠다는 압박을 받기도 했습니다. 징계가 대학 입시에도 큰 타격을 미치기 때문에 놀랍고 무서웠지만,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생각해본 뒤 리스크를 감당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참여자 연령 분포를 보면 13세-19세가 압도적인 시민단체. 대한민국에서 가장 폭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민단체. 최근 대중 후원을 통해 어엿한 광화문 사무실에 정착한, 청소년기후행동의 바쁜 근황을 듣기 위해 사무실에 놀러 갔다왔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 이어진 인터뷰 중에도 전국 곳곳에서의 가입 문의는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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