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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전광훈 목사에게 돌을 던지기 전에



칼럼

    [칼럼]전광훈 목사에게 돌을 던지기 전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고 퇴원한 전광훈 목사가 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변호인단, 8·15집회 비대위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코로나 격리치료를 마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당국의 방역조치를 '사기극'이라고 규정하며 '순교'까지 언급하자 또 한 번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전 목사에 대한 비난이 안타까운 것은 비록 그가 과거 소속 교단으로부터 제명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목사의 신분인 만큼 비난의 화살이 한국교회로도 향하기 때문이다.

    코로나의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전 목사와 그가 담임하는 사랑제일교회가 보여주는 행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의 행위는 일반인에게 교회와 교인을 혐오와 기피의 대상으로 만들고, '이웃 사랑'이 최고 덕목인 기독교의 참모습을 왜곡시키며 한국교회에 너무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이든 싸움의 상대는 현 정권일 텐데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가 보여주는 모습은 일반 시민을 상대로 싸우면서 그들을 적으로 만드는 모양새이다.

    코로나 감염공포와 생업의 어려움으로 온 국민이 고통 받고 있는데도 방역조치를 무력화시키며 오히려 전염병 확산을 부추기는 듯한 행태로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해서 얻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일까?

    오죽하면 그 동안 반정부 공동 전선을 형성하며 투쟁에 함께 했던 보수야당까지 선을 그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사태의 모든 책임을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에만 전가할 수는 없다.

    목회자인 전 목사가 마치 우리나라 보수를 대표하는 인물처럼 비춰지고, 보수의 정치성 집회를 주도하기에 이른 것은 개인의 성향뿐 아니라 정치권이 전 목사와 교회를 끌어들여 이용한 책임도 크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정치권이 자신의 세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많은 사람을 동원할 수 있고, 조직 충성도가 높은 교회를 활용한 것이다.

    또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도록 성직자와 교회의 일탈을 방치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교계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성직자건 교인이건 정치행위는 각자 양심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할 문제지만 진단거부, 격리시설 탈출 등 방역을 무력화하며 공동체를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교계에서 목소리를 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크다.

    만약 그랬다면 모든 교회가 도매금으로 욕을 먹는 지금의 상황도 조금은 달라졌을 것이다.

    이단 신천지의 공격과 청년공동화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교회가 이번 코로나사태를 거치며 각인된 일반인들의 부정적 이미지로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란 안타까운 전망이 많다.

    종교와 정치는 분리돼야 하고, 종교가 정치권력과 결합하면 타락한다는 사실은 역사의 교훈이다.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사태를 계기로 교회와 정치권 모두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찰하는 계기가 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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