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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면엔]통신비 2만원이 쏘아 올린 '보편요금제' 추진되긴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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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면엔]통신비 2만원이 쏘아 올린 '보편요금제' 추진되긴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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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편요금제, 文정부 핵심 공약…"정부 과도한 개입" 3만원대 LTE 요금제에 동력 상실
    "월 2만원에 1GB?"…"7월 기준 5G 평균 데이터 사용량 25.8GB" 3년 전과 상황 달라
    보편요금제, 못 하나 안 하나…"애초 현실성 떨어진 공약, 알뜰폰은 어쩌라고"
    디지털 뉴딜 정책과도 상충 "5G 투자 절실, 경쟁 활성화 우선"

    다음 달 16세~34세, 만 65세 이상 국민은 통신비 2만원을 받게 됩니다. 통신비는 필수재이자 공공재 성격이 짙고,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 증가, 또 이에 따른 데이터 사용량 급증으로 가계 통신비 부담이 더 커졌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만 35세~64세는 대부분 고정 수입이 있고, 만 16세 이하는 돌봄비 지원이 되기 때문"에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합니다.

    모든 건 상대적이겠지만, 코로나19로 만원 한 장이 아쉬운 상황에서 '통신비 2만원'이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닙니다. "내 통신비보다 더 어려운 데 쓰자"는 찬성도 있지만 "4,50대가 세금 제일 많이 내는데 왜 뺀거냐"는 등 반발도 큽니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재원이 모두 '세금'인 탓입니다.

    결국 '통신비 2만원 선별적 지급'은 잠시 잊혔던 '보편요금제'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통신비 지원금'도 생뚱맞은 데다 이것마저 '누군 주고 누구는 안 주고' 편가르기 식이 되자, "가계 통신비 절감한다던 그 공약 어디 갔어?" 이렇게 된 셈입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보편요금제, 文정부 핵심 공약…"정부 과도한 시장 개입" 등 논란만 키워

    '2차 재난지원금'이라는 단어를 뺀다면 '통신비 지원, 감면' 이슈가 '갑툭튀'는 아닙니다.

    특히 '보편요금제'는 2017년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통신비 절감을 내세운 대선 공약의 후속 조치로 내놓은 정책입니다.

    통신사에 상관없이 월 2만원 대 요금제에 데이터 1GB, 음성통화 200분, 문자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가 골자입니다.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의무 출시하도록 했고, 2년마다 과기부가 데이터 제공량과 요금 수준을 결정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보편요금제는 진통이 상당했습니다. 이는 정부가 직접 요금제를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라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 기업의 자율권 침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통신비 절감 정책은 어디까지나 시장 경쟁 활성화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거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시장에 혼란만 더 키울 것이란 우려였습니다.

    결국 법안은 20대 국회 문턱을 넘긴 했지만, 당시 이통사가 보편요금제에 준하는 3만원대 LTE 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습니다. 이후 1년 넘도록 정부와 사업자 간 평행선만 긋다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됐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 21대 국회 개원에 맞춰 보편요금제 도입법안을 재발의 했습니다.

    ◇ 5G 요금제, 5만원대 8~9GB 7만원대 150~200GB…비싸지고 데이터 차별 극심

    '통신비 2만원'은 사그라들었던 보편요금제 논의를 다시 수면 위로 올렸습니다. 통신비 2만원은 일시적, 또 선별적 지급인데다 결국 '세금'이기에, 근본적으로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없다는 겁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5G 상용화 이후 보편요금제 도입 촉구를 꾸준히 외쳤습니다. "요금도 최소 1~2만원 이상 비싸졌고 LTE보다 저가요금제 이용자에 대한 차별이 더욱 심해졌다"고 주장합니다.

    5G 요금제 최저 요금은 5.5만원, 데이터 제공량은 8~9GB에 불과합니다. 그다음 요금제는 7.5만원대인데, 데이터 제공량은 150~200GB 상당입니다. 2만원 차이가 데이터 제공량으로는 약 20배 차이가 납니다. 1GB당 요금으로 따지면 12배에 달합니다.

    "같은 5G인데도 낮은 요금을 낸다는 이유로 데이터 요금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지출하는 차별적 구조"라면서 "보편요금제를 통해 데이터 차별 문제를 완화하고 2~4만원대에 10~100GB 내외의 중저가 요금제 경쟁을 촉발해야 한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입니다.

    22일 서울시내의 한 통신사 매장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여야가 4차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통신비를 나이에 따라 선별지원하고 중학생도 아동특별돌봄비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여야는 13세 이상 전 국민 통신비 지원'은 '16∼34세 및 65세 이상'으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애초 9200억원 수준이었던 관련 예산은 약 5200억원 삭감된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보편요금제, 못 하나 안 하나…"애초 현실성 떨어진 공약, 알뜰폰은 어쩌라고"

    문제는 정부가 현재 보편요금제를 밀어붙이기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우선, 해당 논의를 추진하던 3년 전과 지금은 급변했습니다. 무엇보다 당시는 5G 서비스가 상용화되기 전입니다.

    지난 7월 기준 5G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5.8GB인 것을 고려하면, 3년 전 '2만원대 1GB' 보편요금제와 단순 비교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즉 2~4만원대 5G 요금제가 나오더라도 10GB 안팎의 데이터로는 고화질 영상 시청, 스트리밍 등 5G 서비스를 누리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편요금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던 야당 외에 여당 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상당합니다.

    '반값 통신비'라는 공약을 내걸고 2012년 출범한 알뜰폰(MVNO) 업계의 존폐위기 문제도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알뜰폰 경쟁력은 가격인 만큼 특히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가격의 격차는 좁아지고 품질 차이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같은 가격이면 서비스와 인프라가 갖춰진 이동통신사를 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디지털 뉴딜과 상충, 5G 투자 절실…여당 내에서도 "경쟁 활성화 우선" 반발 커

    현 정부 핵심 사업인 디지털 뉴딜 정책의 이행 방향과도 상충됩니다. 5G 인프라 구축, 공공기관 정보시스템 클라우드 전면 전환, 빅데이터 플랫폼 및 네트워크 구축 등 14개 사업을 위해 예산 8548억원 규모가 투입됩니다. 디지털 뉴딜을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이통사의 5G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합니다.

    이 사업과 관련된 고위 관계자는 "국가 업무망, 특히 공공 의료 산업 등 민감정보가 유통되는 네트워크를 보호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5G가 세밀하게 구축돼야 한다"면서 "국가가 충분한 시장 등 수요를 확보해줄테니 통신사에 5G 투자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보편요금제는 이통사가 가장 껄끄러워하는 공약입니다. 정부가 요금제를 신설하면 사업자들은 여기에 맞출 수밖에 없고 사실상 사업자들의 요금제 결정 권한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경쟁이 아닌, 통신사를 압박해서 얻어낸 통신비 인하 방안은 "사업자 수익성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향후 5G 네트워크 투자 축소 등 통신 업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국가 성장 산업에도 일정 부분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는 게 보편요금제를 반대하는 업계 얘깁니다.

    결국 유통망, 장비업체,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 등 ICT 생태계 전체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은 물론 품질 저하로 인한 이용자 편익 축소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거죠. "디지털 뉴딜 추진에 5G 투자도 절실한 상황에서 요금 규제가 맞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22일 서울시내의 한 통신사 매장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통신비 2만원' 반대 여론 분산?…통신사 중저가 요금제 출시 '압박' 의도(?)도

    일각에서는 보편요금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른 배경에 "통신비 2만원 반대 여론 등을 분산시키려는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미 비쌀 대로 비싸진 5G 요금 요금제에, 겨우 2만원 줘봤자, 또 누구는 주고 누구는 주지 않으면 이게 무슨 실효성이 있느냐는 건데요, 비싸기만 하고 품질은 시원찮은 5G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지지부진한 보편요금제로 건드렸다는 지적입니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뉴딜, 5G 선도국을 실현하기 위해 관련 투자가 시급한 상황에서 이미 동력을 잃은 보편요금제를 다시 불거진 것은, 보편요금제를 정부가 강행하기보단, 이통사가 먼저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기도 합니다.

    다만 이통3사는 5G 중저가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수차례 요구에도 5G 시설 투자비 부담을 이유로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거부하는 중입니다. 올해 4조원의 투자를 약속했던 이통 3사는 작년보다도 적은 3.4조의 시설 투자 비용을 상반기에 집행한 것에 그쳐 5G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통신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자급제폰 구매 등으로 방문객은 물론 새 스마트폰 개통이나 5G 요금제 가입자는 늘지 않고, 이에 따른 마케팅 경쟁은 더 심화됐다고 하소연하는데요, 이런 와중에도 "5G 투자 부담은 여전히 크다"고 하소연합니다.

    통신사 관계자는 "현행 5G 요금제도 사업적 측면에서 회수 단계가 아니라 수익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5G 시설 구축에 조(兆) 단위를 투자해야ㅍ하는 만큼 보편요금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조심스레 말합니다.

    한편, 전국민 통신비 지급 예산으로 배정된 9300억 원은 선별적 지급으로 5200억 원으로 축소됩니다. '세금'이니만큼, 결국 다시 국민의 '빚'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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