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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원 감독 "'안녕, 미누' 통해 이주노동자 혐오 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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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혜원 감독 "'안녕, 미누' 통해 이주노동자 혐오 줄길"

    11일 오전 영화 '안녕, 미누'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지혜원 감독. (사진=최영주 기자)

     

    국내 1세대 이주노동자 고(故) 미누(본명 미노드 목탄)의 삶을 조명한 영화 '안녕, 미누'의 지혜원 감독이 영화를 통해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시선이 줄어들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안녕, 미누'는 함께하는 삶을 꿈꾸며 손가락 잘린 목장갑을 끼고 노래한 네팔 사람 미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1992년 스무 살의 미누는 경기도 의정부와 포천의 한식당과 일식당의 노동자로 한국에서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2003년까지 가스 밸브 공장, 서울 창신동 봉제공장 등을 누볐던 그는 2009년 그의 존재 자체가 '불법'이 되며 한국에서 추방당했다.

    영화는 2018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를 위해 투쟁했던 삶, 추방당해 간 그의 고향 네팔에서 자신의 신념을 펼쳤던 미누의 이야기를 뒤쫓는다.

    영화가 2018년 제10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됐을 당시만 해도 살아있었던 미누는 그해 10월 18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지혜원 감독은 "미누씨의 소식은 나한테도 너무 충격적이었다. 예기치 못했던 사건"이라며 "지금 본 영화는 재편집 본이다. 미누씨가 사망하고 난 뒤 한국 이주노동자 역사 속에서 미누씨의 역할과 위치를 좀 더 큰 그림에서 그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재편집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누씨한테 너무 서운해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미누씨가 살아 있을 때 영화가 관객과 만나는 자리에 본인도 꼭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나 혼자 여러분과 이야기하게 됐다"며 "너무 서운해 말라고, 그리고 마지막 2년을 기록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창작소 밈, ㈜영화사 친구 제공)

     

    미누는 2009년 한국에서 추방당하기 전까지 문화활동가로 활동하며 국내 곳곳에 위치한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미누에 대해 지 감독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회의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에서도 '내가 한국인인 줄 알았다'는 말이 나오는데, 한국에서 일하면서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고 사는 줄 알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고 추방당해서 아파했던 사람"이라며 "아픔을 딛고 네팔에서 한국에서 배운 가치관을 어떻게든 실천해보고 싶었지만 같은 뜻을 가진 동지를 찾기 힘들어서 외롭고 쓸쓸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누씨는 그런 사람이다. 끊임없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그것에 대해 아파하면서도 본인이 실현하고자 했던 가치를 위해 네팔에서도 힘쓰고 아파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지 감독이 바라는 건 우리 사회에 작은 균열을 내고, 그 균열을 통해 미누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법적・제도적으로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이 조금은 개선됐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이주민과 이주노동자를 향해 더 큰 벽을 쌓고 지내는 거 같다"며 "미누씨의 이야기가 그 벽에 조금이라도 균열을 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다 같이 노력해서 미누씨 같은 친구를 또 계속 만들어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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