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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손수호] "살인 14건, 성폭행 9건.. 이춘재 사건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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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탐정 손수호] "살인 14건, 성폭행 9건.. 이춘재 사건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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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 탐정 손수호.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 손수호> 네, 안녕하세요.

    ◇ 표창원> 오랜만입니다. 오늘 살펴볼 사건 뭐죠?

    ◆ 손수호> 오늘 오전 10시 경찰의 이춘재 사건 재수사 결과가 발표되죠. 이춘재, ‘경기 남부 연쇄살인 사건’ 범인이죠.

    ◇ 표창원> 그렇습니다. 그동안 그 사건이 발생한 지역 이름을 따서 불렀는데, 사실 그 명칭에는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 손수호> 표 소장님의 저서에도 그 부분을 지적하는 내용이 있죠.

    ◇ 표창원> 네, 그랬습니다.

    ◆ 손수호> 특정 지역에서만 범행이 이루어진 것도 아닌데 그 지역 명칭을 쓰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잘못도 없이 불이익을 받았죠. 그리고 그외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는 마치 남일인 것처럼 느껴지는 부작용도 있었고요. 그래서 특정 지역 명칭을 쓰지 말자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 표창원> 맞습니다. 그 당시는 진범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그 도시 지역 내에서만 벌어진 건 아니’라고 사실관계 말씀드린 건데요. 이후 상당히 오랫동안 미제로 남아 있었어요.

    ◆ 손수호> 네, 1986년부터 91년까지 경기도 남부 지역에서 벌어진 여성 대상 연쇄살인 사건이죠. 살인, 강간. 사체 능욕까지 결합된 범죄였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범인이 잡히지 않았어요. 그래서 대구 개구리 소년 사건, 이형호 군 유괴 사건과 함께 3대 미제 사건으로 불리기도 했고, 경찰 역사상 최대 치욕이라는 평가도 받았죠. 그 후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이 큰 인기를 끌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졌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고 지난 2006년 안타깝게도 10차 사건까지 모두 공소시효가 완성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 표창원> 저에게도 한으로 남아 있었던 사건이었는데요. 작년에 결정적 변화가 있었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공소시효가 완성됐음에도 경찰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했어요. 또 주요 미제 사건을 지방경찰청 미제수사팀이 총괄하게 되면서 더욱더 의욕을 보였는데요. 그러던 중 DNA 분석 기술이 계속해서 개선됐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수집해서 보관하다가 다시 감정을 의뢰한 증거물에서 DNA가 검출되는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했죠. 그래서 경찰이 이 사건에서도 피해자들이 남긴 증거물 분석을 국과수에 의뢰했고, 9차 사건 피해자가 입고 있던 옷에서 누군가의 DNA가 나왔습니다.

    ◇ 표창원> 당시 공소시효 때문에 15년 지나면 수사도 못 한다는 생각에 현장에서는 수사 의욕을 잃기도 했거든요. 현장 증거를 보관할 시설도 없었고, 보관이 의무도 아니었고. 그래서 제가 9차 사건 피해자 유류품인 옷을 보관해둔 수사진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표시를 여러 차례 했었는데. 그런데 문제는 ‘피해자 옷에서 DNA가 나왔다고 해서 그 사람이 범인이다’ 이렇게 직결될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 손수호> 그렇죠. 하지만 정말 다행스럽게도 7차 사건과 5차 사건 피해자 옷에서도 똑같은 DNA가 나왔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DNA의 주인이 이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라고 생각하고 추적을 시작한 거죠.

    ◇ 표창원> 그렇죠. 누군가 우연히 이 3명의 피해자를 조우해서 자신의 DNA가 묻을 정도의 강한 접촉을 한다? 이건 사실 이해하기 어렵잖아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표창원> 그렇게 해서 찾아낸 게 이춘재.

    ◆ 손수호> 네. 수감자, 전과자의 DNA와 대조하는 작업을 했어요. 그런데 94년에 일으킨 처제 강간살인 그리고 사체 유기로 무기징역 복역 중인 이춘재의 DNA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된 거죠. 처음에는 이춘재가 범행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곧 죄를 털어놓기 시작했죠.

    ◇ 표창원> ‘경찰 프로파일러가 이춘재의 마음을 열었다’눈 보도를 봤는데요. 그래서 재수사가 시작됐고, 오늘 종합 결과가 발표되는 거죠?

    ◆ 손수호> 오늘 어떤 내용이 발표될지 관심이 가는데요. 하지만 공소시효 때문에 ‘오늘 발표가 뭐 큰 의미가 없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 표창원> 그러니까 ‘추가 범죄가 밝혀지더라도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인데 처벌 못 하잖아’ 이거 아닙니까?

    ◆ 손수호> 네. 물론 ‘태완이법’이라고 부르는 2015년 형사소송법 개정이 있었기 때문에 2000년 8월 이후 발생한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살인죄’에는 공소시효 규정이 적용 안 됩니다. 하지만 10차 범행이 91년도에 있었거든요. 따라서 한참 전에 이미 공소시효 완성된 상태이고. 결국 형사 처벌은 불가능합니다.

    다른 예외 규정도 있긴 합니다. 즉 범인이 형사 처벌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으면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진행하지 않지만, 이춘재가 해외에 나가 있지는 않았죠. 그리고 특별한 법령들이 있긴 합니다.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 범죄는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날부터 공소시효가 진행 되고, DNA 증거를 비롯한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공소시효를 10년 연장한다는 규정이 성폭력처벌법에 있잖아요. 하지만 이런 규정이 생기기 전에 이미 이 사건은 공소시효가 완성됐어요.

    ◇ 표창원> 소위 전두환법이라고 부르는 5. 18 특별법처럼 특별한 법이 있으면 소급 가능하지 않나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상당한 위헌 논란에 있었고, 헌법재판소에서도 예외라는 표현을 쓸 정도였죠. 따라서 헌정 파괴 범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이상 특정한 개별 사건에 대한 소급 입법 법률이 과연 가능할지 크게 의문입니다.

    ◇ 표창원> 제가 듣기로 이춘재에게 땅이 많고 그 땅이 상당히 비싸다 재산이 꽤 된다고 하던데. 그러면 손해배상 청구해서 받아내는 건 어떤가요?

    ◆ 손수호> 그런 논의도 있었죠. 하지만 이번엔 공소시효가 아니라 소멸시효가 등장합니다. 이춘재의 불법행위로 인한 유족들의 손해배상 채권이 문제되는 건데요. 이런 손해배상 채권의 소멸시효는 피해자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이 손해 발생 사실 및 가해자가 누구인지 안 날로부터 3년이에요.

    ◇ 표창원> 3년.

    ◆ 손수호>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이춘재가 가해자라는 사실을 얼마 전에서야 알게 된 거잖아요. 그렇다면 소멸시효 아직 완성하지 않은 것 아닌가? 하지만 설령 누가 가해자인지 몰랐다 하더라도,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손해배상 채권이 소멸합니다.

    ◇ 표창원> 아... 10년 이미 지나버렸고요.

    ◆ 손수호> 그렇죠. 결국 민사적 해결도 쉽지 않죠.

    ◇ 표창원> 참 안타깝습니다. 물론 수사가 꼭 처벌이나 이런 배상이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닐 테고, 진실 규명은 반드시 해야 될 텐데. 이렇게 수사를 해 낸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우리가 이 범인에 대해서 알아낸 추가 범죄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이건 너무 안타깝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하지만 ‘완전범죄는 없다, 언젠가 범행은 다 드러난다’ 이런 사실을 모두에게 보여주는 것도 이번 재수사의 목적이고 또한 동시에 성과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당시 경찰이 자료를 충실히 모았고 잘 보관했고 긴 시간 포기하지 않고 꼼꼼히 분석했기 때문에 이런 성과를 얻을 수 있던 것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물론 당시 초동수사에 아쉬운 부분을 지적할 수 있지만, 단순히 현재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죠.

    ◇ 표창원> 가장 마음에 딱 꽂히는 말씀이 ‘다른 억울한 피해자들, 그분들의 진실을 밝히는 것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 이런 말씀이고요. 그리고 그 다음으로, 범인으로 몰려서 누명을 썼다든지 그런 분들도 많았는데요. 과연 오늘 수사 결과에 과연 어떤 내용들이 들어 있을까요?

    ◆ 손수호> 경찰이 아직 구체적으로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궁금한 내용이 몇 가지 있어요. 그 의문이 풀리면 좋겠어요.

    ◇ 표창원> 어떤 의문들이죠?

    ◆ 손수호> 가장 먼저, 과연 10차례의 살인을 모두 이춘재가 저지른 것이 맞는지. 바로 8차 사건 진상 규명과 관련되는 의문인데요. 그동안 8차 사건은 윤 모 씨의 모방 범죄이고, 유일하게 범인이 잡힌 사건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당시 경찰의 상당한 성과이고 첨단 과학수사의 성공 사례로 알려지기도 했죠. 그 사건 해결해서 특진한 경찰도 있었고.

    ◇ 표창원> 그렇습니다.

    ◆ 손수호> 그런데 놀랍게도 이춘재가 8차 사건도 내가 저지른 범행이라고 실토했어요. 또 당시 강압 수사와 증거조작 의혹도 제기됐죠. 8차 사건 피해자 유류품에서 이춘재의 DNA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 씨. 윤 씨가 사법피해자 아닌가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현재 재심 절차 진행 중이죠.

    ◇ 표창원> 그 당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모가 현장에서 발견됐고 중금속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는데. 그게 이춘재의 것인지 여부에 대한 검사를 한다는 보도도 제가 봤고요. 과연 몇 건의 살인 사건에서 이춘재가 범인이라는 확실한 객관적 증거가 제시될지 궁금합니다.

    ◆ 손수호> 이춘재의 주장에 더해서 객관적 증거도 수집되었다면 더 확실하게 진실을 확인할 수 있겠죠.

    ◇ 표창원> 네,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손수호> 이춘재가 총 14건의 살인 그리고 30여 회의 강간을 자백했는데요. 살인 사건은 그게 무엇인지 다 공개됐고 그에 대한 확인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살인이 아닌 성범죄는 개별 사건들이 다 드러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혹시 화성 태안읍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 강간 사건도 이춘재의 범행으로 확인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듭니다.

    ◇ 표창원> 상당히 많은 의문과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인데요. 연쇄살인 사건 범인이 이 연쇄 성폭행 사건도 저질렀다. 이런 이야기들을 우리 수사진과 수사 전문가들이 계속 해 왔었거든요.

    ◆ 손수호> 그렇죠. 86년 2월부터 7월에 걸쳐 벌어진 연쇄 강간사건인데요. 당시 이춘재가 사건 발생 지역 인근에 살고 있었어요.

    ◇ 표창원> 이춘재가 살고 있던 지역 내에서 벌어졌다.

    ◆ 손수호> 그리고 오늘 말씀드린 연쇄살인 사건과 지금 말씀드리는 연쇄강간 사건의 범인이 동일인일 거라는 표창원 소장님을 포함한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범행이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 표창원> 범행이 발전하는 맥락? 어떤 부분이 어떻게 연결될까요?

    ◆ 손수호> 우선 유사점부터 좀 찾아보면. 먼저 범행수법이 굉장히 비슷하죠. 피해자의 속옷이나 스타킹을 결박 도구로 사용하고 또 나중에는 얼굴에 씌우기도 합니다. 수법이 비슷해요.

    ◇ 표창원> 그게 이 사건에서 가장 대표적인 수법이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리고 범행 현장인데요. 7건의 강간 사건이 발생한 장소가 5차, 9차, 10차 살인 사건 발생 장소 인근이면서 동시에 이춘재 거주지 근처이기도 했죠. 또 범인의 인상도 비슷했습니다. 강간 사건 피해자들이 165에서 167cm의 키에 마른 체형의 20대 남성이라고 진술했어요. 당시 이춘재와 굉장히 유사하죠. 그리고 범행 시기도 중요합니다. 연쇄강간 사건이 86년 2월부터 7월까지 발생했잖아요. 그런데 이춘재가 군에서 전역한 게 86년 1월입니다.

    ◇ 표창원> 1월.

    ◆ 손수호> 전역하고 한 달 후부터 사건이 발생한 거죠. 그리고 또 연쇄살인 1차사건 발생일이 86년 9월이에요. 그렇다면 이춘재의 전역일과 연쇄살인 사건 1차 사건 발생 사이에 이 연쇄강간 사건들이 위치하고 있는 거죠.

    ◇ 표창원> 오늘 발표에서 이러한 의문들을 확인시켜줄 수 있는 증거가 포함됐으면 좋겠는데요. 1986년 1월에 군에서 전역한 이춘재가 2월부터 7월까지 연쇄강간을 저지르고 그리고 9월부터는 살인으로 발전했다. 이렇게 보고 있다는 거죠?

    ◆ 손수호> 사실 1차 사건 현장에는 피해자와 범인이 몸싸움을 벌인 흔적들이 있었는데요. 그 흔적을 통해서 그게 첫 번째 살인이었을 걸로 보게 됩니다. 그 전까지는 성범죄만 저지르다가 우발적으로 살인이 발생했고 또 그 후 2차 사건 후 미수에 그친 경험들이 생기자 납치, 결박, 강간 후 살인이라는 패턴이 생겼을 거라는 분석이죠.

    이후 살인이 거듭되면서 5차 사건부터 가학적 행위가 추가되고, 7차 사건부터는 사체 능욕, 그리고 강도 예비사건으로 구속됐다 풀려난 후 저지른 9차 사건부터는 그 전 사건보다도 훨씬 더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거든요.

    ◇ 표창원> 9차 사건은 14살 여중생이 피해자이고 정말 참혹한 사건이었습니다.

    ◆ 손수호> 당시 사진을 보면 인간이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충격을 받게 되는데요. 만약 이춘재가 이 사건들을 전부 다 저질렀다면, 범행이 발전하고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 표창원> 30여 건의 성범죄, 이춘재의 자백, 여기에 대해서 경찰이 오늘 재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 손수호> 네, 그리고 경찰이 스스로 확인해서 밝혀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때 그 수사가 도대체 왜 그렇게 이루어졌던 것인가.

    ◇ 표창원> 아픈 부분이죠.

    ◆ 손수호> 네. 이춘재가 추가로 실토한 4건의 살인 사건들이 있어요. 87년 12월 수원 여고생 강간 살인 사건, 89년 7월 화성 초등학생 사건, 청주로 거주지를 옮긴 후 저지른 91년 1월 청주 여공 강간살인 사건, 91년 3월 청주 주부 살인 사건. 경기 남부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진 그 기간에 수원과 화성에서 일어난 사건들인데, 도대체 어떻게 연쇄살인 사건과 연결되지 않았는가. 또는 연쇄사건과 연결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일부러 연쇄사건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배제한 건 아닌가. 이런 의문도 있죠.

    ◇ 표창원> 사실 가장 좀 아픈 사건이 89년 초등학생 실종사건이었습니다.

    ◆ 손수호> 학교 수업 마치고 귀가하던 초등학교 2학년생을 강간하고 살해했다고 이춘재가 털어놨죠. 재수사를 통해 당시 담당 경찰들이 피해자 유류품과 시신 일부를 발견하고도 은폐한 게 드러났어요. 당시 유족들은 실종으로 알았고, 사망 사실도 한동안 몰랐죠. 당시 형사계장 등 2명이 입건됐지만 공소시효가 문제되죠. 이런 걸 보면, 혹시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경찰의 잘못이 더 있지는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어요.

    ◇ 표창원> 다른 사건도 있지 않은가.

    ◆ 손수호> 의문을 가지게 되죠.

    ◇ 표창원> 그밖에 밝혀진 피해자들도 꽤 있잖아요. 경찰의 잘못되고 무리한 수사로.

    ◆ 손수호> 그렇습니다. 당시 16살 명 모 군. 강간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려서 고문, 폭행당했고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경찰들이 사망 경위에 대해 거짓말을 했어요. 도망가다 넘어져서 사망했다고. 하지만 그 후 들통났고, 처벌받았습니다. 또 9차 사건 용의자였던 19살 김 모군. 처음에 자백했다가 현장검증 당시 가족의 설득으로 형사가 무서워서 거짓 자백했다고 털어놨죠. 폭행과 가혹행위 사실이 드러나서 풀려났지만 이후 정신질환에 시달리다 몇 년 후에 암으로 사망했어요.

    또 2차, 7차 사건 범인으로 몰렸던 박 모 씨.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4차, 5차 사건 관련해서 가혹행위 당하고 풀려난 김 모 씨.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겼지만, 고문 후유증과 우울증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9차 사건 용의자로 지목됐던 차 모씨 역시 달리는 열차에 뛰어들었고, 10차 사건 용의자 장 모씨는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했습니다.

    ◇ 표창원> 너무 안타깝습니다. 저도 당시 경찰관이었는데요. 상당히 큰 책임감이 듭니다. 다시는 이런 일은 없어야죠.

    ◆ 손수호> 사실 수사도 사람이 하는 거니까 실수할 수 있습니다. 용의자를 잘못 지목할 수 있죠. 그리고 어찌 보면 열심히 적극적으로 수사한 결과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단순히 누명을 쓸 뻔했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수사 실수와 가혹행위는 분명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 시절의 수사 관행이 있었고, 또 지금과 비교할 때 수사 환경도 크게 달랐겠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모든 경위를 상세히 밝혀야겠죠.

    ◇ 표창원> 저도 죄송하다는 말씀 다시 한 번 드리면서, 경찰이 이번 일을 계기로 정확하게 책임을 인정하고 사실을 다 드러내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새로운 경찰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손수호 변호사, 마무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손수호> 표 소장님 지적처럼 우선 당연히 당시의 잘못을 반성해야 합니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면 안 되겠죠. 지금도 새로운 수사 기법을 연구하고 과학수사 기법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더 큰 성과 내도록 응원해야 하겠습니다.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미제 사건들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 표창원> 고맙습니다. 여기서 마무리하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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