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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서초·용산·과천·태릉에 아파트라…8·4 대책 약발 있을 듯



칼럼

    [칼럼]서초·용산·과천·태릉에 아파트라…8·4 대책 약발 있을 듯

    [김진오 칼럼]

    선호 지역인 만큼 효과 있을 듯
    '영끌' 심리 누그러질 수도
    문제는 실행 의지와 속도
    공급대책이 속도 있게 추진되지 않으면 다시 혼란
    대통령과 총리가 직접 챙겨야
    집의 노예에서 벗어난 날로 기억되길

    아파트 단지. (사진=이한형 기자)

     

    정부의 8·4 수도권 주택공급대책(23번째)은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시장 친화적이다.

    서울에서도 노른자위에 해당하는 서초, 강남, 용산, 과천, 태릉, 서울역 등 도심, 상암DMC 지역에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정부가 4일 공공 재건축 제도를 도입하고 태릉골프장 등 가능한 신규 부지를 발굴해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것은, 시장이 요구하는 지역에 대대적인 공급이 없는 부동산 규제책만으로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을 잡지 못한다는 한계를 인정한 것이자 일부 정책 실패를 자인한 셈이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태릉골프장 외에 용산구 옛 미군기지 캠프킴,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국립외교원 유휴부지 등을 아파트 단지로 개발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육군사관학교와 태릉골프장 주변.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주변 경관이 좋은 태릉골프장 주변을 고밀도로 개발할 경우 최대 2만 가구의 새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어 서울 동북권에 신도시가 건설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처럼 신규 주택부지 발굴(3만 3천 가구)과 확장 등을 통해 수도권에 총 13만 2천 가구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용산 미군기지 캠프킴(3천100가구)과 서울지방조달청(1천 가구), 국립외교원 유휴부지, 과천 정부청사 주변 유휴부지(4천 가구)는 강남과 용산권역이어서 선망의 지역이 될 것이다.

    특히 '공공 참여형 고밀도 재건축'을 도입해 5년간 총 5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한 것 역시, 입지 여건이 좋은 지역 공급을 확대한 것이어서 반응이 좋을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참여를 전제로 재건축 단지가 주택 등을 기부채납하면 종상향 등을 통해 용적률을 500%까지 올려주고 층수도 50층까지 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는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물론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누그러뜨리는 등의 대책이 없고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나 잠실 주공5단지 등의 주민들은 기부채납에 반대할 공산(주택소유자 3분의 2의 동의가 필요)이 커 예단할 수 없으나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것이다.

    고밀 재건축을 통해 기부채납 받은 주택의 절반 이상은 장기 공공임대로 공급하고 나머지는 무주택자와 신혼부부·청년 등을 위한 공공분양으로 활용한다.

    정부는 뉴타운에서 해제된 지역에서 공공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만 가구 이상 공급한다는 목표다.

    과거 뉴타운 등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가 사업 지연 등으로 해제된 정비구역은 서울에서만 176곳에 달한다.

    정부는 또 신규부지 개발을 통해 3만3천가구를 추가할 예정이다.

    태릉골프장 개발을 통해 1만 가구를 공급하고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미군 캠프킴 부지에서도 주택을 3천100가구를 넣을 예정이다.

    이들 정부 소유 부지는 최대한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한다는 방침이어서 20~30대들에게 자가 소유에 대한 희망을 줄 것이다.

    상암DMC 부지(2천 가구) 등 LH·SH 등 공공기관의 미 매각 부지에서도 4천500가구,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 노후 우체국이나 공공청사 등에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서울 등의 역세권 준주거·상업지역의 용적률을 최대 700%까지 완화한 것은 획기적이다.

    서울에선 철도역사 주변 300여 곳 중 100여 곳의 일반주거지역이 이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정부가 시장이 원하는 지역에 신규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공공분양 중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도입해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은 때늦은 감이 있으나 시의적절했다.

    계약갱신·전월세상한제가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한 시내 부동산중개업소의 매물 정보란이 비어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번 대책에 따라 기존보다 늘어나는 공급 물량의 50% 이상을 생애최초 구입자와 청년·신혼부부 등에게 공급한다는 계획은 좌절·상실감에 지친 청년들에게 위안이 될 것이다.

    여기에 남양주와 과천 등 3기 신도시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예정이어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 공급이 어느 정도 숨통이 틜 가능성이 크다.

    서울에서도 선호 지역에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고 대량 공급이 방안이 나온 만큼 실 소유자들은 당장 무리하게 집을 사지 않고 분양 기회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지금 사지 않으면 집을 사지 못할 것 같아 영혼까지 끌어 모아 집을 산다는 '영끌' 심리가 다소나마 진정되지 않을까 추정된다.

    집 때문에 결혼도 하지 않으려는 청년·신혼부부들은 이제 내집 마련의 꿈이라마 꿀 수 있게 됐다.

    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4일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문제는 정부의 실행 의지와 추진 속도에 달렸다.

    정부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시간을 끌다간 정부 불신을 넘어 다시 부동산 시장 불안·혼란이 재연될 수 있기에 문 대통령과 정 총리의 각별한 노력과 챙김이 요구된다.

    더불어 풍부한 시중 부동자금(유동성)을 줄일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관제 펀드라는 비판을 받더라도 '한국판 뉴딜 펀드' 제도는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시중 자금을 모은 펀드로 5G·자율자동차·친환경 분야 등에 투자한다는 것은 김대중 정부의 벤처붐처럼 4차 산업의 '씨드 머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권 수신 금리가 1% 안팎인 상황에서 원금과 연 3%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는 뉴딜 펀드는 돈을 굴릴 데를 찾지 못한 자산가들에겐 꿀단지 역할을 할지 모른다.

    더욱이 8월 4일은 부동산을 사고, 보유하고, 팔 때 내는 세금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부동산 세제 관련법이 모조리 통과되는 날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도 통과된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3일 부동산 관련법과 공수처 후속 법안들을 법사위에서 일방 처리한 뒤 "한국 국민이 광기와도 같은 부동산 투기 열풍을 끝내고 평생 집의 노예에서 벗어난 날로 기록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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