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복당의 정치학-왜 권성동만 들어갔을까…홍준표 운명은



국회/정당

    복당의 정치학-왜 권성동만 들어갔을까…홍준표 운명은

    국민의힘, 권성동 복당 의결…무소속 4인방 중 처음
    김종인 "복당 대상자, 당에서 역할 고려할 것"…선별복당 공식화
    權, 여권發 공수처 맞대응 및 朴 탄핵 선긋기 카드 활용 높아
    김종인과 '악연' 홍준표 복당 첩첩산중…당무감사‧조강특위도 변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출신 무소속 4인방 김태호·권성동·윤상현·홍준표 중 권성동 의원(4선·강원 강릉시)만 먼저 복당에 성공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권 의원을 시작으로 복당이 추진된 가운데 남은 3인방 운명을 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지난 2월 1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강원랜드 채용 비리' 2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한형기자

     

    ◇1호 복당 권성동, 왜?…공수처‧탄핵소추위원장 등 고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17일 무소속이었던 권 의원의 복당 의결 직후 신청자에 한해 심사를 했다고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복당하는 분들이 앞으로 당의 변화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복당 신청을 하더라도 당의 쇄신 방향과 부합한지 판단해서 받겠다는 취지로, 사실상 선별복당 방침을 공식화한 셈이다.

    앞서 지난 3일 김 위원장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무소속 4인방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 당이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한 후에 거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 이후 불과 2주 만에 권 의원에 대한 선별 복당이 의결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 17일 오전 비대위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복당 안건이 올라오자, 사전에 논의 여부를 듣지 못한 일부 비대위원들은 적잖게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권 의원에 대한 선별복당엔 김 위원장의 의중이 실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에선 계파색이 거의 없고 전투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권 의원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검사 출신인 권 의원은 황교안 전 대표 체제에서 당 차원 사개특위 위원장을 맡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저지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최근 여권의 공수처 출범 강행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권 의원의 합류가 당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중론이다.

    권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격으로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던 이력도 향후 김종인 체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총선백서 발간 직후 탄핵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발이 일면서 보류됐지만 내년 4월 서울시장 재보선 전에 '탄핵 사과' 이벤트가 열릴 경우, 권 의원의 복당을 허용한 점이 진정성을 증명하는 사례로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19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탄핵소추위원장이었던 권 의원을 복당 시켰다는 점을 들어 '과거와 결별'이 말에 그치지 않는단 걸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그런 측면에서 권 의원의 복당이 당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신청자 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3인방의 운명은?…김종인과 '악연' 홍준표 "끝없는 인내와 굴종 견디고"

    권 의원을 제외한 홍준표‧김태호‧윤상현 의원 등 3인방은 각자도생에 나선 형국이다.

    김 위원장이 일괄이 아닌 선별복당을 공식화하면서 김 의원은 곧장 복당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윤 의원은 복당 신청을 아직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의원의 보좌진이 소위 '함바 비리' 사건 당사자였던 유상봉씨와 선거 공작 혐의를 받아 현재 기소된 상태라 당 입장에서도 검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후문이다.

    문제는 홍준표 전 대표다. 홍 전 대표는 총석 직후 비대위원장 후보군이 거론될 때부터 김 위원장을 저격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노태우 정권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한 김 위원장을 향해 페이스북에서 "뇌물 전과자, 개혁의 대상", "'개혁팔이'로 이당 저당 오간다" 등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홍 전 대표는 권 의원 복당 결정이 나온 후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끝없는 인내와 굴종을 견디며 정상에 오른 사마의에 흠뻑 빠져 있다"고 말했다. 선별 복당이 시작되면서 자신의 복당 과정이 험난할 것이라고 판단해 '인내'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측은 비대위원장 하마평이 나오던 당시 홍 전 대표의 비판에 상당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재 일부 초선의원들이 홍 전 대표의 복당을 반대한다는 점을 명분 삼아 홍 전 대표의 복당엔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부인하고 있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김종인 대망론'도 무소속 3인방의 복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4월 복당 신청 당시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던 권 의원과 달리 홍 전 대표와 김 의원은 잠재적 대선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 위원장이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다면, 홍 전 대표와 김 의원의 복당을 무리해서 추진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당내 한 재선의원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속내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잠재적 대선주자인 홍준표, 김태호 의원이 아무래도 부담스럽지 않겠냐"며 "권 의원은 자신의 라이벌도 아니고 능력도 출중하니 받기가 더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다음달부터 당무감사‧조강특위…복당 시기도 영향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특별 당무감사도 복당 대상자들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당무감사는 현역 의원을 제외한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대상으로 실시되지만,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김종인 체제의 첫 전열정비다. 당무감사에 이어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예정돼 있어 당 안팎에선 '태극기세력' 등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무소속 의원들 입장에선 조강특위가 진행돼 새로운 인물들이 지역구 당협을 차지할 경우, 복당 과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당무감사 이전에 복당해 원외위원장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을 펼쳐야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상 무소속 의원들에 대한 복당은 9월 정기국회 전에 일괄적으로 이뤄졌다. 20대 총선 직후 2016년 6월 당시 새누리당은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 7명(유승민‧윤상현‧강길부‧주호영‧안상수‧장제원‧이철규)을 두 차례로 나눠 복당시켰다. 선별 복당 의견이 있었지만, 당내 화합을 위해 7명 전원을 조건 없이 복당시킨 것이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정기국회 도중에 권 의원 1명만 복당을 허용한 것이 당무감사 일정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올해 말까지 예정된 당무감사와 조강특위 일정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복당이 불가능하진 않지만, 갈등 요소를 고려하면 내년 4월 전까지 복당의 마지노선은 사실상 이달말인 셈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적어도 '복당 게임'에선 김 위원장이 완벽하게 승기를 잡았다"며 "선별 복당으로 정해진 이상 김 위원장의 의사에 반하는 사람은 들어오기 힘들다. 김 위원장에게 '충성 맹세'를 하든 뭐든 간에 자세를 낮춰야할 처지"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선별 복당 방침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한 수도권 중진의원은 "매번 총선에서 공천 불복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무소속 의원들은 일괄 복당시키는 게 모양새가 좋다"며 "홍 전 대표를 의식해 배제 운운하는 것 자체가 우리당이 아직 그만한 체력이 안 된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