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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초전' 치닫는 與 전당대회…물고 물린 고차방정식



국회/정당

    '대선 전초전' 치닫는 與 전당대회…물고 물린 고차방정식

    2개월여 앞둔 민주당 전당대회, 벌써부터 대선 전초전 양상
    우원식·홍영표, 김부겸 만나 "대권후보의 당권도전은 부적절"…이낙연 겨냥 해석
    김부겸 "대표 당선되면 2년 임기 채울 것" 조건부 대권 포기 배수진
    정세균·박원순계 선택이 전당대회 판세 변수…김부겸-정세균 연대론 다시 부상
    반(反)이낙연 연대 현실화 가능성 배제 못해

    이낙연 의원(왼쪽)과 김부겸 전 의원(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의원에 이어 김부겸 전 의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오는 8월 말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사실상 '대선 전초전' 양상으로 흐르게 됐다.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의 동시 '출격'이 현실화하면서 이미 당권 출마 의사를 밝힌 우원식·홍영표 의원까지 4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그런데 우원식·홍영표 의원은 약속이나 한 듯 김 전 의원을 차례로 만나 대권 후보들의 당권 도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두 의원의 이같은 메시지는 유력한 당권·대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을 겨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등 당권 후보들 간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엉켜가는 모양새다.

    ◇ '대권잠룡' 당권 도전에 우원식·홍영표 반발

    우원식 의원은 지난 9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김부겸 전 의원을 만나 당대표 출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우 의원은 당권에 도전하려는 김 전 의원을 향해 "당대표 선거가 대선 전초전이 될 수 있다"며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10일에는 홍영표 의원이 김 전 의원을 만났다. 홍 의원은 "(김 전 의원이) 이번에 당대표에 출마하겠다고 결심했다. 당선이 되면 임기를 채우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다만 "당대표에 '당선이 되면'이라는 걸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왼쪽)과 김부겸 전 의원(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김 전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2년 임기를 모두 채울 것이고, 대선엔 나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조건부' 대권 출마 포기라는 배수진을 친 셈이다.

    이는 다분히 이낙연 의원 견제용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전 의원 측 관계자는 "김부겸 전 의원이 당대표 임기 완수를 약속하면 이낙연 의원에게도 압박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대표 임기를 다 지키겠다는 김 전 의원의 발언이 대권 도전을 위해 당대표를 7개월만 하고 나가려는 이 의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우원식 의원 측 관계자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이낙연 의원은 총리 경험을 통해 인지도와 행정능력 등을 인정받은 대권주자 1순위로 꼽힌다. 다만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어 당권을 잡아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의 당권·대권 분리 원칙에 따라 대선 1년 전에는 당 대표직을 관둬야한다. 당대표가 되더라도 내년 3월 초까지만 일하는 '7개월짜리' 당대표인 셈이다.

    이때문에 다른 당권 후보들은 자칫 이번 전당대회가 대권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점을 비판하고 있다.

    전당대회준비위측이 당대표와 최고위원의 임기를 분리하는 방향으로 전당대회 룰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논란거리다.

    홍영표 의원 측은 "대권 주자가 당 대표를 맡으면 내년에 다시 전당대회를 치러야하는데, 룰대로 하고 싶은 우리 입장에선 착잡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왼쪽 위)과 홍영표 의원(가운데) 등이 6월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부겸·이낙연, 논란에 선 그으며 상황 예의주시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은 다른 당권 주자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10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전 의원의 행보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노코멘트라는 것도 하나의 입장 아니냐"며 "조만간 입장을 밝힐 날이 올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의 한 측근도 "김 전 의원과 우 의원, 그분들의 사정이 있는 것이고, 우리는 코로나19 국난 극복에 매진하고 있어 따로 입장을 낼 상황이 아니다"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사실상 대권 주자 1순위인 상황에서 당권 도전이 대선으로 향하는 '수단'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전 의원 측 역시 '당권 도전·대권 포기'와 관련해 "김 전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권 도전은 여전히 상수"라고 문을 열어뒀다. 하지만 또 다른 측근은 "김 전 의원이 당권에 도전하는 대신 대권은 포기한 것이 맞다"고 말해 내부에서도 말이 엇갈렸다.

    이에 일각에선 김 전 의원이 이낙연 의원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대선 포기 검토 카드를 고의로 흘린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은 전당대회 준비가 마무리 되는 이달 말쯤 공식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 복잡해지는 경우의 수

    이번 전당대회가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되면서 당권 경쟁에는 직접 뛰어들 수 없는 다른 잠룡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누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대권 경쟁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정세균 총리. 당내에 탄탄한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어 정 총리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판세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와 관련해 여권 안팎에서는 당권은 김부겸 전 의원, 차기 대권은 정세균 총리가 각각 역할 분담을 한다는 연대론도 솔솔 흘러나온다. 지난 1일 정 총리가 김 전 의원 등 민주당 TK(대구·경북) 지역구 낙선자들을 총리 공관으로 불러 위로 만찬을 주재하면서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렸다.

    정 총리과 김 전 의원 측은 즉각 "전적으로 억측이고 오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김 전 의원의 이번 '조건부' 대권 포기 입장으로 두사람의 연대론은 현재 진행형이 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 시장은 지난 7일 서울 모처에서 자신과 가까운 박홍근, 기동민 의원 등 국회의원 10여명과 만나 전당대회와 차기 대선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반(反)이낙연 연대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기 대권 경쟁으로 이어지는 이번 전당대회를 둘러싼 고차방정식을 어떻게 풀어낼 지, 여권 전체가 큰 숙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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