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온라인 개학' 교사들, 저작권·출결·악용 우려 '골머리'



대전

    '온라인 개학' 교사들, 저작권·출결·악용 우려 '골머리'

    9일 오전 서울 성동구 도선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한 담임선생님이 온라인으로 개학식을 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가운데 저작권과 출결, 사이버 범죄 악용 가능성 등에 대해 교사들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한 교육당국의 세부 지침이 없어 일선 학교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 공통의 고민, '출결' 문제

    온라인 개학 이후 이뤄지는 원격수업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다. 실시간 쌍방향 중심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이다.

    이 가운데 실시간 쌍방향 중심 수업은 교사가 직접 실시간으로 출석을 확인한다.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과 과제 수행 중심은 LMS(학습관리시스템) 등을 활용해 진도율, 접속 기록 등으로 확인한다.

    이 같은 교육부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출석을 인정하는 세부적인 기준은 각 학교에서 마련하도록 하면서 교사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충남의 한 공업고등학교의 교사 A씨는 "어떤 학교는 70%의 수강률을 보이면 들은 것으로 간주하고, 어떤 학교는 100% 수강을 하고 과제까지 제출해야만 인정한다"라며 "세부지침은 학교에서 만들라는 것인데 들쑥날쑥한 기준에 출결 문제가 가장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특성화고 교사 B씨 역시 "출결 체크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출결 기준에 관한 지침이 일괄적으로 내려오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 지역은 아직 내려온 것이 없어서 그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 확인에 '진땀', 사이버 범죄 우려도

    "하다못해 폰트도 저작권이 있는 건데, 그런 것에 대해서도 안내가 되거나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저작권 문제없이 쓸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게 없다."

    저작권은 온라인 강의을 직접 제작해야 하는 교사들이 마주한 또 다른 고민이다.

    A 교사는 "교과서에 제공되는 수업지도안 등을 사용하는 것도 저작권에 위배되는지가 출판사마다 달라 교사들이 일일이 확인하는 상황"이라며 "(저작권) 문제가 되면 책임은 교과 담임이 지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시도교육청에서 계약 맺은 강의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좋을 텐데 개개인이 알아서 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며 "학교 사무실에서 강의를 만들고, 녹음은 차에서 하는 등 시설 미비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또 사이버 범죄에 대한 걱정도 내비쳤다.

    지역의 또 다른 특성화고등학교 교사 B씨는 "교사 얼굴이 나오는 영상을 촬영할 때 악용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그래서 사이버 범죄나 학교 사이버 폭력에 관해서도 공지를 하라고 지침이 내려와 오리엔테이션 자료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이어 "학생들이 SNS 등에 교사 얼굴을 올려 외모 평가 글을 올릴 수도 있고 합성 등으로 부적절한 사진이 돌아다닐 수도 있다"며 "개인정보가 돌아다니지 않을 것이란 보장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플랫폼 여전히 '불안'..쌍방향 수업 괜찮을까

    앞서 원격교육 플랫폼인 'e학습터'에서는 교사들의 학급방 개설이 폭증하자 마비가 되는 사고가 일어나는가하면, 교사들이 올린 학습자료와 강의 계획서, 과제 등이 삭제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 6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국 교사와 화상 회의를 진행할 때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썼는데 연결이 뚝뚝 끊기기도 했다.

    온라인 개학 첫날인 9일 A씨는 "영상의 버퍼링이 심해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어떤 학교는 동영상 재생이 안 되고, 또 다른 학교는 핸드폰으로는 안 되고 컴퓨터로만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B 교사도 "줌도 정부기관 프로그램이 아니라 제대로 작동이 안 된다면 교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실시간 수업은 일부하고 자체제작이나 EBS를 활용할 계획이다.

    충남의 초등학교 교사 C씨 역시 "전국에 모든 학생이 동시에 접속할 것을 대비해 트래픽이나 원활한 접속을 위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한 달 이상 미뤄졌던 신학기 개학은 9일 고3·중3학년부터 '온라인 개학'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오는 16일에는 중·고교 1~2학년·초등 4~6학년이, 오는 20일에 초등 1~3학년이 온라인 개학에 들어간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