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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의 토론 대장정, 경남도민이 주인이란 것 확인했다"



경남

    "6개월간의 토론 대장정, 경남도민이 주인이란 것 확인했다"

    [인터뷰] 경상남도, 사상최초 공공병원 설립 공론화위원회

    홍준표에 의해 강제폐업된 진주의료원
    새 공공병원 지을 것인가? 공론화위
    100인 도민참여단 모집에 경쟁률 7대1
    경남 공론화위 처음, 완전히 새로운 도전
    답답하고 늦다는 비판 받았지만
    어떤 정치인도 함부로 뒤집지 못하게
    매주 토요일 6시간 토론에 참석률 90%
    공론화위 끝낸 도민들 '우리가 해냈다'
    사회적 대화의 힘, 성공적 거버넌스 실현
    주요정책, 도민들의 참여로 결정해 갈 것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윤승훈 PD, 이윤상 아나운서
    ■ 진행 : 이윤상 아나운서
    ■ 대담 : 김명섭 대변인, 윤난실 사회혁신추진단장 (경상남도)

    ◇이윤상>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강제폐업시킨 진주의료원. 결국 서부경남은 공공의료 취약지역으로 분류가 됐고, 경상남도는 새로운 공공병원을 다시 짓기로 최종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김경수 지사가 결정한게 아니라, 경남도민들이 모여, 긴 토론과정을 거치며, 공론화 과정을 통해 결정을 했습니다. 오늘은 이 공론화 과정을 맡아 온 경상남도 윤난실 사회혁신추진단장과 경상남도 김명섭 대변인. 두 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경상남도 김명섭 대변인과 윤난실 사회혁신추진단장(사진=경남CBS)

     

    ◆김명섭> 예, 안녕하세요.

    ◆윤난실>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윤상> 지난 4일 제4차 도민토론회가 있었죠. 이렇게 되면 공론화 과정을 모두 마친 건가요?

    ◆윤난실> 99%는 마쳤죠. 저희가 서부경남 5개 시군의 20명씩 100분의 도민토론단, 참여단을 모셔서 공공의료를 어떻게 확충할까라고 하는 숙의과정을 쭉 거쳤습니다. 그래서 그날 합의문이 나와서 지사님께 전달되었는데 최종적으로는 공론화협의회가 이 합의문의 근거에서 도지사께 드리는 공고문을 작성을 하고 이 합의문과 붙여서 그 공고문을 드리면 공론화 협의회는 완전히 종료하게 됩니다.

    ◇이윤상> 어떤 분들이 참여했습니까?

    ◆윤난실> 일단 그 공론화 협의회는 각종 전문가들도 들어와요. 의료전문가, 숙의해서 토론하는 민주주의를 돕는 전문가들, 뭐 여러 전문가들이 들어와 있었지만 결국은 도민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생명, 안전, 건강. 이런 것들을 다루는 부분들은 도민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어야 된다. 해서 저희가 100분의 도민참여단을 모시게 된 것인데요. 저희가 공개모집을 했어요.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을 논의하려고 합니다. 도민여러분과 함께. 관심 있는 분들 신청해주세요. 했더니 773명이 참석을 하셔서 경쟁률이 7:1이었습니다.

    ◇이윤상> 무려 7:1. 무작위 추첨 방식이었던가요?

    ◆윤난실> 그 분들은 의지가 있는 분들이었고, 거기서 저희가 뽑을 때는 저희가 성별 비례. 인구 비례 해서 랜덤 추출 방식으로 무작위로 뽑았습니다. 그래서 100분이 뽑혔고 그 분들이 세 번 토론을 하고 마지막은 자기들이 토론했던 것을 정리하는 4차 토론을 한 것이죠.

    ◇이윤상> 각각의 토론 주제는요?

    ◆윤난실> 1차 토론 때는 토론의 규칙을 서로가 정했습니다. 우리 말 끊지 말기, 서로 경청하기,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기. 뭐 이런 룰을 정하고 나서 내가 살고 있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서부경남의 의료현실은 어떤지 진단하고 개선방향을 스스로 찾아보는 토론이 제1의제로 진행이 되었고요. 두 번째 의제는 그러면 공공병원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것으로 토론을 하셨고 거기서 95%가 필요해. 라고 답을 주셔서 그러면 당신들이 생각하는 공공병원의 기능은 어떠해야 됩니까. 라고 하는 토론이 진행이 되었고요.

    ◇이윤상> 진주의료원을 폐업시킨 논리, 그리고 지금 다시 공공병원을 짓는 논리는 서로 상충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한 토론이 필요했을 듯 한데, 먼저, 민간병원도 많은데 공공병원이 왜 필요하냐는 데 대해서는 어떤 결론이 내려졌습니까?

     

    ◆윤난실> 이번에 코로나19 라고 하는 상황에서 감염병이 왔을 때 음압병원은 민간병원은 갖추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장비구입대비 수입이라고 하는 것을 고려 안 할 수가 없으니까요. 또 응급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있어서 민간병원에 맡겨놨을 때는 의료의 사각이 생길 수가 있죠. 또 하나 더 말씀을 드리면 경제적으로 취약계층이라든지 노인전문, 근데 이건 민간병원은 아무래도 수입도 고려를 하셔야 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공공병원이 해야 되는 일인 것이죠. 예방, 이런 것들. 그래서 공공병원이 꼭 필요하다고 도민들께서도 응답을 해주셨죠.

    ◆김명섭> 코로나 상황에서 이제 많은 분들이 실제 진주의료원의 빈자리에 대해서는 되게 헛헛해하시고 많은 불편들을 겪었는데 제가 예전에 인상적으로 봤던 기사 중에 하나가 진주의료원이 사라지면서 코로나 환자들이 123km를 달렸다. 이런 기사가 있어요. 그 123km는 경남 거창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월 말, 3월 초 사이에 거창에서 나왔거든요. 근데 그 분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서 창원에 있는 마산의료원까지 이송되었던 거리가 123km입니다. 그렇게 되니까 이번 코로나 상황을 맞이하면서 공공의료의 필요성을 특히나 서부경남 주민들은 절감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윤상> 진주의료원은 적자를 이유로 폐쇄했어요.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나요?

    ◆윤난실> 네. 당연히 나왔죠. 그랬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도민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기 때문에 착한적자라는 표현을 쓰시더라고요.

    ◇이윤상> 착한 적자.

    ◆윤난실> 그래서 이것은 필요한 시설이다. 그래서 이것은 세금을 여기에 써야 될까요, 말아야 될까요를 그래서 또 도민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그런 의미도 있는 겁니다.

    ◇이윤상> 또 하나. 홍준표 전 지사는 적자와 함께 강성노조, 귀족노조의 이유도 들었거든요. 이 이야기도 토론에 있었나요?

    ◆윤난실> 네. 저희가 적자 얘기도 나왔고 공공병원이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했느냐. 통제가 되었느냐. 시민에 의한 통제가 되었느냐. 이런 이야기들도 같이 토론 과정에서 나왔어요. 그래서 그 병원 설립과 기능 얘기하고 운영에 있어서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게 운영될 수 있도록 시민의 통제가 있어야 된다고 하는 내용 또한 도민 토론의 내용으로 나왔습니다.

    ◇이윤상> 정말 철저한 고민 과정을 거친 걸로 보이네요.

    ◆윤난실> 감사합니다.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 도민참여단 제3차 도민토론회(사진=경남도청 제공)

     

    ◇이윤상> 장소는 세곳으로 압축을 했습니다. 진주와 남해, 하동.

    ◆윤난실> 최종적으로 추려진 세 개 부지는 저희가 우선순위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과정은 도민들이 추천해준 세 곳에 대한 정밀한 타당성 검토가 들어가야될 것이고요. 그 다음에 부지매입에 대한 협상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보여 집니다.

    ◇이윤상> 정말 긴 대장정이네요.

    ◆김명섭> 윤난실 단장님께서 그동안의 진행 과정들을 쭉 설명을 해주셨는데 제가 볼 때 이번 공론화는 우리 경남도에서는 정말로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에요. 그래서 경남도에서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최초의 공론화과정이기도 했고.

    ◇이윤상> 최초라고 하시면?

    ◆김명섭> 경남도에서도 여러 갈등사안들이 있습니다만 이런 갈등사안들을 공론화과정을 거쳐서 결정을 하게 되는 과정들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공공의료분야에서도 전국 최초의 공론화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공론화 과정은. 그래서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그래서 소수 몇몇의 판단. 또 행정의 일반적인 판단에 따라서 공공의료가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이런 것에 대한 어떤 우리 나름의 어떠한 원칙들을 가지고 이 내용들을 좀 추진을 해왔고 그래서 이날 4차 도민토론회에서는 김경수 지사가 직접 참석을 했어요. 그래서 도민들과 함께 대화를 하면서 이번 공론화 과정의 가장 큰 의미는 어떤 정치인이 오더라도 이 공론화 과정은 절대 뒤집을 수 없다. 이렇게 천명을 하면서 시민의 결정. 도민의 결정은 그 어떤 정치인이 와서 함부로 뒤집지 못 하겠다라고 하는 공론화의 의미를 좀 가장 잘 보여주는 압축적인 단어이지 않았나 싶어요.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 도민참여단 제4차 도민토론회(사진=경남도청 제공)

     

    ◇이윤상> 누가 와도 뒤집을 수 없다. 진주의료원이 폐쇄된 건 반 년이 안 걸렸는데요. 다시 만드는 데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는 이유가 있었군요.

    ◆김명섭> 아마 윤난실 단장님이 이끌어오면서 공론화는 무슨 공론화야. 후딱 결정해버리면 되지. 이런 질문을 제일 많이 들으셨을 거예요.

    ◆윤난실> 맞아요. 많이 들었습니다.

    ◆김명섭> 그런데 그 사회적 대화의 힘이라고 하는 것을 아마 가장 현장에서 느끼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윤난실> 사실 어떤 측면에서는 이 진주의료원 폐원하는 과정에서의 갈등, 상처, 이런 것들을 잘 치유하고 해소해가는 그런 의미가 또 있었던 것 같아요. 이해관계자들이 다 참여했으니까요, 협의회에. 그런 과정이 있었고. 그리고 이 공론화라고 하는 이 방식을 선택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공급자는 행정이야. 그리고 도민들은 그냥 서비스를 받는 수요자야. 이게 아니라고 하는 거. 함께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것은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고, 합의해가면서 함께 생산해낼 수 있다는 것. 이런 것들. 그러니까 거버넌스죠, 협치고. 이걸 경남에서 처음으로 해봤다는 것이고 그 결과가 대단히 훌륭한 것이죠. 아, 우리 도민들은 역량이 있으시구나. 시민사회, 충분히 성숙하구나 라고 하는 것을 확인하는 그런 과정인 거예요. 그래서 저는 민관협치 가능하다 라고 하는 것을 확인하는 굉장히 소중한 계기였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이윤상> 민관협치, 거버넌스. 김 지사가 항상 강조하는 거잖아요?

    ◆김명섭> 네. 그렇죠. 이렇게 좀 지루해보일지 몰라도. 6개월 논의과정을 거쳐서 합의했고 이후 병원 설립하는 과정, 운영까지는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몰라요. 물론 지사님은 신속하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러나 이렇게 결정된 결과는 정말로 지속가능하다는 것이죠. 그래서 도민들도 적자니까 문 닫자 라고 하는 부분에 쉽게 휘둘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윤상> 그래요.

    ◆윤난실> 제가 감동적인 순간이 있어서 한 번 같이 공유하고 싶은데요. 이 도민 토론회 4차 끝나고 한 분이 오셔서 제 손을 딱 잡고 거의 뭐 울먹이시면서 고맙다고 그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게 뭐지? 이랬는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어떤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이 토론과정에서. 그런 기회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그날 사실 합의문 전달식은 작은 잔치 같았습니다.

    ◇이윤상> 잔치 분위기요?

    ◆윤난실> 네, 남해에서 농사짓는 분이 이런 큰 자루에 마늘을 가득 가져오셔가지고 나눠주시고, 또 하동에서 벌 키우시는 분이 벌꿀을 따오셔 가지고 와주시고 단호박, 옥수수, 사천의 무슨 케이블카 20% 할인권. 뭐 이런 것들을 가져오셔서 서로 나누는데 저도 되게 가슴 벅차더라고요. 도민의 성숙한 역량을 봤고 마당을 그동안 못 깔아드렸지 초대해드렸더니 오셔서 충분히 주인노릇을 하시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김명섭> 오셨던 분들한테는 정말 그 한 분 한 분이 소중한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우리가 토론해서 우리가 결정한다. 라고 하는 과정들은 소중한 경험이지 않았을까 싶고 또 제가 듣기로 어린 아기를 안고 오신 엄마도 계셨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얼마나 어려워요.

    ◆윤난실> 맞아요. 정말 죄송했는데. 매주 토요일 6시간 저희가 토론했거든요. 근데 이 아이가 어려서 엄마가 보육교사를 붙일 수도 없었던 거예요, 엄마하고 안 떨어지니까. 그래서 지사님께서 100인 토론단이 아니라 101인의 토론단이다. 하하.

    ◇이윤상> 애기도 한 명의 도민참여단으로. 하하.

    ◆윤난실> 나중에 아이가 자라서 설립된 병원을 보면 엄마께서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너도 그 현장에, 결정의 현장에 함께 있었다. 이 이야기를 꼭 전해주시면 좋겠다. 이런 말씀도 하셨고 여러 가지로 감동적인 순간들이었습니다.

    ◆김명섭> 저희가 진행을 하면서 토론 장소도 사실은 좀 협소하기도 하고 또 하루에 6시간씩 토론을 장시간 하다보니까 식사문제나 도시락, 이런 것들에 대한 불편함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101분의 도민 참여단분들이 함께 해주신 것에 대해서는 정말 저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윤난실> 네. 매번 90% 이상이 출석하셨습니다. 저는 그것도 놀랍고요, 정말. 얼마나 진지하게 토론하시던지.

    ◇이윤상> 이런 과정을 거친 결정의 힘. 그 힘이 큰 거죠.

    ◆김명섭> 그 합의문, 활자 뒤에는 숨겨진 도민들의 참여와 노력. 또 공론화를 이끌어오는 많은 분들의 그런 힘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 도민참여단 제4차 도민토론회(사진=경남도청 제공)

     

    ◇이윤상> 앞으로도 이런 숙의과정들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게 잘 부탁드립니다.

    ◆윤난실> 저희들이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야죠. 도민들을 초대해서 주요한 정책들을 함께 결정해갈 수 있는 그런 사회적 대화의 자리. 더 많이 만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윤상> 그런데 새 공공병원도 예비타당성조사를 받게 되나요?

    ◆윤난실> 네. 현재는 예산 규모가 그렇죠, 그런데 다른 지역에서 공공의료원 준비하고 있는 지자체도 예타면제가 좀 필요한 사안이다. 이 사안은. 좀 신속해야 되고. 이게 무슨 경제적 효율을 따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이미 보건복지부가 지역을 70개로 나누어서 서부경남은 병원이 필요한 지역이라고 발표한 곳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측면에서 저희는 예타를 면제해서 속도감 있게 진행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도록 또 노력을 해야 될 겁니다.

    ◇이윤상>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명섭> ◆윤난실>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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