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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K-진단키트, 수출 기상도 '흐림'



IT/과학

    '우후죽순' K-진단키트, 수출 기상도 '흐림'

    진단키트 공급 포화상태
    개당 15달러서 10달러선으로 하락
    중국산은 개당 4~5달러

    셀트리온 진단키트(사진=연합뉴스)

     

    올 상반기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와중에 한국의 방역 능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것은 코로나 19 진단키트였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주문이 밀려 들었고 사정이 급박한 일부 국가는 연줄을 통해 '다른 나라보다 먼저 공급해달라'고 하소연 할 정도로 한국산 진단키트는 귀한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이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관세청 제공)

     

    먼저 수출 가격을 보자. 관세청의 품목별 수출입 동향을 보면 분자진단(PCR)방식의 코로나 19 진단키트는 수출 단가가 지난 4월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월 톤당 12만 6천달러였던 한국산 진단키트 수출가격은 3월 20만 8천달러로 상승한 뒤 4월에는 56만 5천달러로 급등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5월에는 41만 4천달러, 6월에는 35만 9천달러로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에는 진단키트 1개당 가격이 15달러까지도 나갔지만 지금은 10달러 이하"라고 전했다. 중국산 진단키트가 수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한국산 진단키트 가격은 점점 더 떨어지는 추세다. 중국산 진단키트 가운데 일부는 개당 4~5달러까지 떨어진 것도 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한국산 진단키트가 명성을 얻은 것은 중국산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고 신뢰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보다 먼저 코로나 파고를 넘었던 중국은 양적 공급 측면에서는 한국을 앞섰지만 품질 문제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파문을 일으켰고, 이에 따라 한국산이 각광을 받았다.

    사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만드는 기술은 어려운 편은 아니다. 기술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직원 몇 명 없는 소규모 바이오벤처 회사도 제품을 만들어 낼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 상반기에만 수출허가를 받은 국내 코로나19 진단시약은 142개에 이른다.

    우후죽순으로 개발되는 진단키트 가운데 일부는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도 있다는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혁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보건당국에) 승인을 신청한 진단키트 가운데 일부는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도 있었다"며 "이들 제품들은 승인 과정에서 탈락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외국 기관에서 '이 제품을 써도 괜찮냐'는 문의 메일을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한국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화물을 적재하고 있다.(사진=자료사진)

     

    수출 환경도 바뀌었다. 수입에 급급했던 세계 각국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5월을 고비로 주춤해지자 진단키트의 품질을 꼼꼼히 들여다 보기 시작한 것.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항체진단 방식의 진단키트에 대해서는 당초 느슨한 형태의 '포괄적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시행해 왔다. 그러나 이 방식의 진단키트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자 지난달 포괄 승인제도를 폐지하고 정상적인 '긴급사용승인'제도로 바꿨다.

    K-방역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한국산 진단키트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긴급사용승인' 보다 느슨하게 운영되고 있는 '수출허가'제도를 이번 기회에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코로나19 진단키트 가운데 국내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것은 7개에 불과할 정도로 수출허가받은 제품(142개)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또한 진단 장비나 핵산추출키트 등 좀 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가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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