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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협상 사실상 타결… 이르면 오늘 공식 발표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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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방위비 협상 사실상 타결… 이르면 오늘 공식 발표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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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차 SMA의 1년 기한과 달리 5년짜리 '다년 계약'
    한미정상 통화에 '극적 반전'…실무진에서 잠정 타결 성공
    트럼프 대통령 승인만 남아…당초 美 요구 5조원대보다 훨씬 낮아
    주한미군 노동자 무급휴직, 시작과 거의 동시에 종료될 듯
    방위비분담금의 '인건비'만 우선 타결 시도했지만 거절당해
    "미군이 임금 지급 의사 있으면 되는데 그럴 의사가 없다"
    동맹 압박 위해 방위태세 볼모로 잡았다는 비판 초래
    외교 소식통 "한미 정상 통화 이후로 미 측 움직임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계기로 과도한 요구 어느 정도 꺾은 듯

    미국 LA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7차 회의를 시작하는 정은보 방위비분담 협상대사(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왼쪽)와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분담 협상대표(미 국무부 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 오른쪽) (사진=외교부 제공)
    한미 양국이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의 극적인 타결에 성공했다.

    1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한미 외교당국은 지난 3월 17~19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SMA 7차 회의 뒤에도 물밑 협의를 계속한 끝에 실무진 급에서 잠정 타결에 성공했다.

    미국 측은 협상 시작 단계에서 5조원대의 금액을 요구해 오다, 우리 측과의 협상 끝에 최근 4조원대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 잠정 타결된 협정의 방위비분담 금액은 이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이르면 이날(워싱턴 DC 현지시각 31일 밤~1일 새벽) 5년 기한(2024년 12월 31일 종료)의 11차 SMA를 승인할 예정이기 때문에 향후 몇 년 동안은 별도의 협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

    1일부터 시작된 주한미군 노동자들의 무급휴직 또한 시작과 거의 동시에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노동자 인건비가 SMA에서… 사상 첫 무급휴직 들어갈 위기 맞아

    지난해 체결된 10차 협정 기준 1조 389억원에 달하는 방위비분담금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보장하고자 1991년부터 우리 정부가 부담하는 주둔 경비의 일부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5조 1항은 "미국은 한국에 부담을 과하지 않고 미군의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한다"고 돼 있는데, SMA는 이같은 내용의 예외적 조치로써 우리나라가 부담하는 비용을 규정하는 협정이다.

    이 돈은 다시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그리고 군수지원비의 3가지 항목으로 나눠져 있다. 주한미군에서 업무 지원을 위해 고용된 노동자들의 임금을 지급하는 비용이 바로 인건비다.

    SMA는 보통 한 번 체결될 때 1년이 아닌 여러 해로 기한을 둔다. 하지만 10차 협정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로 대폭 늘린 요구액을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9차 SMA보다 8.2% 인상된 1조 389억원이라는 금액과 함께 1년으로 기한을 잡았다.

    주한미군사령부는 11차 협정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던 지난해 10월 1일,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조 측에 공문을 보내 "주한미군 노동자의 임금 지급에 필요한 자원(돈)은 SMA를 통해 제공된다"며 "10차 SMA는 2019년 12월 31일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새로운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오는 2020년 4월 1일부로 강제 무급 휴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이런 통보는 처음이 아니다. 10차 SMA 협상이 진행되던 때도 주한미군은 무급휴직 예고 공문을 보냈지만 현실화되진 않았다. SMA 협상은 액수를 '밀고 당기는' 성격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한미 양측의 정치적인 상황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미군이 지난 3월 25일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에게 보낸 무급휴직 최종 결정 통지서(사진=주한미군노조 제공)
    하지만 지난달 25일 주한미군은 약 9천명의 한국인 노동자들 중 무급휴직 대상이 된 4천여명의 노동자들에게 공문을 보내 무급휴직이 실제로 시행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우리 측은 이를 막기 위해 7차 회의를 전후해 인건비 지급 문제만이라도 해결하기 위한 교환각서 체결을 미국 측에 제안했다. 국방부에 이미 편성돼 있는 지난해(10차 SMA) 수준의 방위비분담금 관련 예산에서 인건비를 먼저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는 단칼에 거절당했다. 회의를 끝내고 LA에서 돌아온 정은보 방위비분담 협상대사는 "인건비 우선 타결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미국 측이) 본 협상이 지연될 소지가 있다는 명분으로 공식적으로 반대했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 측이 그럴 의사만 있으면 노동자들의 임금을 지급하는 것 자체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무급휴직을 하지 않을 방법도 있었지만, 협상에서의 주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연합방위태세를 볼모로 잡은 셈이다.

    3월 31일이 그렇게 지나가면서 주한미군 노동자들의 무급휴직은 현실화되는 듯했다.

    ◇ 무급휴직 하루 전날 정부 "막바지 조율 단계"… 알고 보니 한미정상 통화서 급물살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은 3월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에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의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의료 장비를 지원해 줄 수 있는지 물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여유분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한미간 체결된 통화스와프가 국제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상간 통화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관련된 내용까지 오고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그간의 요구에서 상당 부분 물러난 것이다.

    협상 사정을 잘 아는 외교 소식통은 "한미 정상의 통화 이후로 미국 측의 움직임이 있었고, 협상이 물살을 탔다"며 "최근의 여러 상황들로 인해 미국 측도 동맹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많은 진전이 있어 왔다"고 말했다.

    즉,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측이 진단키트 긴급 수입 등 오히려 한국의 도움이 필요해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의 터무니없던 요구를 꺾은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한미 협상팀은 7차 회의 이후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협의를 진행해 왔고, 직접 만나는 회의 일정이 추가적으로 필요하지는 않은 상황이다"며 "협상 막바지 단계의 조율이 끝나면 바로 다음 단계(가서명과 국회 비준)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무급휴직 바로 전날인 31일 저녁, 정은보 대사는 동영상 브리핑에서 "3월 중순 미국에서 개최된 7차 회의 이후에도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서 협상 타결을 위한 막바지 조율 단계에 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한미 양국은 마지막 단계에 와 있는 협상이 상호 호혜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최종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사는 한 달 전인 2월 28일 브리핑에서는 "미국 측이 제시하고 있는 수정안이 의미 있는 수준의 제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언급했었다. 미 측은 당시만 해도 '액수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31일 나온 그의 발언은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방위비분담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각별히 챙기는 관심사다. 때문에 미국 측의 요구가 철회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정상 사이 통화에서 이 부분이 해결되자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이다.

    다만,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 측이 주한미군 노동자들이 예고했던 '출근 투쟁' 방침까지 봉쇄하며 무급휴직을 끝내 강행한 것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주한미군노조는 31일 저녁 보도자료를 내고 "돈의 힘에 한미동맹은 무너졌다"며 미국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노동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 주고 (SOFA 등의) 제도를 개선해 주리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는 협상이 타결됨으로써 무급휴직은 사실상 시작하자마자 끝나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행 직전 마지막 날까지 일말의 희망을 기다리던 노동자들에게는 상처를 남기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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