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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비례대표를 방공호 삼은 일부 의원들의 파렴치



칼럼

    [칼럼]비례대표를 방공호 삼은 일부 의원들의 파렴치

    [김규완 칼럼]

    현역 의원들의 비례대표 통한 재선 출마 러시
    현역 의원, 비례대표로 재선 사례 거의 없어
    소수자나 전문직 배려 위한 비례대표 취지 왜곡
    당 지도부로서 셀프공천까지…
    지역구 출마를 통해 당당히 평가받아야

    (그래픽=연합뉴스)

     

    비례대표 의석은 지역구 대표로 나서기 어려운 사회적 소수자나 전문직 출신들을 국회에 진출시키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따라서, 대부분 비례대표 의원직은 연임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새로운 인물들을 수혈함으로써 국회에 다양성을 주기 위한 창구이기 때문이다.

    이번 21대 총선에 적용되는 선거법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가 철저히 왜곡되면서 최악의 선거법이 됐지만 공천내용 역시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례대표가 일부 염치없는 현역 의원들의 재선으로 가는 무임승차장으로 악용되고 있다.

    지역구 당선 가능성이 낮은 현역 의원들이 비례대표로 갈아타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에서 탈당한 정운천 의원은 미래한국당에서 당선 가능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았다.

    정운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가 25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북 발전을 위한 쌍발통 정치를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운천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전주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바람을 일으켰지만 이번에는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고 비례대표로 방향을 틀었다.

    민생당에는 박주현 장정숙 최도자 의원이 비례대표를 다시 한번 받으려 하고 있고 국민의 당에서는 이태규 권은희 의원이 이미 당선 안정권인 2,3번을 받았다.

    여권에서는 민주당 비례대표 출신인 김진애 전 의원이 위성정당인 열린시민당 1번 공천을 받아냈다.

    정당투표제가 도입된 2004년 총선 이후 비례대표 의원직을 연임한 것은 새누리당에서 친박연대로 옮긴 송영선 의원이 유일하다.

    그만큼, 현역 의원의 비례대표 출마는 정치도의상 염치없는 짓이기 때문에 허용하지 않는게 관례였다.

    더 큰 문제는 비례대표로 재선을 노리는 현역 의원들의 경우 당 지도부로서 셀프공천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한국당 최고위원인 정운천 의원은 당초 비례대표 18번이었지만 한선교 공천파동을 거치면서 자신의 순번을 16번으로 당선권에 더 가깝게 붙였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이태규, 권은희 의원은 국민의 당 안철수 대표의 핵심 측근이다.

    민생당 박주현, 장정숙 의원은 당 대표였거나 원내대표직을 맡고 있다.

    누가 봐도 당 지도부로서 기득권을 이용해 공천을 확보했다는 의심을 갖기 충분하다.

    현역 비례대표 의원이 굳이 재선을 하려면 지역구에 나서는게 관행이고 정치적 명분도 있다.

    지역구 출신인 정운천 의원과 권은희 의원도 재선을 하려면 지역구에 재도전하는 것이 당당하다.

    지역구에서 승산이 없어보이자 기득권을 이용해 비례대표라는 방공호로 숨는 것은 비겁하고 파렴치한 처사이다.

    유권자의 비례대표 투표는 인물보다는 정당을 보고 지지해주는 것이다.

    그런 비례대표의 취지를 왜곡해놓고 당선권에 스스로를 공천하는 것은 민심을 호도하는 것이고 국회의원직을 사유화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21대 국회에서 현행 선거법을 개정할 경우, 비례대표 출마 규정의 이런 허점들 역시 보완책이 마련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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