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시컴퍼니 제공)
"'고스트'니까요."
배우 주원(33)의 답변은 간단명료했다.
지난해 2월 군에서 제대하자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러나 주원은 일말의 망설임 없이 뮤지컬 '고스트'를 복귀작으로 선택했다.
주원은 2013년 '고스트' 초연 때 '샘 위트' 역을 맡아 7개월간 공연했다. 고스트는 영화 '사랑과 영혼'이 원작으로, 샘 위트와 몰리 젠슨의 죽음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7년 전 초연 멤버들이랑 '군대 갔다 오면 같이 또 하자'고 약속했어요. 공연에 대한 좋은 추억도 많아서 작년 가을 무렵 일찌감치 고스트 출연을 결정지었죠."
주원은 안방극장을 평정했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각시탈' '굿 닥터' '7급 공무원' 등을 히트시켰다.
하지만 배우로서 시작점은 무대다.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해 '스프링 어웨이크닝' '고스트' 등에 출연했다.
7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그는 "영화·드라마와 달리 무대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 감정선을 유지하고, 관객의 반응을 체감할 수 있어 좋다"며 "고스트 공연 때 객석이 없어지고 내가 샘이 되어 여기 사는 느낌을 받은 적 있다. 꿈꾸는 것 같았다"고 흐뭇해했다.
'고스트' 초연 모습(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주원이 정한 이번 공연 키워드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자'다.
"초연 때는 영화·드라마 촬영과 병행하다 보니 정신이 없었죠. 샘 위트를 연기한 배우 중 가장 막내라서 대본에만 충실했어요. 지금은 연출자와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죠. 즐기면서 연습하고 있어요."
7년간 다양한 작품을 섭렵하면서 주원의 연기 내공도 깊어졌다.
"몰리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 샘은 '동감이야'라고만 하지 똑같이 사랑한다고 얘기를 안 해요. 초연할 때는 그게 이해가 안 갔는데 지금은 '그럴 수 있겠구나' 싶어요. 샘의 사정과 뒷이야기까지 생각하게 된 거죠."
이번 공연에서는 주원과 김우형, 김진욱이 샘을 번갈아 연기한다. 김우형은 초연 멤버고, 김진욱은 1500대 1 경쟁률의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3인3색이죠. (김)우형이 형의 샘은 우직하고 강인해요. (김)진욱이가 연기하는 샘은 남자다우면서 귀엽고요. 저를 통해서는 섹시하고 애교 있는 샘을 볼 수 있을 거에요. 하하"
몰리 역은 아이비와 박지연이 더블 캐스팅됐다. 모두 초연 멤버다. "못 본 사이에 두 사람 모두 더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됐더라고요. 초연 관객도 다시 관람하면 또 다른 느낌을 받을 거에요."
'고스트' 초연 중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 제공)
고스트의 차별점은 조명과 마술을 활용한 최첨단 무대다. 일명 '매지컬'로 불릴 정도로 무대장치가 많다.
주원은 "샘이 문을 통과하는 등 신기한 장면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몰리가 편지를 읽을 때 편지지가 스스로 이동해서 접히는 장면이 가장 와 닿는다. 이 장면에서 몰리는 샘의 영혼을 인정한다. 영화에서는 샘의 영혼이 동전을 움직이는 것으로 표현됐다"고 말했다.
1990년 개봉한 영화 '사랑과 영혼'은 대히트작이다. 당시 청춘들은 샘(패트릭 스웨이지)이 영혼이 되어서까지 연인 몰리(데미 무어) 곁을 지키는 모습에 열광했다. 영화를 보지 못한 이들도 내용을 공감할까.
"'나도 저런 사랑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을 거에요. 우리가 원하는 가장 원초적인 사랑의 모습을 담고 있어서 모두 공감할 겁니다."
배우 주원(사진=신시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