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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진짜 임차인"…'윤희숙 리메이크' 국회 디스전



국회/정당

    "저는 진짜 임차인"…'윤희숙 리메이크' 국회 디스전

    용혜인 "결혼 3년차, 은평구 빌라에" 장경태 "집 없는 청년, 고시원 살았다"
    김선교 "가난한 농부의 아들, 60년 토박이" 한무경 "윤희숙 발언이 뼈 때렸냐"

    자유발언 하는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 (사진=연합뉴스)

     

    "저도 임차인입니다", "월세 70만원을 내는 진짜 임차인입니다", "60년 동안 이사한 적 없는 토박이입니다", "저는 집 없는 청년, 반지하와 고시원에 살았습니다"

    부동산 입법이 가결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찬반토론은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의 지난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의 변주곡이었다.

    옹호이자 오마주였고, 풍자이자 디스(비난)전이기도 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윤희숙 의원 연설의 첫 문장으로 똑같이 입을 떼면서 "결혼 3년 차 신혼부부로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은평구의 한 빌라에 살고 있다"고 했다. "대출이 끊기면 어떻게 목돈 마련해야하나 걱정, 나가라 하면 어디서 이 만한 집 구해야 하나 걱정"이라는 신세한탄도 했다.

    용 의원의 발언 요지는 '4평의 삶'에 집중됐다.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정한 1인 가구의 최소 주거면적 14㎡(4.2평)이다. 쪽방고시원, 옥탑방과 반지하방의 삶을 사는 국민들의 대표자가 국회여야 한다는 호소였다. 용 의원은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누굽니까. 투기목적으로 집을 소유한 다음에 전세 10억짜리에 들어가는 사람들이냐"고 통합당 의원들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 개정안 찬성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임차인으로 살아도 좋다"며 "쫓겨날 걱정 없이 전월세가 너무 오르지 않게만 하면"이라고 발언하며 임대차 3법을 통한 임차인 보호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올라도 문제없다. 세금만 열심히 내십시오"라며 "이렇게 해서 세금이 모이면 공공임대주택에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임대주택을 현 10% 비율에서 15%까지 끌어올리는 데 걷힌 세금을 투입하자는 주장이다. 통합당의 부동산 공급 정책은 "시장에 기름을 붓는 정책"이라고 비꼬았다. "누구 좋자고 하는 거냐"고 반복해 외쳤다.

    임차인으로 살다 분양을 받게 된 사연, 전월세를 알아보려 직접 뛴 스토리도 발언으로 소개됐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저는 3천만원에 월세 70만원을 내는 진짜 임차인입니다"라며 "강화에서 전세로 살다가 인천에 오니 전세보증금이 높아서 월세로 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년이면 주택소유자가 된다"면서 "나이 60에 집을 장만한 것"이라고 중도금 대출 비율까지 밝혔다.

    그가 이런 말을 꺼낸 건 "새로운 제도 도입에는 다소 혼란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전세가 줄어들까봐 걱정하는 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발언으로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통합당 김선교 의원은 "저는 60년간 단 한 번도 이사나 주소를 옮겨본 적 없는 토박이"라고 발언을 시작했다. "선친은 한평생 가난한 농부로 살았다. 저도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해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5억원 정도인 자신의 재산내역도 공개했다.

    "의정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서울에 주거 공간을 알아봤지만, 매매는커녕 전월세 가격이 감당하기엔 벽이 높았다. 그래도 전세를 알아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했다. 대출이자 부담이 적은 전세를 알아보려는데, 최근 물량이 사라졌다는 사연도 전했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인사청문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재적300인, 재석190인, 찬성186인, 반대2인, 기권2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김 의원은 "법을 밀어붙이기 전에 한번이라도 전세, 월세를 구하러 다녀봤다면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니면 최소한 저한테라도 와서 물었으면 제가 서민들의 심정 제대로 얘기해줬을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 한무경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윤희숙 의원을 두둔하고 나섰다. "그 발언이 집권 세력의 뼈를 때렸던 것이냐"며 "윤 의원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안보고 손가락 휘었는지 티끌은 묻지 않았는지 공격하는 건 전형적인 좌파의 공격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우리 국민들이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한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신혼 초에 월세에서 시작해 아등바등 목돈 모아 전세로 옮기고, 전세 살며 어렵게 자녀들 공부시키고 근검절약해서 내집 마련하는 패턴으로 평생 내집 마련하는 게 꿈인데, 일방처리 법 때문에 전세 물량이 축소돼 희망 사다리 끊어지게 생겼다"고 비판했다.

    이날 3시간 가까이 진행된 본회의의 마지막 발언자는 30대의 민주당 장경태 의원이었다. 장 의원은 "집 없는 청년, 서울에 상경해서 반지하와 옥탑방, 고시원에 살았습니다"라는 사연으로 시작됐다. 그는 "감당할 수 없어서 전세를 고려해 본 적도 없다"고 했다.

    장 의원은 "청년들에게 옥탑방과 반지하를 살지 않도록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신혼부부와 무주택자들이 내집 마련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집주인이 은행이 아닌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하며 발언을 맺었다.

    여야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본회의장 곳곳에서는 고성과 야유, 박수와 격려가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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