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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빠진 '외국인 노동자'… 마약하기 쉬운 나라 '대한민국'



광주

    마약에 빠진 '외국인 노동자'… 마약하기 쉬운 나라 '대한민국'

    마약 청정국 지위 위협하는 '외국인 노동자 마약 실태'
    정조박의 노컷 인사이드⑯
    철문에 CCTV로 철통 감시하는 외국인 전용 클럽·주점
    일반음식점으로 등록…외국인 대상, 단란주점·유흥주점 운영
    "태국인, 다른 나라 외국인 노동자에 비해 투약 비율 높아"
    국제우편과 항공편 통해 공공연히 들여오는 마약
    날로 진화하는 마약 반입 방식… 차(茶)·초콜릿·향신료·담배 등으로 '위장'
    2019년 국내 체류 외국인 마약사범 43개국 1529명
    외국인 노동자에게 마약 구매·투약 사례 잇따라… 곳곳서 'n차 투약'
    포일·먹지로 마약 감싸 X-ray 통과… 향수·향신료로 마약탐지견 속여
    통역요원 전문성 부족… 전문성 갖춘

    정조박의 노컷 인사이드⑯

    ■ 방송 : 광주CBS 유튜브 채널
    ■ 프로그램 : 정조박의 노컷 인사이드
    ■ 촬영 : 한세민 영상기자
    ■ 진행 : 정정섭 아나운서
    ■ 참여 : 박요진·김한영 기자

    제보는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에서 '정조박' 검색
    ☜☞http://pf.kakao.com/_zxeLxaj

    ◇ 정정섭 > 유튜브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정섭입니다.

    광주전남지역의 핫이슈를 깊숙이 들여다보면서도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보는 시간. 정조박의 노컷 인사이드. 시청자 여러분 구독하기, 좋아요 잊지 마시고요.

    앗, 오늘은 김한영 기자가 처음으로 출연했네요? 환영합니다. 김한영 기자 오늘 정조박 첫 데뷔인데 축하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 김한영 > 네.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3월 광주CBS로 회사를 옮긴 김한영 기자입니다. 정조박 첫 촬영인데 많이 떨립니다. 앞으로 정조박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깊이 있는 소식 많이 전하겠습니다.

    ◇ 정정섭 > 오늘 박요진 기자와 김한영 기자가 모두 왔다는 것은 대충 느낌이 옵니다. 박요진 기자 혹시 오늘 주제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마약 투약 실태를 연속 보도한 <마약 하기="" 쉬운="" 대한민국="" -="" 마약의="" 덫에="" 빠진="" 외국인="" 노동자=""> 이야기하려는 것 맞나요?

    ◆ 박요진 > 역시 눈치 백 단이십니다. 광주CBS는 최근 외국인 노동자들의 마약 투약·유통 실태를 고발한 기획기사를 7회에 걸쳐 보도했습니다.

    기획기사를 통해 도심지역 외국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마약이 시골지역까지 파고든 현실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8월 중순 광주 광산구 신창동의 한 태국인 전용 클럽을 찾은 태국인들이 클럽에서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시고 있다.(사진=김한영 기자)

     

    ◇ 정정섭 > 단어만 들어도 겁이 나는 마약 그것도 외국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기획기사를 준비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 김한영 > 네. 최근 광주전남지역에서 마약을 투약하는 적발되는 외국인 노동자 사례가 잇따랐습니다.

    이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마약을 투약하다 적발되는 내국인도 이어졌는데요. 실제 지난해 대검찰청이 발표한 마약 백서에 따르면 외국인 마약 범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인 마약 범죄의 실태를 고발하고 대안을 모색해보고 위해 이번 기획 기사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 정정섭 > 맞습니다. 버닝 썬 사건도 그렇고 마약 투약은 도심 한복판에서나 벌어지는 사건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번 기획기사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드러내 준 것 같습니다.

    박 기자 그럼 기획 기사의 핵심 포인트만 뽑아 이야기 나눠 볼까요?

    ◆ 박요진 > 네. 광주전남에만 외국인 전용 클럽이 몇 곳이나 되는지 혹시 감이 오시나요?

    김한영 기자와 제가 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클럽만 최소 9곳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현재는 코로나19 확산 탓에 문을 닫은 곳도 있었지만 이들은 도심 속에서 버젓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 정정섭 > 태국인 전용 클럽만 9곳이라면 다른 국적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클럽까지 합치면 훨씬 많겠네요.

    ◆ 김한영 > 네. 저희도 그 수치가 궁금해 광주시와 전라남도에 확인했지만 돌아온 답은
    저희가 파악한 것에 비해 훨씬 적었습니다.

    일단 외국인 전용 클럽으로 등록하지 않고 영업하는 곳이 많았기 때문인데요. 외국인 전용 클럽으로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신고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 정정섭 > 도심 속에 외국인 전용 클럽. 생소하긴 하지만 합법적으로만 운영된다면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

    ◆ 박요진 > 맞습니다. 합법적으로 운영한다면 문제 될 게 전혀 없겠죠.

    문제는 이들 업체 중 상당수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고 단란주점이나 유흥주점처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이번 취재를 통해 일반음식점과 단란주점, 유흥주점의 차이를 알게 됐는데요.

    식사와 주류만 판매할 수 있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것을 넘어 이른바 도우미까지 고용해 운영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지난 2018년 세관이 김해 공항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항공여행자의 캐리어를 검사해 대마초 18 ㎏을 적발했다.(사진=관세청 제공)

     

    ◇ 정정섭 > 아 그렇군요. 아무래도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 곳은 화재 위험성 등을 고려해 일반음식점과 달리 허가가 필요하다고 알고 있는데요. 김 기자 실제 클럽을 가보니 어땠나요?

    ◆ 김한영 > 네. 태국인만 출입된 탓에 동행한 태국인의 남편으로 속여 겨우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태국인들은 화려하게 돌아가는 조명 아래에서 DJ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기도 하고 태국 음식도 먹고 맥주도 마시며 국내 클럽 분위기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 정정섭 > 박요진 기자는 전남 영암의 외국인 전용 클럽에 가봤다고요?

    ◆ 박요진 > 네. 내가 직접 찾은 외국인 전용 클럽은 평상시에는 한국인들의 출입이 불가능한 곳이었습니다.

    일단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주로 농어촌이나 도심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는 외국인들이었는데요.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제법 먼 거리도 이용해 이동한다고 합니다.

    가장 손님이 많은 요일은 토요일 밤인데요. 자리가 없어 줄을 서야 하고 아침이 다 되도록 술에 취한 상태로 춤을 추기도 합니다.

    ◇ 정정섭 > 클럽을 찾는 외국인 노동자 중 불법 체류자 신분도 많았다고요?

    ◆ 박요진 > 클럽 관계자를 만나 물었는데요. 한국 사회에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불법 체류자들 상당수가 외국인 전용 클럽의 고객이었습니다.

    ◇ 정정섭 > 문제는 클럽이 마약 거래의 장소로 활용된다는 점이라고요?

    ◆ 김한영 > 네. 저희가 클럽에서 직접 마약 거래 장면을 목격한 것은 아니지만 이주민 여성이나 수사기관에서는 마약 유통의 핵심 고리로 외국인 전용 클럽이나 주점을 꼽았습니다.

    실제로 함께 클럽을 찾은 한 태국인은 이곳에서 직접적으로 마약을 투약하지는 않지만 정신없는 분위기 속에서 친분을 쌓고 암암리에 마약 거래가 이뤄진다고 귀띔해주기도 했습니다.

    ◇ 정정섭 > 고려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광산구 외국인 클럽에서도 마약을 투약하는 사례가 있다고요?

    ◆ 김한영 > 네. 클럽 안에서 투약하는 경우는 없지만 클럽에서 술을 마신 뒤 밖으로
    나와 대마 오일이 섞인 담배나 대마초가 포함된 담배 등을 피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향은 담배와 다르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담배를 피우는 것 같아 구분이 쉽지 않다는 게 러시아인들의 설명입니다.

    일부 클럽 이용객 중에는 클럽에서 물담배 기계를 빌려 집으로 가져가 대마초를 넣어 피우기도 합니다.

    전남의 한 외국인 전용 클럽에 마약을 소지한 태국인은 입장할 수 없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사진=박요진 기자)

     

    ◇ 정정섭 > 마약을 유통하다 구속된 태국인을 옥중 인터뷰를 했다면서요?

    ◆ 박요진 > 네. 저희가 여러 경로를 통해 실제 한국에서 마약을 투약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나려 노력해봤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마약을 실제 구매해볼까 고민했지만 실정법상 문제가 될 수 있어 구매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마약을 판매하고 함께 투약하다 적발된 구속된 30대 태국인의 옥중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경찰에 압수된 녹차 등으로 위장된 필로폰(사진=자료사진)

     

    ◇ 정정섭 > 옥중 인터뷰, 듣기만 해도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구속된 태국인은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요?

    ◆ 박요진 >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는 한국에 머무는 태국인 중 절반이 마약을 투약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저희가 취재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마약을 투약하고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거든요.

    ◇ 정정섭 > 그 사람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문제가 아주 심각한데요. 전수조사라도 진행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 박요진 > 안타깝게도 최소한의 정황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

    원칙적으로 마약 혐의에 대해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인들과 같은 법률을 적용받고 있습니다.

    ◇ 정정섭 > 또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합니다.

    ◆ 박요진 > 국내에서 외국인 노동자 사이에 거래되는 마약은 국제우편이나 우편 등을 통해 들어온다고 합니다.

    누구인지 밝히고 있지 않지만 자신이 구매한 마약에 일종의 수수료를 붙여 다른 외국인 노동자에게 판매했고 받은 돈으로 다시 마약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사기관은 구속된 외국인 노동자가 마약 공급 조직의 조직원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본인은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 정정섭 > 아무래도 형량이 더 높아질 수 있어서 그렇겠죠?

    ◆ 박요진 > 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그렇습니다.

    국내에서 외국인 노동자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공급책이 적발된 거의 사례는 없습니다.

    꾸준히 마약을 공급받아 이를 판매하는 사람은 있는데 상선은 확인되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 정정섭 > 마약 투약 방법과 효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고요?

    ◆ 박요진 > 네. 필로폰의 경우 전용 기계를 이용해 투약했고 야바는 포일 등에 올린 뒤 불에 가열해 나오는 연기를 흡입했다고 말합니다.

    마약을 투약하면 일단 잠이 오지 않고 흥분된 상태가 유지된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클럽에서 10시간이 넘도록 머무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있는데요.

    그들 중 일부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심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술에 취한 상태와 마약을 투약한 상태가 얼핏 봐서는 구분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 정정섭 > 그렇다면 마약을 유통하거나 투약하는 이유는 뭐라고 하나요?

    ◆ 박요진 >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거나 고된 노동을 이기고 다시 일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마약 유통이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노래방 도우미나 마사지나 등 직업에 상관없이 수요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태국에서는 한 정당 1천 원 수준인 야바가 한국에 들어오면 7만 원까지 올라가거든요.

    마약 판매만으로 돈을 벌며 지내는 외국인 노동자의 수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 정정섭 > 김 기자, 외국인 노동자들이 투약하는 마약 도대체 어떻게 한국에 들어오는 건가요?

    ◆ 김한영 > 국내로 밀반입되는 마약은 주로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국제특급우편으로 들어오거나 항공기 수화물로 위장해 사람이 직접 운반하는 방식으로 유입됩니다.

    건강보조식품으로 속여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들어온 마약은 SNS나 인터넷을 통해 거래됩니다.

    ◇ 정정섭 >비타민C로 위장해 들어오는 꼼수도 있다고요?

    ◆ 김한영 > 최근 태국인들이 많이 투약하는 '야바'는 주로 국제우편과 심부름꾼을 통해 국내에 밀수입되고 있습니다.

    야바가 보통 주황색 알약 형태라는 점을 고려해 비타민제 등 건강보조식품으로 위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정정섭 > 구소련계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대마초를 선호해 직접 기르는 경우도 있다고요?

    ◆ 김한영 > 구소련계 외국인들이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인근에서 대마를 기르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 정정섭 > 외국인 노동자를 넘어 외국인들의 마약 실태가 궁금합니다.

    ◆ 박요진 > 43개국에 1529명. 지난 2019년 국내 체류 외국인 마약사범의 출신 국가 수와 적발된 인원입니다.

    지난 2011년 27개국에 295명이 마약 단속에 적발된 것과 비교하면 8년 사이 출신 국가는 2배, 마약사범은 무려 5배 증가한 수칩니다.

    ◇ 정정섭 > 김 기자. 국내에서 마약을 투약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국가도 많이 달라졌다고요?

    ◆ 김한영 > 과거 미국인과 중국인 중심이었던 외국인 마약사범이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구 소련 출신까지 다양화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이 마약 하기 쉬운 나라로 인식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외국인 마약사범 출신국을 살펴보면 태국인이 551명으로 전체 외국인 마약사범 가운데 36%로 가장 많았고 중국인이 28.2%인 431명, 미국인이 7.3%인 111명으로 조사됐습니다.

    마약 종류 역시 대마와 필로폰에서 야바와 합성마약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 정정섭 > 더 큰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마약 투약이 늘어나면서 시골 마을까지 파고들었다는 점이죠?

    ◆ 박요진 > 과거 유학생들 사이에서 유통되던 마약이 외국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유통되다 보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중심으로 횡행하던 마약이 지금은 지방 중소도시에서 시골마을까지 파고들었습니다.

    검찰은 우즈베키스탄인과 러시아인의 경우 광주 고려인 마을 인근에 거주하는 구 소련 지역 출신 동포와 후손들이 대마초를 밀수하고 흡연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근거로 광주 광산구 일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마약이 전방위로 퍼져나가면서 마약 청정국 대한민국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 정정섭 > 네. 외국인 노동자발 마약도 이제 큰 사회 문제로 등장하게 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마약을 투약하는 내국인이 잇따르고 있어 환각상태에서 벌어지는 2차 강력범죄 등 'n차 마약 투약'이라고요?

    ◆ 김한영 > 지난 3월 전남 목포에서는 평소 알고 지내던 태국인들과 함께 전남 일대에서 5차례 이상 '야바'를 투약한 30대 A씨가 구속됐습니다.

    구속된 A 씨는 태국인들로부터 야바 1 정당 5만 원 정도에 10알 정도씩 구매했으며 A 씨는 일을 하며 만난 태국인들과 그들에게 소개받은 태국인들에게 마약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정정섭 > 남자 친구가 마약을 강제로 투약하려 한다고 자수한 사례로 광주에서 있었다고요?

    ◆ 박요진 > 지난 3월 광주에서는 자신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20대 여성 B 씨가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B 씨는 자신의 한국인 남자 친구가 외국인 노동자들과 수차례 마약을 투약했으며 자신에게도 여러 차례 마약 투약을 강요해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B 씨의 남자 친구와 태국인 등 7명은 전남 나주와 영암 등에서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국내에 머무는 외국인 노동자 수가 증가 추세에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n차 투약'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 정정섭 > 사실문제는 마약을 흡입한 뒤 환각상태에서 벌어지는 2차 강력범죄라고 생각하는데요?

    ◆ 김한영 >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는 총 60건의 마약류 투약 환각상태에서 2차 강력범죄가 발생해 65명이 적발됐습니다.

    특히 마약 과다 투약으로 인한 사망이나 자살이 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인질극·난동도 8건이 발생했습니다.

    필로폰을 투약한 후 승용차를 운전해 도로를 역주행하던 중 마주 오던 피해차량을 들이받아 상대 차량에 탑승한 2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 정정섭 > 이렇게 문제가 심각한데 밀반입되는 마약을 막거나 수사를 강화하면 안 되는 건가요?

    ◆ 김한영 > 모든 물건에 대해 일일이 다 검색할 수 없기 때문에 주로 마약 검사는 첩보에 의해 대규모 밀반입 시도 정황이 알려질 때만 대대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습니다.

    개인이 포일과 먹지 등으로 마약을 포장할 경우 X-ray 투시가 되지 않아 쉽게 검색을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또 수색이 어려운 신체의 은밀한 부위에 2~3정씩 넣는 수법으로 국내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 정정섭 >마약이 이렇게 허술하게 반입되는지 몰랐습니다. 이 같은 일이 가능한 원인은 무엇인가요?

    ◆ 김한영 > 2000년 이후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한다는 명목으로 통관 절차를 간소화한 것을 이유로 꼽을 수 있습니다.

    관광객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입국 시 간소화된 통관 절차를 통해 쉽게 들어오면서 이들의 외국인들의 국내 불법체류도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한국과 비자면제 협정이 체결된 일부 국가의 외국인들은 마약 전과가 있어도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손쉽게 한국을 오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정정섭 >경찰의 마약 수사과정 역시 아쉬운 점이 있다고요?

    ◆ 박요진 > 경찰은 외국인 범죄 수사를 위해 각 지방청별로 민간인 통역요원을 지정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유계약 형태로 일하며, 수사 과정에서 통역을 한 뒤 경찰로부터 일비와 시간당 수당을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통역요원은 범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해 경찰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통역요원에 대한 교육이 범죄 분야별 교육이 아닌 단순 외국인 통역요원이 갖춰야 할 소양과 통역 방법 비밀 보장 등에 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남아 출신의 한 이주 여성은 통역 과정에서 피의자가 단순 투약자가 아닌 마약 공급책 등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었지만 통역요원의 역할을 넘어선다는 생각에 말을 못 한 적이 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 정정섭 >이 같은 상황에서는 마약 사범 발본색원은 애초에 불가능할 것 같은데요?

    ◆ 김한영 > 민간 통역요원에 의존하는 구조다보니 마약 거래의 '상선'은 못 잡고 단순 마약 소지자나 투약자만 잡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외국인 마약사범 중 가장 비중이 놓은 태국을 비롯해 주요 국가의 통역만이라도 제대로 갖춰 갈수록 늘어나는 외국인 마약사범 수사에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 정정섭 >저희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마약 실태를 고발했으니 대책 역시 논의해봐야 될 거 같습니다.

    ◆ 박요진 >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입국 후 3일 이내에 마약검사가 포함된 건강검진을 받게 돼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의 소변검사 방식은 대개의 경우 마약 투약 후 1주일이 지나면 '음성' 판정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마약을 많이 투약하는 특정 국가나 전과 등을 고려해 모발 검사 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 정정섭 >국내 마약류 규정과 처벌 수위에 대한 교육 역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고요?

    ◆ 김한영 > 네. 마약 전문가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마약 유통과 투약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국의 마약 법규와 처벌 수위를 설명하는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국가별로 마약류로 규정하는 마약 성분과 처벌 수위에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애초에 경각심을 갖고 국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마약을 투약했다가 적발되는 외국인 노동자 중 상당수는 한국과 자국의 마약 법규의 차이를 몰라 마약 범죄를 저질렀다고 답하곤 합니다.

    뒤늦은 후회지만 사전에 교육이 진행된다면 일정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박요진 > 네. 이밖에 온라인을 통한 마약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수사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세관 통관 절차를 강화하고 마약 입국자에 대한 입국 제한 등이 필요해 보입니다.

    ◇ 정정섭 >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제 한국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돼 한 명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할 시기인데요.

    그만큼 외국인 노동자들의 마약 범죄의 중대성도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수사기관과 지자체의 외국인 노동자 마약 범죄에 대한 대응에 대해 보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정조박의 노컷 인사이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8월 중순 전남 영암군 삼호읍의 한 외국인 전용 클럽을 찾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사진=박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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