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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향한 욕구는 피를 향한 굶주림보다 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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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페셜 노컷 리뷰

    권력을 향한 욕구는 피를 향한 굶주림보다 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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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즌 2(연출 김성훈·박인제, 극본 김은희)

    (사진=넷플릭스 제공)
    ※ 스포일러 주의

    허기를 이기지 못해 죽은 소년의 시체를 삶아 먹고 '생사역'이란 괴물이 된 백성들. 생사역이 되어 살아 있는 인간의 피와 살을 탐하는 그들의 모습은 오히려 '생존'을 위한 본능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보이기까지 하다. 권력에 대한 굶주림에 눈이 멀어 산 사람을 생지옥으로 몰아넣는 이들이 오히려 더 끔찍하고 두렵다.

    지난 13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즌 2는 시즌 1보다 한층 더 빠른 전개와 풍부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시즌 1이 'K-좀비'라 불리는 생사역과 등장인물들을 소개했다면, 시즌 2는 등장인물의 성장과 더욱 강력해진 권력 암투, 생사역과의 전쟁 등이 주된 이야기다.

    김은희 작가가 말했듯이 '킹덤' 시즌 2를 이끌어가는 주요 키워드는 '피'다. 피라는 건 폭력과 잔인함을 상징하기도 하고 핏줄, 혈통을 말하기도 한다. 붉은색은 피의 상징이지만 또한 동양에서 고귀함의 상징이기도 하다. 왕의 곤룡포가 '붉은색'이듯이 말이다.

    왕가의 혈통, 혜원 조씨의 핏줄, 그리고 붉게 물든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이창(주지훈)과 조씨 일가는 물론 조씨 혈육 간의 다툼까지, 그리고 '킹덤'의 대표적인 상징인 생사역과의 싸움에서 난무하는 피바람까지 모두 '피'에 얽혀 있다. 피를 통해 읽어낼 수 있는 시즌 2의 가장 무서우면서도 희망적인 이야기는 '사람'에 관한 것이다. '킹덤'은 사람을 단순히 선과 악 이분법이 아니라 복합적인 갈등과 다양한 연결고리를 가진 이야기로 그려낸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성장'에도 주목해야 한다. 갑작스레 맞닥뜨린 생사역과 살아남아야 한다는 상황에 밀려 움직인 이창은 시즌 2에서는 군주로서 더욱 단단해지고 성장했다.

    극 중 이창은 중전을 향해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삼고, 왕은 그 백성을 하늘로 삼는다"고 말한다.

    이창은 생사역에 둘러싸여 고립된 상주의 백성을 향해 죽음을 무릅쓰고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나선다. 그간 곤룡포라는 껍데기만 뒤집어쓴 채 생사역이 돼 혜원 조씨 세력에 이용당한 왕, 백성의 안위보다 자신을 위해 권력의 정점에 서고자 했던 조학주(류승룡)와 달리 이창은 역병을 막아내기 위해 온몸을 던진다.

    그런 과정을 거쳐 이창의 상복이 피로 물들어 마치 곤룡포를 연상케 하는 순간은 이창이라는 인물이 비로소 백성들을 위한 진정한 왕이 됐음을 알린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실 백성들이 생사역으로 변하게 된 시작도 '굶주림'이다. 나라에 버려진 백성들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생사역에 물린 시신을 먹고 생사역이 된다. 생사역이 된 대다수 백성은 사람의 모습을 했지만 사람이 아닌, 살지도 죽지도 못한 상태가 된다. 그래서 '킹덤'의 좀비들을 보면 두려움 뒤로 슬픔의 결을 지닌 감정이 찾아온다.

    생사역의 모습은 지금도 여러 이유로 고통받는 현실의 백성과 닮았다.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전국을 피로 물들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 조학주, 핏줄에 반기를 들며 권력을 차지하고자 사람들을 생사역의 제물로 바치는 중전(김혜준) 등 권력을 탐하며 백성의 안위를 뒷전으로 내팽개친 탐관오리들의 모습은 현실에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킹덤'은 그렇게 현실을 닮았다.

    또 하나 흥미로운 지점은 그렇게 왕가의 혈통을 탐냈지만, 왕좌에 오른 것은 이창도, 혜원 조씨도 아닌 왕가와 전혀 상관없는 핏줄이라는 점이다. 이창과 혜원 조씨 간의 대립은 물론 이를 통해 '킹덤'은 혈통이란 무엇인지, 진정한 왕의 자질이 무엇인지를 조용히 질문한다.

    각 캐릭터가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보는 것도 시즌 2의 관전 포인트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사실상 이름뿐인 세자 이창이 조선의 민낯을 목격한 후 어떻게 백성들의 왕으로 거듭나는지, 혜원 조씨라는 핏줄만이 전부였던 조범팔(전석호)이 어떻게 핏줄의 그늘에서 벗어나 한 명의 존재로 거듭나는지 등 다양한 인물의 성장담 또한 시즌 2의 큰 줄기 중 하나다.

    시즌 2 마지막 장면에서 전지현의 등장은 물론, 이와 함께 흘러나오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배경음악은 시즌 3가 이전 시즌과는 다른 분위기일 것은 물론 새로운 세계관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암시한다. 마치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레드 제플린의 '이미그런트 송'(Immigrant Song)이 토르의 각성과 함께 영화가 본격적인 스페이스 오페라로 확장되는 것을 보여준 것처럼 말이다.

    3월 13일 넷플릭스 공개, 총 6부작, 19세 이상 시청가.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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