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windy.com 캡처)
지난 2003년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줬던 태풍 '매미'가 지나간 길을 따라 제9호 태풍 '마이삭'이 경남 남해안을 향해 올라오고 있다.
매미와 맞먹는 강한 태풍인 데다 해안가에 근접하는 2일 밤에는 1년 중 바닷물 수위가 가장 높다는 백중사리 기간과 겹쳐 폭풍 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경상남도는 2일 오후 1시부터 전체 직원의 1/3이 근무하는 비상 2단계를 발령하고, 본격적인 태풍 대비에 들어간다.
연안에는 안전사고 위험이 예상될 때 발령되는 위험예보 주의보가 내려졌고, 산사태 위기 경보도 경계로 격상됐다.
태풍 마이삭은 이날 오후 6시쯤 제주도 서귀포 동남동쪽 약 130km 부근까지 북상한다.
(사진=통영해경 제공/자료사진)
초속 40m에 이르는 강풍과 최고 400mm의 비를 동반한 마이삭은 3일 새벽 부산 인근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경남에는 오전 9시 현재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남해 앞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각각 내려졌다. 오전 10시부터는 남해 먼바다 태풍 경보가 발효된다. 태풍이 근접하는 이날 오후부터 태풍특보도 발효된다.
특히, 1년 중 바닷물 수위가 가장 높다는 백중사리 기간인 2일 밤 태풍이 해안가에 근접하면서 폭풍 해일 피해가 우려된다.
2003년 9월 역대급 피해를 줬던 매미 역시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60m에 달할 정도의 강풍이 폭풍 해일로 이어져 당시 마산 해안가를 덮쳐 지하 상가 등에 있던 18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때도 만조와 맞물려 저지대는 순식간에 물바다가 됐다.
이에 따라 도는 해안가 저지대 침수 우려 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배수장 가동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있다.
도내 해수욕장 26곳과 지방어항 67곳에 대한 출입을 금지하고, 해양레저시설 등 39곳에 대해서도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
태풍 마이삭 이동 경로.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하천 급류 우려 211곳, 하천 범람 우려 58곳, 산사태 우려 49곳, 급경사지 69곳 등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699곳에 대한 통행 차단 등 안전 조치는 물론 예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산사태 취약 지역 주민 2379명에 대한 사전 대피 요령을 전파하고, 대규모 건설 공사장 139곳에는 관리자가 현장에 대기하도록 했다.
둔치 주차장 29곳을 폐쇄하고 상습 침수 지하차도 21곳과 침수 우려도로 56곳에 대한 배수시설 점검도 마쳤다.
도내 609곳에 이르는 배수펌프장 가동 상태 점검을 마무리하고, 혹시나 모를 비상 상황에 대비해 관리자를 배치했다.
강풍을 대비한 안전 조치도 강화했다. 코로나19 야외 선별진료소 55곳을 일시 철거하고 타워크레인 90곳에 대해 운행 중지 지시를 내렸다.
김경수 지사가 배수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경남도청 제공)
1만 4천여 척에 이르는 어선들도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고, 2만 9200여ha에 이르는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 대한 결박 작업도 이뤄졌다.
김경수 지사는 "과거에 피해가 발생했던 부분 또는 지역에서 똑같은 피해가 다시 생기면 절대 안 된다"면서 "늘 재발 방지가 행정의 기본 실력을 가늠하는 척도"라며 철저한 태풍 대비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