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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잠식된 상반기 공연계…하반기도 어렵다



문화 일반

    코로나에 잠식된 상반기 공연계…하반기도 어렵다

    • 2020-07-02 07:38

    상반기 공연계 매출 1천억원 미만
    온라인 공연 수익성 떨어져…실적 회복 이끌 묘책도 없어

    방역 중인 공연장.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공연계는 지난 6개월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사실상 사상 최악 수준의 혹한기를 맞았다. 공연은 잇달아 취소됐고, 관객은 급감했다.

    그래도 규모가 있는 일부 공연 단체들이 대면 공연 대신 급하게 온라인으로 선회했으나 시장을 넓히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인프라도, 인력도 비대면 전환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 감염자 수는 세계적으로 1천만명을 돌파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은 국내도 마찬가지다. 감염자 수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2차 대유행에 대한 경고등 색깔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코로나라는 출구 없는 통로 속에서 공연계 관계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로 급감한 공연계 매출

    2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공연 시장 매출액은 952억3천990만원이다.

    코로나가 국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1~2월 실적 덕택에 그나마 이 정도를 유지했다. 1~2월 공연계 매출 실적은 598억4천863억원으로, 상반기 전체 매출의 62.8%를 차지했다.

    코로나 19가 본격적인 영향을 미친 3월 매출부터 급감했다. 3월 매출은 90억원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억 미만으로 하락했다. 비수기였던 2월보다 매출이 100억원 넘게 줄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4월 매출은 46억원으로 3월 매출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5월 들어서 100억원대를 회복했으나 여전히 예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코로나 탓에 관객들의 예매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예술경영지원센터 김현진 팀장의 '코로나 19 이후 공연시장 피해와 대응' 발제문을 보면, 코로나 19 이전 예매 취소율은 평균 37.6% 수준이었으나 3월에는 92.6%까지 치솟았다.

    1월 관객 수는 125만명 수준이었는데, 4월에 12만명 수준으로 10분의 1 토막이 났다. 5월에도 23만명 수준에 불과해 정상화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분석됐다.

    공연 취소와 이에 따른 매출 급감으로 공연 제작·기획사들의 공포도 커지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설문조사를 보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분야가 운영비(33.5%), 인건비(13.9%), 임대료(13.1%), 제작비(12.5%) 순이었다.

    6월 매출액이 5월과 비슷한 수준인 점,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 등에 비춰보면 하반기 전망도 밝아 보이진 않는다.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는 지난 5월 성명을 내고 "지금은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민간 기획사들과 연주자들에게 긴급 직접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스크 쓰고 연주하는 서울시향.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온라인 공연에는 나섰으나…대안으로는 역부족

    서울시립교향악단, 국립발레단 등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받는 국공립 단체들은 비대면 공연으로 신속히 전환했다.

    KBS 교향악단은 지난 3월부터 온라인 공연플랫폼 '디지털 K-Hall' 개설했고, 세종문화회관은 코로나로 경영난에 휩싸인 예술단체를 지원하고, 그들의 공연을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힘내라 콘서트'로 주목받았다.

    국립현대무용단은 개발비 등으로 제작비가 많이 투입되는 신작을 온라인으로 선보이기도 했으며 국립오페라단은 이달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전막 오페라를 공연했다.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도 저마다 온라인 콘텐츠를 안방 관객들에게 제공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성과도 있었다. 예술의전당은 '싹 온 스크린'을 통해 2주간 73만뷰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싹 온 스크린은 예술의전당이 2013년부터 진행해온 공연예술 영상화 프로젝트다.

    그러나 대부분은 의미 있는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예컨대 국내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인 서울시향조차 무관중 온라인 공연에선 '벽'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지난 5월 30일 열린 시향의 온라인 콘서트 동시 접속자 수는 수백 명에 불과했다. 시향의 얼굴이랄 수 있는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온라인에서의 '흥행몰이'는 역부족이었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온라인 공연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현재로선 의문이다"며 "다른 대안도 없어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상반기에는 근근이 버텼으나 하반기에 공연제작사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클래식, 오페라 등 순수 예술 단체들의 상황은 악화일로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공연을 열지 못하니 수입이 급감했다"며 "하반기에도 열지 않는다면 도산 위기에 처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의 주축인 뮤지컬 분야는 그나마 순수 공연 쪽보다는 사정이 나은 상태다.
    여름 시장을 겨냥한 대작 뮤지컬과 한국 시장을 노린 해외 오리지널 뮤지컬이 하반기에 잇달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진자가 나와 공연이 중단됐던 '오페라의 유령' 사태에서 보듯, 언제 시한폭탄이 터질지 몰라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QR코드를 활용해 문진표를 작성하고, 발열 체크를 강화하며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관람을 제한하는 등 조처를 강화했다"며 "흥행성적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아무 사고 없이 무탈하게 상연을 끝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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