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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는 어떻게 이번 공천에서 부활했나



국회/정당

    친이계는 어떻게 이번 공천에서 부활했나

    친이계 공천 부활, 경쟁세력 친박계 몰락과 대조
    김형오, 박형준 영향력 작용 분석
    외연 확장, 황교안 대표와 이해관계?
    향후 당내 세력 경쟁, 친이계 주도권 잡나

    미래통합당 박형준(왼쪽) 공동선대위원장과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사진=노컷뉴스·연합뉴스)

     

    숨 죽이고 있던 친(親) 이명박계가 이번 4·15 총선 공천에서 생환했다.

    친이계 인사들의 부활은 그간 엎치락뒤치락 했던 친박근혜계의 퇴장과는 대조된다. 친이계인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과 통합 국면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았던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이계의 등장은 '친박 프레임'을 넘어 세력 확장을 꾀한 황교안 대표의 이해관계와도 맞았던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황 대표는 친박 등 측근을 살리지 못하면서 날개를 잃은 형국이 됐다. 향후 당권 경쟁에서 친이계가 주도권을 쥐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 친이계 공천에서 대거 귀환…배경은

    25일 미래통합당 공천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이번 공천은 친박계의 퇴장과 친이계의 부활로 요약된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친이계는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정태근 전 의원(서울 성북을), 박진 전 의원(서울 강남을),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강원 원주갑), 김은혜 전 청와대 부대변인(경기 성남 분당갑), 이달곤 전 장관(경남 창원·진해) 등 대거 공천장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이명박 정부에서 관료를 지냈거나 한나라당(통합당 전신) 집권당시 대표적 친이계 인사로 불렸다.

    반면 그간 세력 경쟁을 벌였던 친박계는 핵심인 김재원, 윤상현 의원 등이 탈락하고 세력 근거지인 대구경북(TK)에서 마저 힘을 쓰지 못하며 사실상 몰락했다.

    친이계 부활은 친이계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과 통합 과정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았던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이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위원장의 경우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는 등 핵심 참모를 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통합 국면에서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전 의원 등 옛 친이계 인사들이 주도권을 쥐려고 했고, 김형오 위원장을 공관위원장에 임명할 때부터 예상됐던 수순"이라고 말했다. 예비후보로 뛰었던 한 인사는 "지역연고가 없는 인사와 경선을 붙었는데, 박형준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로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선대위원장 불발 배경에는 '공천권'이 자리하기도 했다. 김형오 전 위원장이 직을 던진 배경으로는 '김종인 개입' 차단이 자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결과적으로 친이계를 지킨 결과로 작용했다.

    이밖에 강도 높은 '칼바람' 공천 속에 친이계가 이렇게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사실상 황교안 대표의 '용인'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황 대표와 친이계의 이해관계가 맞았다는 주장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황 대표는 친박 프레임을 벗어나 외연, 세력 확장을 하고 싶어했고 친이계는 당 세력을 구축하고 싶어했다"며 "박형준 위원장이 지난해 말경부터 황 대표의 핵심 조언자로 자리했고 그때부터 친박계 목소리는 잘 먹히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박형준 위원장을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공천을 주려다가 실패했고 결국 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황 대표와 박 위원장의 긴밀한 관계를 짐작할 수 잇는 대목이다. 황 대표 외부 참모로 교계 친이계 원로가 있었다는 전언도 나온다.

    결국 황 대표를 옹립했던 친박계는 공천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친이계는 틈새를 노려 귀환에 성공한 셈이다.

    ◇ 향후 당내 세력 경쟁…친이계 구심점 한계


    향후 주목되는 것은 총선 이후 당내 세력 경쟁이다. 미래통합당은 통합 과정에서 총선 이후 3개월 내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당헌당규에 따라 대선 1년6개월 전 기준으로 당대표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이에 대권을 노리는 황 대표는 전당대회에 나서긴 어렵다.

    당권이 '무주공산'이 되는 상황에서 친이계가 본선에서 대거 살아 온다면 세력 주도권 잡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물론 황 대표가 종로에서 승리하거나 총선을 대승으로 이끌 경우 안정된 리더십을 발판으로 친이계를 수하에 둘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종로 판세는 상당히 어두운 상태고, 지역구 공천에서 친황교안계는 맥을 추지 못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황 대표가 친박계 등 측근을 잃는 결과를 맞으며, 친이계에게 사실상 이용 당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자리한다.

    다만 친이계가 살아 돌아오더라도, 마땅한 '구심점'이 없다는 점은 한계다. 친이계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친이계가 생환하더라도 마땅한 주군이 없는 상태에서 예전만한 힘을 쓰지는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춘추전국시대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친이계가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손짓한 배경은 이같은 세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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