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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뉴스]아직 개최도 안 했는데…日 '올림픽의 저주' 강타



스포츠일반

    [딥뉴스]아직 개최도 안 했는데…日 '올림픽의 저주' 강타

    올림픽 오륜 조형물 옆에 서있는 일본시민 (사진=연합뉴스)

     


    '올림픽의 저주'라는 표현이 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인 올림픽을 개최하지만 이후 경제적 위기를 겪게 된다는 말이다. 올림픽에 투입되는 예산은 막대한 반면 수입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올림픽 때문에 만든 사회 인프라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때 '저주'가 일어난다.

    올림픽의 저주를 언급할 때 회자되는 올림픽이 있다. 1976 몬트리올 하계올림픽과 2004 아테네하계올림픽이다. 캐나다 몬트리올은 당시 소련(현 러시아) 모스크바를 제치고 하계올림픽을 개최했다.

    하지만 직전 1972년 뮌헨하계올림픽 테러사건으로 보안 등 관련 부분에 더 많은 예산을 쏟아부었다. 여기에 불어권 영향이 큰 도시의 특성 때문에 중앙정부의 지원도 적었다. 결국 몬트리올은 파산직전까지 몰렸고 올림픽 개최 30년이 지난 후 모든 부채를 갚을 수 있었다.

    아테네는 올림픽 개최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에도 고대 올림픽 발상지라는 점을 무기로 2004년 하계올림픽 개최에 성공했다. 관광도시의 특성 상 스포츠 인프라가 부족한 아테네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고 개최 후 고스란히 그리스의 부채로 돌아왔다.

    2004년 올림픽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었던 후안 사마란치는 25년 치를 4년에 투자했다고 평가하며 그리스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 전망했지만 그리스의 국가부채는 1680억 원을 기록했다. 시설물 대부분은 방치됐다. 이후 그리스는 2008 금융위기를 거치며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그리스가 IMF를 끝낸 것은 올해 1월이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자료사진=연합뉴스)

     


    올림픽을 개최하지도 않았지만 '저주'가 언급되는 곳도 있다. 2020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일본이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7월 올림픽이 개최돼야 했다. 올림픽과 관련된 모든 여건도 7월에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올림픽 개최에 차질이 생기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강행한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17일(한국 시간)에는 주요 7개국(G7)으로부터 도쿄올림픽 정상개최에 대한 지지를 얻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 코로나19 확산도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 아베 총리와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도쿄올림픽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올림픽 1년 연기가 결정되자 경기장 등 시설의 유지·보수 등 손실액이 6400억 엔(7조3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그동안 일본 내에서 볼 수 없었던 뉴스가 봇물 터지듯 밀려 나왔다. 먼저 코로나19에 대응을 잘한다고 자평했던 일본 내에서 확진자가 쓰나미처럼 발생했다. 지난 29일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00명을 넘으며 한국의 확산속도를 앞질렀다. 일본 프로축구, 프로야구 선수의 확진자가 속출했고 일본 올림픽위원회 부의장이나 일본 축구협회 회장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내년에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쿄도는 일본 내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일본 경기도 얼어붙었다. 일본 정부는 경기가 '회복 중'이란 판단을 철회하고 '엄한 상황'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처음이다.

    7일 오후 일본 도쿄도 신주쿠구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기자회견 장면이 중계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아베 총리는 도쿄도 등 7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달간 긴급사태를 선포했다. 아베 총리는 자국민들에게 '접촉을 70~80% 줄일 것'을 요구하며 뒤늦게 코로나19 대응에 나섰다. 그러면서 "일본 경제는 전후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긴급사태 선언 후 휴업 소식과 기업 파산 뉴스도 흘러 나왔다.

    일본 내에서는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2021년에 개최할 2020 도쿄올림픽의 저주는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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